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Age Of You – ② Go Joon Hee 32

2017.08.07

by VOGUE

    Age Of You – ② Go Joon Hee 32

    프랑스 철학자 라 로슈푸코의 말처럼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확실한 건 “아무렇게나 사는 마흔 살보다 일하는 일흔 살에게 더 희망이 있고” “아무리 나이를 먹는다 해도 배울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젊다”는 사실이다. 어리면 어린 대로, 원숙하면 원숙한 대로, 자신의 모든 날을 뷰티적으로 살아내는 여자들을 <보그〉가 만났다. – ② 고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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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검색창에 ‘고준희’를 검색하면 이런 연관검색어가 뜬다. 고준희 단발, 고준희 네일, 고준희 몸매. 헤어스타일과 보디라인, 심지어 매니큐어 색까지 따라 하고 싶은 고준희는 대한민국 2030 여성들의 뷰티 아이콘. 촬영 준비 10분 전 ‘차도녀’의 대명사 고준희가 올 블랙 차림으로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실제로 본 ‘고준희 단발’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앞머리랑 옆머리를 살짝 다듬었어요. 얼마 전 셀린 광고 속 모델 찰리 프레이저 머리를 보고 홀딱 반했거든요.”

    점프수트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인조 속눈썹은 슈에무라(Shu Uemura).

    점프수트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인조 속눈썹은 슈에무라(Shu Uemura).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이후 활동이 뜸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딱히 마음에 와 닿는 작품이 없어서다. “신인 땐 주위 사람 눈치 보는 게 일의 연장이었어요. 그래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웃는 얼굴이었죠. 일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고 가식적으로 웃는 내가 싫었어요. 공군 출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피해 입지도 말라’고 하셨죠. 이젠 누군가의 눈치를 살피는 데 에너지를 쏟지 않아요. 예의는 지키되 주관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고준희는 외출할 때 모자나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20대 초엔 심했던 것 같아요. 가리고 또 가렸죠.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고방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20대엔 출장 가면 자유 시간에 무조건 쇼핑을 했는데 30대엔 자연이 좋더라고요.” 요즘 그녀의 최고 힐링제는 여행, 걷기, 자전거 타기. “지난달 베를린에 다녀왔어요. 열흘간 온전히 휴식을 취했죠. 몸이 ‘찌뿌드드’할 땐 근처 요가 학원에 가서 원데이 클래스를 듣고 화창한 날엔 친한 언니와 잔디밭 피크닉을 즐겼어요. 독서하는 언니 옆에서 소시지 먹다 잠들고, 일어나 자전거 타고 광합성도 제대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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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립 원피스와 노랑 모피 코트는 미우미우(Miu Miu).

    ‘차도녀’ 이미지와 달리 고준희는 술, 담배와 전혀 거리가 멀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손톱으로 푼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땐 늘 손톱색을 바꿔요. 좋아하는 옷이 거의 기본 디자인인 데다 블랙 위주다 보니 컬러를 입힐 곳은 손톱과 입술뿐이죠.” 슈에무라는 2015년 고준희를 뮤즈로 발탁해 2년째 함께하고 있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젊은 여자들이 따라 하고 싶은 워너비 배우를 찾고 있었어요. 한국 소비자 중 슈에무라를 전문가들만 쓸 것 같은 아티스틱 브랜드로 아는 분들이 많아 브랜드 접근에 어려워하는 이들을 고준희를 통해 해소하고자 했는데, 그 예상이 적중했죠.” 슈에무라 홍보팀의 설명이다. 가장 잘 팔린 제품은 립스틱. “당시 ‘루즈 언리미티드 슈프림 마뜨’ PK376호 강남핑크 색상 판매율이 대단했어요. 그야말로 고준희 효과였죠.”

    수트 재킷은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귀고리는 프로젝트307(Project307).

    수트 재킷은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귀고리는 프로젝트307(Project307).

    주먹만 한 얼굴에 균형 잡힌 몸매는 뭘 입어도 태가 난다. “한참 요가랑 필라테스를 병행했고 요즘은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아요. 선천적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체질인데 근육이 붙으면 확실히 피로가 덜하더군요.” 고준희의 본명은 김은주다. 23세에 이름을 바꿨으니 정확히 10년 전이야기. 그때로 돌아가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주위 사람도, 일상도 변화가 없죠. 언젠가 류승범 오빠가 그랬어요. ‘모두가 다 널 좋아할 순 없어. 중요한 건 지금 널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 끝까지 변하지 않도록 너의 사람으로 만들어’라고요.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면 누굴 탓할 일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어요.”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KWAK KI GON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귀애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
      네일 아티스트
      최지숙 (브러쉬라운지)
      타투 아티스트
      노보
      스타일리스트
      김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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