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의 리빙숍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둘러보기 좋은 일본 소도시 중 한 곳, 가나자와. 골목 골목 걷다 보면 일본 장인의 크래프트 물건은 물론, 세계 각국의 미학적인 물건을 선별해서 파는 편집숍이 느닷없이 나타나 여행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니구라무(Niguramu)

한국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집 숍. 가게 주인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 전역의 크래프트 물건을 셀렉해서 파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소리 야나기의 버터플라이 빈티지 체어를 비롯한 수십 명의 디자이너가 만든 물건들이 말을 건다. 빗자루, 냄비받침, 안도 타다오가 디자인한 물컵, 선사시대 유물 같은 청동 접시 같은 물건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돼 있다. 우연히 지나가는 여행자가 이 가게의 정체를 짐작하고 불쑥 들어오기는 쉽지 않은, 비밀스러운 입구도 흥미롭다. 황동 간판이 아주 조그맣게 붙어 있다. 재미있게도 이 가게의 물건을 구입하는 ‘큰 손’은, 대부분 동네 사람들이라고.

 

글로이니(Gloini)

글로이니 (1)

가나자와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운하 옆에 위치한 운치 있는 가게. 낡은 스툴과 박제된 동물 오브제, 낡은 유리 수납장과 거울 같은 빈티지 소품들이 모여 프랑스 농가에 온 것 같은 멋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일본 지역 디자이너의 법랑 접시와 글라스웨어, 남아공 원주민들이 만든 나무 테이블웨어 등 여행자의 지갑을 가볍게 할 물건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지역 주민이 만든 잼과 절임류를 파는 코너도 있다. 빈티지 의류와 가죽 제품 등 제품군이 다양해 오래 머물게 된다.

 

홀(WHOLE)

홀

운하 바로 옆, 버거 가게와 안경 가게 사이에 있는 편집 숍이다. 매일 들러도, 오래 머물러도 전혀 귀찮게 하지 않는 젊은 남자 주인이 물건을 판다. 중앙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은 매번 작가를 달리해 전시회 겸 도자기 파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사이사이에 놓인 돌로 만든 코스터나 꽃을 꽂아둔 화병을 보면 테이블을 그대로 구입하고 싶다는 이상한 욕망이 생긴다. 유심히 살펴 보면 물건들 사이사이에 북유럽 빈티지 그릇과 화병이 교묘하게 정체를 숨기고 있다. 발견해서 카운터에 가져가면, 주인은 팔려서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가게는 작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물건이 보여서 신기했던 곳이다.

 

뉴트럴(Neutral)

식물과 꽃을 파는 가드닝 공간과 리빙 셀렉숍이 함께 있다. 늘어선 화분과 커다란 테이블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양초, 브러시, 캠핑 용품과 유리병 같은 소품들이 촘촘하게 진열돼 있다. 값비싼 작가의 도자기와 화병은 유리 수납장 안에서 고고한 자태를 빛낸다. 로컬 목수가 디자인한 가구와 테이블 스툴도 모두 구입 가능하다(그 전의 가게에서 본 소리 야나기의 버터플라이 체어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속으로 깜짝 놀랐다). 식물, 꽃, 화분에 대해서 질문하면 젊은 직원들이 화사하게 웃으며 어떻게든 영어로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싱그러운 곳이다.

 

팩토리 줌머(Factory Zoomer)

갤러리이자 쇼룸. 유리문과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화이트 톤의 깨끗한 공간이 아름다워 지나가는 누구라도 문을 열고 가벼운 마음으로 입장한다. 이곳은 매번 주제를 바꿔 작가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도자기 작가, 유리 공예 작가 등 테이블웨어나 티웨어, 화병 같은 라이프스타일 전시가 주를 이룬다. 마음에 드는 제품은 현장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고, 기존에 전시했던 작품이 궁금할 경우 전시 룩북을 요청하면 된다. 리스트를 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면 구입할 수 있도록 큐레이터가 도와준다.

 

토리(Tori)

수준 높은 북유럽 빈티지 가구와 조명, 테이블웨어를 모아 둔 카페 겸 편집숍이다. 디자이너의 테이블과 의자, 라운지체어를 홀에 아낌없이 꺼내놓아 빈티지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기 좋은 곳이다. 남아공에서 가져 온 체, 북유럽의 주전자, 독일의 화병 등 세계 각국에서 가져 온 물건들이 가구와 선반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