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 Pictures

네덜란드 포토그래퍼 어윈 올라프(Erwin Olaf)가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전시에 참가하기 위해, 그리고 <보그 코리아> 창간 21주년 비밀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에 온다. 한 폭의 회화 같은 이미지를 창조하는 그와 함께 사진을 재료로 대화를 나눴다.

‘Portrait’, 2012 사진가 어윈 올라프.

‘Portrait’, 2012 사진가 어윈 올라프.

<보그> 작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보그>는 나에게 새로운 트렌드와 비주얼의 선두, 기폭제, 규칙을 만드는 존재다.

가장 기억에 남는 <보그> 촬영이 있다면?
2013년 10월 <보그 네덜란드>에 실린 이므레 스티케마를 모델으로 한 뷰티 화보다. 네덜란드 전통 의상에서 영감을 얻었고, 현대 패션과 과거 문화를 버무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결과물은 그야말로 대성공. 기대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과거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이 당신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나?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같은 이들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빛은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끝내준다. 사진가로서 그들이 빛을 사용하는 방법이 굉장히 흥미롭다.

고전 회화에서의 덧칠은 오늘날의 리터칭, 즉 다른 말로 포토샵을 의미한다. 회화와 같은 작업을 만드는 당신에게 포토샵이란?
나는 리터칭 옹호자이자 애호가다! 실제가 주는 단점의 한계를 줄여주니까. 아울러 완벽주의자이기에 리터칭 기술은 내 시야를 넓힌다. 한편 포토샵과 정반대의 고전적 사진 기술에도 매력을 느낀다. 루이나 샴페인(Ruinart Champagne)의 광고 사진과 최근의 누드 시리즈 ‘Skin Deep(2015)’이 그 예다.

당신은 패션 사진가인 동시에 성공한 상업 사진가다. 좋은 상업 사진은 어떤 요소를 지니고 있나?
물론 제품을 많이 파는 데 효과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광고 에이전시의 의도도 제대로 반영해야 하며, 때로 아티스트의 고유한 스타일을 2순위로 놓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패션 사진에 필요한 게 있다면?
어떤 사진이든 즉각적으로 자극을 줄 만큼 강렬하고 신선해야 한다. 모든 사진이 패션 사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패션 사진에만 한정되는 내용은 아니다.

당신은 예전에 현실(Reality)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 있다. 그런데 사진에서 현실감을 제외하면 뭐가 남는가?
나는 내 아이디어가 반영된 이미지를 창조하는 걸 즐긴다. 이 이미지 안에서는 현실을 위한 공간은 없다. 필요 없기에 제외하려고 하는 것이다. 현실은 때로 힘들고, 허술하며, 매력적이지 않다.

당신의 패션 사진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다는 점. 단순히 멋진 조명에서 옷을 찍는 게 아니다. 그리고 늘 펀치 라인(Punch Line)을 숨기고 있다는 것.

당신의 개인 작업은 때로 사회적 터부와 연관된다. 이와 관련해 요즘 관심을 두는 주제는?
사회적 참여에 관심이 많다. 모두를 위한 공정한 대우와 기회, 지금 당장 떠오르는 주제다. 그리고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만남. 아시아를 여행하며 느끼는 건데 때로 옛것이 존중받지 못하고 파괴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옛것과 새것이 충돌하는 이미지에 꽂힌다. 그 예로 지금 상하이의 모습을 담은 시리즈를 작업 중이다.

많은 사진가들이 촬영할 때 음악을 튼다. 당신의 스튜디오에선 어떤 음악이 들리나?
반전은 노래를 틀어놓지 않는다는 사실! 스튜디오는 정말 조용하다. 사진 작업 중 한계에 부딪힐 때 내가 욕하는 걸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웃음)

이전에도 전시를 위해 서울을 몇 번 방문한 적 있다. 이번에는 어떻게 보낼 건가?
우선 <보그 코리아>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것. 그러니 레스토랑을 좀 추천주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