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 Heat

생각은 과거도 가고 미래도 간다. 하지만 몸만은 언제나 현재에 있다. 지난 과오에 대한 핑계, 헛된 각오나 허풍이 통하지 않는 현실의 당신과 당신의 몸. 좀더 나은 ‘현재’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보디 인포 9.

1일 5식

재킷은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부츠는 버버리(Burberry).

재킷은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부츠는 버버리(Burberry).

“음식은 포기 못해. 난 그냥 운동할래!” 유감스럽게도 운동만으로 살을 빼겠다는 건 환상이다. 설상가상, 두루뭉술한 지금의 몸이 단지 크고 단단해지는 결과로 끝날 수도 있으니 슬림한 보디라인을 원한다면 노력의 7할을 식단 조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디톡스를 빙자한 절식? 그건 기아 체험이자 요요의 시작이다. 전문가들은 신진대사를 끌어 올리고,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2~3시간 간격으로 조금씩 자주 먹는 방법을 권한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이 방법대로 식사를 하면 더 많은 양의 지방을 태울 수 있다. 남호진 한의원 남호진 원장 또한 1일 5식 다이어트의 대표 주창자. “대부분의 고도비만 환자들이 하루 한 끼 또는 두 끼밖에 먹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공복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폭식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언제 또 음식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속성이 생겨버려요.”

 

근육의 색

하이힐은 생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하이힐은 생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들어가야 할 곳은 확실히 넣어주고, 나올 곳의 볼륨은 펌핑하려면 근육의 색을 따져가며 운동하길. “우리 몸에 있는 근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적근과 백근이죠. 적근은 유산소 대사로 지방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근육 섬유가 다수 분포해 있어, 운동을 열심히 해도 사이즈가 잘 커지지 않아요. 반면 백근은 모세혈관이 적기 때문에 무산소 대사를 거쳐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조금만 운동해도 쉽게 벌크 업 되는 속성이 있어요.” 만약 이런 성질을 모르고 마구잡이로 덤벼들면 의도하지 않았던 보디라인이 탄생할 수도 있다. 남호진 원장은 그 대표적인 예로 사이드 벤드 운동을 든다. “복부 외측에 위치한 외복사근은 백근이에요. 잘록한 허리 라인을 만들기 위해 사이드 벤드 운동을 해서 이것을 자극하면 오히려 두툼한 근육 라인을 갖게 되죠. 통나무 허리 말이에요.”

 

유산소와 무산소

원피스는 지방시(Givenchy).

원피스는 지방시(Givenchy).

체중을 줄이려면 유산소 운동을 하고, 근육을 만들려면 무산소 운동을 하라? 칼로리를 더 많이 소모하는 운동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두 운동을 병행할 때 살이 가장 잘 빠진다는 건 팩트다.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을 함께 한 그룹이 유산소 운동만 한 그룹보다 몸무게를 3.25kg 더 감량했다는 실험도 있다. 사실 산소의 유무보다 중요한 건 비슷한 패턴을 반복하며 운동하지 않는 것. 적어도 1개월 간격으로 동작의 순서를 바꾸거나 운동의 종류를 바꿔 몸이 스스로의 움직임에 익숙해지지 못하게 긴장감을 유지하자.

 

다리의 무게

스커트는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at Tom Greyhound), 하이힐은 생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스커트는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at Tom Greyhound), 하이힐은 생로랑 바이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각선미를 매끈하게 하고 싶다면 무게중심부터 잡아라. 짝다리를 짚는 습관은 종아리가 두꺼워지는 지름길. “양쪽 발이 체중을 50 대 50으로 균일하게 지지하지 못하면 부하의 불균형이 생기고 무거운 쪽 종아리는 체중을 버티기 위해 점점 굵어집니다.” 남호진 원장의 경고다. 허벅지는 좀더 든든해도 된다. 어차피 마흔이 넘으면 매년 225g씩 근육을 잃게 될 테니까. 일찌감치 내외 앞뒤 근육이 고루 발달한 허벅지를 만들어둘 수만 있다면 관능과 안티에이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

 

코어 잡는 요가

톱과 팬츠는 디올(Dior).

톱과 팬츠는 디올(Dior).

