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미스터리 BEST 5 – ①

<미스테리아> 편집장 김용언이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 받는 베스트 장르 소설을 엄선, 2회에 걸쳐 소개한다계절과는 상관 없는 명작이지만여름이라는 핑계로 찾아 읽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작품들.  

Crowded scenes on Brighton Beach as holidaymakers enjoy the hot summer weather, East Sussex. June 1960 M4327-006

 

1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

값진 보물 ‘몰타의 매’의 행방을 뒤쫓는 악당과 냉혹한 사립탐정과 무자비한 팜 파탈. 1930년에 등장한 이 씁쓸하고 비정하며 어두운 소설은 하드보일드 누아르의 불멸의 전범이 되었으며, 미국의 범죄소설계는 더 이상 과거의 말랑말랑하고 ‘순수한’ 수수께끼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2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

빅슬립

사립탐정 필립 말로가 대부호 스턴우드 장군으로부터 의뢰 받은 사건은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별 것 아닌 가족사처럼 보였다. 그러나 일단 수사를 시작하자 로스앤젤러스 전역으로 뻗어나간 부패와 타락의 범위는 말로를 압도한다. “당신이 죽어 깊은 잠에 들게 되었을 때……” 서정적이며 탐미적인 하드보일드의 전설.

 

3 조지핀 테이의 <시간의 딸>

시간의 딸

병원에 몇 주 동안 꼼짝 않고 누워 있게 된 그랜트 경감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집어든 책에서 리처드 3세의 초상화를 보고 상념에 빠진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처드 3세>를 통해 공고해진 이미지, 흉악한 곱추이자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어린 조카들을 런던탑에 감금시키고 끝내 살해한 천하의 악당이라는 그 이미지가, 과연 ‘진실’일까? 고전 미스터리의 전형인 ‘안락의자 탐정’ 설정을 역사 미스터리의 새로운 장으로 끌어들인 걸작이다.

 

4 로스 맥도널드의 <소름>

소름

사립탐정 루 아처는 젊은 신랑으로부터 사라진 신부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금방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양손에 피를 묻힌 채 죽고 싶다며 되뇔 뿐이다. 끔찍한 죄악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것은 항상 ‘부모의 죄’로 귀결된다. 제때 죗값을 치르지 않은 부모의 과거가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짓누르는 비극 앞에서, 그야말로 ‘소름끼치는’ 결말 앞에서 루 아처와 독자 모두 극심한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다.

 

5 마이 셰발&페르 발뢰의 <로재나>

로재나

기자 출신인 두 연인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번갈아 챕터를 쓰는 방식으로 완성한 ‘마르틴 베크’ 시리즈 1권,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경찰을 조명한 선구자격인 작품이자 사회 비판 의식이 강력한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이 된 작품. ‘복지국가’ 타이틀로 유명한 스웨덴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빈곤과 인종차별과 여성혐오가 어떻게 사람들의 정신을 타락시키고 범죄로 이어지는지를 관찰하는 정교한 연대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