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Choice

세계 4대 도시 백스테이지에서 포착한 2017 F/W 시즌의 네 가지 키워드 그리고 전문가의 솔깃한 하우투.

 

Soft Nude

“캐롤린 베셋 같아요. 아주 앳되어 보이면서도 세련되고 또 우아하죠.” 토즈 쇼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랜드가 전하는 첫 키워드는 아기 피부처럼 보송보송한 누드 스킨. 과도한 광이나 음영 없이 본연의 피부 질감과 윤기, 혈색을 살려 아기 얼굴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안토니 터너가 JW 앤더슨 백스테이지에서 선보인 룩도 누드 스킨. “굉장히 순진하면서도 순수한 느낌이에요.” 내 피부처럼 자연스러운 연출이 관건인 만큼 파운데이션 타입도 달라져야 한다. “아주 가벼운 워터 베이스 제품을 사용했어요. 커버가 필요한 곳에만 소량, 그리고 파우더로 마무리해 따스함을 더했죠.” 기 라로쉬 쇼 메이크업 아티스트 카부키의 조언이다. 파운데이션 사용에 있어 브러시나 퍼프는 필요 없다. 어딕션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수영은 누드 스킨 연출에 있어 최고의 도구는 손이라 말한다. “파운데이션은 얼굴의 윤곽에 따라 입체감이 필요한 얼굴의 중앙 부위는 두드리고, 페이스 라인 쪽은 슬라이딩하면서 발라주세요. 그러면 별다른 기교 없이도 충분히 입체감 있는 연출이 가능하죠. 추가적인 커버가 필요한 부분, 가령 다크서클이나 홍조가 고민이라면 파운데이션이 아닌 컨실러를 이용해 전체적으로 베이스가 두꺼워지지 않도록 신경 쓰세요. 누드 스킨 룩의 핵심입니다.”

 

Imperfection

이번 시즌 당신의 메이크업은 완벽하지 않을수록 아름답다.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가 전하는 두 번째 키워드는 ‘불완전한 입술’.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지암바티스타 발리, 앤 드멀미스터, 포츠 1961, 프린, 템펄리 런던 쇼를 보라. 입술 선이 모호한 데다 입술은 립스틱을 바르다 만 듯 어설프며 휴지로 뭉갠 것처럼 번져 있다. 이제껏 보지 못한 독창적 메이크업에 어리둥절해하는 뷰티 에디터들을 향해 지암바티스타 발리 쇼 백스테이지 수장 발 갈랜드는 이 모든 게 완벽하게 계산된 메이크업이라 전한다. “버건디 립 펜슬로 립 라인을 그린 뒤 맥 립스틱 디바 컬러를 꽉 채워 발랐어요. 217 블렌딩 브러시로 라인을 블렌딩하고 그 위에 클리어 글로스를 발라 마무리했죠.” 프린 쇼에서 가장 쓰임 많던 메이크업 툴 또한 블렌딩 브러시. 입술에 바른 립스틱을 입술 선 바깥으로 퍼뜨린 ‘블러드 라인(Blurred Lines)’을 연출하기 위해서다. 블렌딩 브러시가 없다면 면봉을 활용해보자. “립스틱을 바른 뒤 면봉을 활용해 외곽을 블렌딩했어요. 립 라인의 경계를 허물었을 뿐인데 묘한 섹시함이 느껴지죠.” 탑샵 유니크 쇼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지 알렉산더의 팁이다. 불완전함의 미학은 눈가에도 유효하다. 샤넬과 MSGM 쇼는 ‘꾸덕꾸덕’ 뭉쳐 바른 청키 래시를, 비비안 웨스트우드 쇼는 눈두덩에 오렌지색 섀도를 대충 문질러 바른 듯 연출해 분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Boy Brow

“패션에 보이프렌드 재킷이 있다면 뷰티엔 보이 브로가 있어요” 맥 프로 이벤트팀 김혜림의 말처럼 사내아이처럼 굵고 잘생긴 눈썹, ‘보이 브로’ 열풍은 이번 시즌에도 거셀 전망이다. 보테가 베네타, 크리스토퍼 케인, 로에베, 사카이 쇼의 뷰티 포인트는 하나같이 보이 브로. 크리스토퍼 케인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치아 피에로니는 “80년대 뷰티 아이콘 브룩 쉴즈를 떠올리며 보이 브로를 완성했다”고 말한다. “여성스러운 동시에 강인한 남성적 매력이 공존하죠.” 앤 드멀미스터와 질 샌더 쇼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담당한 발 갈랜드도 보이 브로를 예찬하긴 마찬가지. “브러시로 잘 빗어 내린 눈썹이 전부예요. 더 이상 뭘 보탤 필요가 없죠. 그 자체로 충분히 멋지니까요.” 드라마틱한 효과를 위해 지나치게 진한 색으로 눈썹을 그리거나 두껍게 그렸다간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하길. 베네피트 교육팀 조용연 과장의 확실한 팁은 눈썹을 그릴 때 두 가지 컬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본래 내 눈썹처럼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어요. 방법은 간단해요. 눈썹 앞머리는 결을 따라 내 눈썹 색보다 밝은색으로 한 올 한 올 터치하고 내 눈썹 색 혹은 이보다 한 톤 어두운색으로 눈썹 꼬리 부분 라인을 잡아줍니다. 그리고 모질이 두꺼운 한국인들은 반드시 세팅 젤로 결을 고정해줘야 해요. 세팅 젤 고정 시 눈썹 앞머리는 결의 반대 방향으로 빗어주면 좀더 섬세하게 결을 살릴 수 있습니다.”

 

Blue Eyes

누가 파랑을 여름 전용 색이라 말했나. 파랑의 존재감은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과 겨울에 더 빛난다. 이런 이유로 안나 수이, 안토니오 마라스, 에밀리오 푸치, 마리 칸트란주, 프라다, 스텔라 진 등 이번 시즌 블루 아이를 내세운 쇼는 차고 넘쳤다. 지중해 바다를 연상케 하는 민트 블루부터 코발트 블루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나스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형석의 선택은 네이비에 가까운 코발트 블루. “동양인의 갈색 눈동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컬러입니다. 눈가에 얹는 순간 이국적 분위기가 감돌죠.” 그런가 하면 에스티 로더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 알렉스 조와 어딕션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수영은 한목소리로 청록색을 추천한다. “노란 기가 도는 파랑 틸 컬러는 한국 여성의 피부색과 잘 어울립니다. 눈두덩에 펴 바르면 스모키 메이크업보다 덜 부담스럽고 눈매가 깊어 보이는 장점도 있죠.” 개성파 메이크업을 즐긴다면 마리 칸트란주와 프라발 구룽 쇼를 눈여겨보길. “기하학적으로 그려 넣은 그래픽 아이가 눈매를 또렷이 잡아줘요.” 마리 칸트란주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담당한 린지 알렉산더의 설명이다. 손재주가 좋지 않아 걱정이라면 에밀리오 푸치 쇼는 어떤가? 뷰러로 속눈썹을 바싹 올린 뒤 블루 마스카라를 위아래로 덧바르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