코어를 복근과 혼동하지 말길. 코어는 복부, 골반 기저부, 척추 주변의 근육을 총칭하는 말로 말 그대로 몸의 ‘중심’이다. 요가 마스터 원정혜 박사는 코어가 흔들리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한다.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라면 비틀기 동작이 도움이 되고, 순환에 문제가 있다면 거꾸로 서기나, 앞으로 구부리기 등이 좋죠.” 물론 내 몸의 중심이 왜 흔들리는지 스스로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운동 전문가들이 요가를 코어에 좋은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거의 모든 동작이 코어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 태양 자세, 비틀기, 서서 하는 나무 자세, 보트 자세, 요가 스쿼트 자세 등을 반복하며 코어에 만전을 기하자.

 

스트레칭도 운동이다

톱은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톱은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스트레칭은 준비 혹은 마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건 오해다. 시드니 대학 허버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운동 전 스트레칭은 운동 중 부상과 근육통 예방에 별 효과가 없다. 잘못된 스트레칭이나 지나친 근육 이완은 오히려 부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뿐이다. 그렇다면 왜 늘이고 버티며 혼자만의 사투를 계속해야 하냐고? 스트레칭은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자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흐트러진 몸을 바로 하는 데 큰 도움을 주니까. 운동 처방사 송영규는 스트레칭을 독립시키라고 조언한다. 다른 운동 앞뒤에 붙는 ‘보조’로 취급하지 말고, 매일 꾸준히 단독으로 지속해 몸의 밸런스를 잡으라고 말이다.

 

엉덩이의 각

팬츠는 윈도우00(Window00), 슈즈는 토즈(Tod’s).

팬츠는 윈도우00(Window00), 슈즈는 토즈(Tod’s).

볼륨 가득한 공격형 엉덩이를 갖고 싶다면 골반의 각부터 점검하길. 골반의 정렬은 골반에 붙어 있는 근육의 강약 밸런스에 따라 앞으로 기울어지기도 하고 뒤로 넘어가기도 하는데, 만약 당신이 전자의 경우라면 아무리 힙 운동을 해도 사이즈를 키울 수 없을 것이다. 운동을 할수록 허벅지 앞쪽만 자극하게 될테니까. “언뜻 보면 엉덩이 밑 라인이 올라가 힙 업 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볼륨 업에 매우 불리한 몸인 셈”이라는 것이 남호진 원장의 설명이다.

 

제대로 걷고, 앉고, 서기

재킷은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부츠는 버버리(Burberry).

재킷은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 부츠는 버버리(Burberry).

아무리 열심히 근육 교정 마사지를 받고 뼈의 정렬을 맞추는 교정을 받아도 어느샌가 다시 뒤틀려버리는 몸 때문에 고민이라면 자세 & 움직임 전문 교육, 알렉산더 테크닉을 추천한다. AT 포스쳐 앤 무브먼트 연구소 김경희 교사는 이를 ‘몸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도구’라고 설명한다. “인간은 나이가 들어가며 자신만의 고정된 자세나 ‘이렇게 보이고 싶다’는 셀프 이미지를 갖게 되죠. 이런 과정에서 원래 몸에 이로운, 올바른 움직임이 무엇이었는지를 까맣게 잊어버려요.” 그냥 자세 교정 아니냐고? “자율신경을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르죠.” 김수연 교사는 인위적으로 신체 부위 일부를 교정하는 여타 방식과 달리 신경조직을 통해 스스로가 몸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곤 하는 일상 동작에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경험을 주지시켜 나쁜 습관을 버리도록 도와준다는 원리.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극작가 버나드 쇼부터 노벨 의학상 수상자 찰스 셰링턴, 휴 잭맨, 마돈나 등이 궁극의 보디 트레이닝으로 꼽았던 교육이니 믿고 도전해보시길.

 

라인 잡는 숨쉬기

브라 톱은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브라 톱은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요즘은 살을 뺄 때, 스트레스를 줄일 때, 근육을 만들 때까지도 ‘호흡’이 화두다. 진짜 숨을 쉬는 것만으로 지방이 사라질까? 원정혜 박사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칼로리 버닝을 위한 그녀의 추천은 풀무 호흡. 1초 마시고 1초 내쉬는 격렬한 호흡으로 직접적으로 지방을 연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 번에 100번 호흡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체내의 노폐물을 태우는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아유르베다에서는 ‘불의 호흡’이라 불릴 정도죠.” 평소에는 숨을 가다듬어라. 호흡이 거칠고 자연스럽지 못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어려워 노폐물이 쌓이고 순환이 둔화되기 때문.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식이 조절이나 운동 등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 또 자연스럽게 배를 부풀렸다 꺼트리는 복식호흡을 습관화하면 운동으로는 단련하기 힘든 속근육을 자극해 중심을 세우는데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