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Star

‘Like a Star’로 별처럼 다가온 코린 베일리 래. 그녀의 오랜 팬이자 뮤지션인 선우정아가 질문을 던지고, 코린이 답했다. 둘만의 우주에 있는 듯한 시간들.

스트라이프 수트는 질 샌더(Jil Sander). 티셔츠는 이콤마이(EcommaE), 슈즈는 버버리(Burberry).

스트라이프 수트는 질 샌더(Jil Sander). 티셔츠는 이콤마이(EcommaE), 슈즈는 버버리(Burberry).

JUNGA 라디오 디제이로서 코린 베일리 래 특집을 진행한 적 있어요. 코린의 음악 연대기를 정리했죠. 그만큼 팬이고 궁금한 게 많아요. 맨 처음 쓴 곡은 어떤 곡인가요?
CORINNE 여덟 살인가 아홉 살 때 처음 작곡을 했어요. 좋아하는 남자애에 대해 썼죠. 좀 유치한 80년대 노래 같아서 지금 부르진 않을래요.(웃음)

JUNGA 곡을 만들 때 영감이 떠오르면 어떻게 기록해요? 녹음이나 메모를 하나요?
CORINNE 휴대폰에 녹음할 수 없는 경우에는 종이에 오선지를 그려요. 저만의 방식이 있죠. 리듬은 메모로 기록하기 어려워서 선으로 그리는데, 워낙 난해해서 저만 알아봐요. 녹음을 하더라도 데모는 많이 만들지 않아요. 첫 멜로디에 마법 같은 뭔가가 담기는데, 여러 번 녹음하면 그보다 못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Night’란 곡도 처음 녹음한 그대로 앨범에 실렸어요.

JUNGA 태어나서 처음으로 충격을 받은 노래는 어떤 곡인가요?
CORINNE ‘Me and Mrs. Jones’라는 노래가 있어요.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처음 들었죠. 당시는 조용하고 수줍음 많은 아이였는데, 노래를 듣는 순간 뭔가 확 풀렸어요. 음악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진 않지만 내 안의 뭔가를 끄집어낼 수 있음을 느꼈죠.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준다는 걸요.

스트라이프 재킷은 질 샌더(Jil Sander).

스트라이프 재킷은 질 샌더(Jil Sander).

JUNGA 조금 무거운 질문일 수 있지만, 뮤지션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나요?
CORINNE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따를 책임이 있죠. 요즘 많은 아티스트가 라디오에 나오려면 이런 음악을 해야 해, 요즘엔 이런 음악이 인기니까, 레코딩 회사가 이런 음악을 선호하니까, 라면서 그것에 맞추려 해요. 아니면 톱 프로듀서랑 같이 하려고 애쓰죠. 저도 그렇게 안 해본 건 아니에요. 다만 그때마다 ‘이건 내가 아닌데…’라고 느꼈죠. 나만의 목소리, 직관을 믿고 따르리라 다짐하죠. 내가 느낀 상실과 슬픔, 자아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은 나 고유의 것이잖아요. 그런 것에서 영감을 받아 진실한 노래를 만드는 게 뮤지션으로서의 책임이 아닐까 해요. 많은 시간 동안 이 세상에 내 자리가 있는지 고민했는데, 스스로를 바꿔서까지 어울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면의 뮤즈에게 귀를 기울이고 따라가는 게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쉽지 않죠. 근데 지금 우는 거예요?

JUNGA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눈물이 나네요. 요즘 저의 고민이기도 하고, 너무 솔직한 대답이 고마워서기도 해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요? 투어링 하고 음악 만들면서 시간을 보내겠죠?
CORINNE 여름까지는 투어를 할 것 같아요. 보통 투어링 할 때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빈 공간이 필요하죠. 잘 먹고, 잘 자고, 투어를 소화하고, 사이사이에 잡힌 인터뷰를 소화하는 데만 집중해요. 곡을 쓸 때는 정말 거기에만 집중하도록 마음을 정리하고요. 아, 최근에 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안 해본 일이라 꽤 흥미로웠어요.

스파게티 스트링 톱은 이콤마이(EcommaE).

스파게티 스트링 톱은 이콤마이(EcommaE).

JUNGA 뮤지션들은 투어링 할 때와 음악을 만들 때 다른 인격이 되는 것 같아요.
CORINNE 공감해요.

JUNGA 투어링 하려면 체력이 중요한데 어떤 운동을 해요?
CORINNE 필라테스를 좋아해요. 몇 년 전에 시작했는데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앞으로도 쭉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체와 정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선생님 말씀을 요즘 들어 많이 되새기고 있어요.

JUNGA 개인적인 질문일 수 있는데요. ‘Like a Star’를 만들 당시 개인 스튜디오도 없고, 지금보다 훨씬 작은 규모로 작업했을 것 같아요. 그때 보컬과 기타의 마이킹은 어땠는지, 녹음한 곳의 공간감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CORINNE 정말 작은 공간이었어요. 1층에서 레코딩 담당자인 스티브의 아내가 야생화를 그리고 있고, 지하에선 우리가 레코딩을 했죠. 스티브가 제 기타 코드를 짚어준 게 기억나요. 스스로 ‘나 되게 프로답지 않다’고 느꼈죠.(웃음) 지금은 제가 요구하는 대로 좋은 환경에서 녹음할 수 있죠. 울림이 바뀌면 안 되니까 나무로 된 공간에서 녹음한다든가 하는 것들요. 하지만 녹음 환경이 그리 중요하진 않은 것 같아요. 투어링 중에 호텔 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노래한 적도 있고, 에어비앤비 숙소에 임시로 녹음 부스를 만들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