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컨설턴트가 본 ‘서울로 7017’

대통령이 취임하면 언론은 일정기간 대통령과의 허니문기간을 갖는다. 이왕 시작했으니 긍정적으로 보겠다는 거다. 갑론을박이 난무했던 공공 프로젝트 역시 베일을 벗는 순간 허니문 기간이 필요하다.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걱정 어린 조언으로 어루만져주는 것이다. 물론 방향성이 옳을 때 가능한 일이다. 4대강 사업엔 격려의 조언을 할 수 없어도 서울역 고가공원 ‘서울로 7017’에는 할 수 있는 이유다.

고가공원을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만큼 감동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소한 필자 주변의 반응은 그렇다. 전문분야 종사자들이라 눈높이가 높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고가공원이라는 단일 결과물에 크게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고가공원은 보행도시 만들기라는 밑그림에 필요한 하나의 장치에 불과하니까.

서울시는 보행도시 만들기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에서 2025년까지 노량진- 서울역 구간의 철도와 新서울역사를 모두 지하에 집어넣겠다고 발표했다. 한 마디로 서울역 일대를 보행중심 공간으로 적극 재편하겠다는 이야기다. 서울역 일대가 고가공원과 더불어 입체 보행중심 도시로 거듭날 모양이다.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입체 보행도시라는 밑그림을 보면 역설적이게도 고가공원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현재 고가공원은 철로로 단절된 서울역 일대를 통합하는 유일한 보행로다. 하지만 입체보행공간이 완성되면 고가공원은 지상공간과 보행자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다시 말해 향후 고가공원이 외면 받지 않으려면 입체보행공간이 완성되기 전에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개업빨(?)’로 고가공원의 인기가 좋다. 하지만 한강변 전망카페들의 인기가 1, 2년 반짝했던 것만 봐도 그 유효기간은 길지 않을 듯하다. 어쩌면 고가공원도 한 번 가보면 그만인 곳으로 전락할지 모른다. 다행히 장소의 매력은 하드웨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컨텐츠와 스토리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고가공원은 지금보다 더 큰 매력을 가질 수 있다. 이제 하드웨어를 갖추었을 뿐이니까. 지금부터라도 다 같이 평가를 유보하고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