패션 화보

리한나와 루피타 뇽, 팬들이 만든 트위터 영화?

2020.07.07

by 홍국화

    리한나와 루피타 뇽, 팬들이 만든 트위터 영화?

    오늘은 단 하나의 트윗(Tweet)에서 시작된 굉장한 나비효과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상도 못했던 SNS의 힘, 말이 씨가 되는 건 순식간이군요?

    1

    리한나와 루피타 뇽 주연의 새 영화 포스터냐고요? 아직 놀라기엔 이릅니다. 모든 건 바로 이 아래 사진으로부터 시작됐거든요.

    PARIS, FRANCE - MARCH 05:  (L-R) Actress Lea Seydoux, Margot Robbie, singer Rihanna, actresses Lupita Nyong'o and Elizabeth Olsen attend the Miu Miu show as part of the Paris Fashion Week Womenswear Fall/Winter 2014-2015 on March 5, 2014 in Paris, France.  (Photo by Pascal Le Segretain/Getty Images)

    2014년 3월 5일. 미우미우의 2014 F/W 컬렉션을 보기 위해 프런트 로에 앉은 리한나와 루피타 뇽의 모습입니다. 레아 세이두, 마고 로비도 앉아 있군요? 무려 3년 전 사진을 왜 다시 꺼냈냐고요?

    트위터에서 한 팬이 3년 전의 이 사진을 꺼내 들고 던진 트윗 때문입니다.

    “왠지 리한나는 부유한 백인 남성들을 유혹해 사기를 치고, 루피타 뇽은 그녀의 절친으로, 뒤에서 모든 계획을 설계하는 천재 프로그래머 같아 보이지 않아?”

    PARIS, FRANCE - MARCH 05:  Actress Margot Robbie, Rihanna and actress Lupita Nyong'o attend the Miu Miu show as part of the Paris Fashion Week Womenswear Fall/Winter 2014-2015 on March 5, 2014 in Paris, France.  (Photo by Pascal Le Segretain/Getty Images)

    어때요? 좀 그럴싸해 보이지 않나요? 자신의 모든 신분을 완벽하게 속인 미녀 사기꾼과 천재 프로그래머 듀오의 스토리라니!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삽시간에 이 트윗은 9만 6천번이 넘도록 ‘리트윗’ 됐고, 20만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팬들은 두 여주의 대사도 만들고 팬 아트까지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뿐인가요? 이 ‘가상 영화’에 두 명의 흑인 여성 배우가 주연으로 지목됐으니 작가와 감독도 흑인 여성이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팬들은 작가에 이사 레이 (Issa Rae)를, 감독엔 에바 두버네이(Ava DuVernay)를 지목했죠. 

    BEVERLY HILLS, CA - APRIL 12:  Actress Lupita Nyong'o speaks onstage during the 25th Annual GLAAD Media Awards at The Beverly Hilton Hotel on April 12, 2014 in Beverly Hills, California.  (Photo by Gabriel Olsen/Getty Images)

    물론 당사자들이 모를 리 없습니다. 배우 루피나 뇽은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리한나가 하면 나도 이 영화에 참여하겠다.’는 트윗을 올립니다.

    LOS ANGELES, CA - FEBRUARY 12: Singer Rihanna during The 59th GRAMMY Awards at STAPLES Center on February 12, 2017 in Los Angeles, California.  (Photo by Christopher Polk/Getty Images for NARAS)

    그렇다면 리한나는? ‘나도 루피타랑 할래!’ 라고 루피타 뇽에게 답장을 보냅니다(Pit’z는 루피타 뇽의 닉네임이죠).

    BEVERLY HILLS, CA - FEBRUARY 17:  Honoree Issa Rae accepts the Rising Star Award onstage during BET Presents the American Black Film Festival Honors on February 17, 2017 in Beverly Hills, California.  (Photo by Kevin Winter/Getty Images)

    그렇다면 작가로 지목된 이사 레이는? 마찬가지로 대 환영! 리한나의 합류 소식에 (가상 캐스팅임에도) 노트북 타이핑 중인 고양이 짤을 올리며 두 팔 벌려 환영하더군요. 그녀는 HBO 방송국의 코미디 시리즈 ‘인시큐어(Insecure)’를 제작하고 주연으로 출연 중인 유능한 작가입니다.

    PARIS, FRANCE - MARCH 03: (EDITORS NOTE: Image converted to black and white) Rihanna leaves the Stella McCartney show as part of the Paris Fashion Week Womenswear Fall/Winter 2014-2015 at the Opera on March 3, 2014 in Paris, France.  (Photo by Vittorio Zunino Celotto/Getty Images)

    음모와 배신의 아이콘, 리한나를 그려낼 작가 이사 레이의 (가상) 합류 소식에 행복해 하는 리한나!

    WATER MILL, NY - JULY 18:  Ava DuVernay speaks on stage at Russell Simmons' Rush Philanthropic Arts Foundation Celebrates 20th Anniversary At Annual Art For Life Benefit at Fairview Farms on July 18, 2015 in Water Mill, New York.  (Photo by Andrew Toth/Getty Images for Rush Philanthropic Arts Foundation)

    자, 이번엔 감독입니다. 팬들이 지목한 에바 두버네이(Ava DuVernay)는? 이 여왕들과 촬영할 준비 완료! 라는 재치있는 트윗 답장을 보냅니다.  그녀는 2012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감독이랍니다.

    팬들의 가상 캐스팅으로 만들어진 드림팀이 모두 ‘러브콜’을 보내는 와중 두 여주의 팬 아트도 쏟아졌습니다.

    루피타 뇽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4장의 팬 아트를 올렸죠.

    ”#FanArtFriday’ 는 아니지만, 트위터에서 영감을 얻은 (아직은 제작되지 않은!)영화 팬 아트를 올린다. 제목은 ‘CASHING IN‘, 나와 리한나 출연. 감독은 에바 두버네이, 작가는 이사 레이.’

    이대로 영화만 제작된다면 ‘#TwitterInspired movie’란 최초의 타이틀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이때, 이 캐스팅에 투자하겠다는 영화 제작사까지 나타났습니다! 영화사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의 흑인 영화를 제작하는 계열사, 코드블랙(CodeBlack Films)에서 러브콜을 보낸 것.

    (이 이야기의 발단이 그러하듯) 비밀리에 미팅을 갖는 대신 트위터로 배우와 작가, 감독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이 대화를 실현해보자고요! 코드블랙/ 라이온스 게이트는 준비됐어요!”

    3년 전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팬의 상상, 140자 남짓의 트위터에 올린 작은 에피소드가 만든 나비효과. 전 세계 팬들은 물론 배우, 작가와 감독, 영화사까지 흥분하게 만들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조만간 ‘크랭크 인’ 소식이 들려올 것 같은 예감입니다.

      에디터
      홍국화
      사진
      Getty Images/Imazins, Courtesy Photos, Tumblr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