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No Place Like Home

2017.08.24

by VOGUE

    No Place Like Home

    디자이너 마르코 자니니가 산토니(Santoni)를 위한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했다. 그리고 영감의 원천이 된 밀라노 자신의 집 뒷마당에 <보그>를 초대했다.

    모델 하를레네 회거(Charlene Högger)가 입은 코트는 산토니 에디티드 바이 마르코 자니니, 슬립 이너 드레스는 나토리(Natori), 벨벳 소파는 요세프 프랑크, 뒤로 보이는 건 구스타브스베리 아르겐타(Gustavsberg Argenta) 도자기.

    모델 하를레네 회거(Charlene Högger)가 입은 코트는 산토니 에디티드 바이 마르코 자니니, 슬립 이너 드레스는 나토리(Natori), 벨벳 소파는 요세프 프랑크, 뒤로 보이는 건 구스타브스베리 아르겐타(Gustavsberg Argenta) 도자기.

    마르코 자니니(Marco Zanini)는 할스턴(Halston), 로샤스(Rochas)를 거치며 20년간의 패션 이력에 방점을 찍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패션계로 복귀하려 했을 때, 무엇이 자신을 끌어들일지 정확하게 알았다. “패션계 바깥에 있던 시간은 제가 좀더 소소한 일을 열망하게 만들었어요.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감과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말이죠.” 운명은 곧 그의 편이 됐다. 슈즈 브랜드 ‘산토니’의 CEO 주세페 산토니를 만났고, 한 번의 점심 식사, 오후 미팅 그리고 또 한 번의 점심 식사 시간을 가지며 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산토니에겐 첫 시도였던 여성화, 남성화 그리고 스웨터, 코트, 재킷으로 구성된 ‘Santoni Edited by Marco Zanini’ 컬렉션의 론칭이었다. 첫 모험을 시작한 이유? “자니니와 산토니는 같은 언어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르코 자니니가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르코 자니니가 서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컬렉션 중 몇몇은 최근 트렌드이기도 한 ‘Genderfree’ 성향을 띠기도 하는데, 구릿빛 코도반 구두나 오래 입을 듯한 부드러운 캐시미어 니트 등이 그렇다(반대로 남자 모델이 핫 핑크 스웨터를 입고 나오기도 한다). 여성 제품으로는 나일론 누비의 네온 컬러 리버서블 모피 코트, 복슬복슬한 알파카 스카프 그리고 힐이 달린 발레 슬리퍼 등이 있다. 자니니가 디자인한 모든 것은 당신이 더 쉽고, 단순하고,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이미 아는 편안함입니다.” 그가 밀라노의 코르소 제노바와 가까운 자신의 아파트에 앉아 말했다. 그는 지금 새 컬렉션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동시에 밀라노라는 도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 럭셔리한 기능성에 대한 밀라노만의 미학은 컬렉션뿐 아니라 자니니의 집을 채우고 있다. 뉴욕과 파리에서 활동을 마친 그는 지금 5년 만에 찾은 밀라노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새 아파트는 모든 면에서 자니니에게 삶을 재조정하게 해줬는데, 이는 그의 삶 자체이자 집의 요소 하나하나가 자신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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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라노에서 자라며 받은 영향과 스웨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담백한 미학이 섞인 것은 스톡홀름의 스벤스크트 텐(Svenskt Tenn) 숍에서 오랜 고민 끝에 고른 요세프 프랑크(Josef Frank)의 아름다운 벨벳 소파에서 엿볼 수 있다. 또 자니니의 청소년기는 포스트 센세이션 세대의 예술가 볼프강 틸만스, 로버트 메이플소프, 영국 가수 모리세이를 아이돌로 삼았다. 이는 그가 최근에 수집한 메이플소프의 새 사진 컬렉션과 런던 스튜어트 셰이브 모던 아트 갤러리에서 발견한 사냐 칸타롭스키의 스케치 세 개가 가득한 벽에서 감지할 수 있다. 자니니의 아파트는 밀라노의 수많은 프라이빗 공간처럼 요새 같은 문 뒤에 숨은 마당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그가 자신의 산토니 데뷔를 어떤 방법으로 발표할까 생각하던 중, 베를린의 아트 디렉터 칼 콜비츠(Karl Kolbitz)가 큐레이팅한 밀라노의 통로에 관한 책을 떠올렸고, 이 책의 개념을 컬렉션에 적용하는 것이 완벽한 해결책이 될 거라 여겼다. 그의 컬렉션처럼 이 책은 매일 사용하지만 사용자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그러나 콜비츠는 또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기에 자니니는 자신의 컬렉션을 담은 브랜드 북을 젊은 영국 사진가 힐 앤 오브리(Hill & Aubrey)와 작업했다. 그들의 사진은 브랜드에 대한 절제된 자니니의 아날로그적 접근과 완벽히 맞물리는 듯 보인다. 그러니 책을 몇 장 넘기다 보면 결국 당신은 산토니가 추구하는 태도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것이다. 그건 정확히 자니니가 의도한 바다.

      에디터
      남현지, 마크 홀게이트 (MARK HOLGATE)
      포토그래퍼
      NACHO ALEGRE
      스타일리스트
      안나 시펠 (ANNA SCHIFFEL)
      헤어 스타일리스트
      알레산드로 레베키 (ALESSANDRO REBECCHI)
      메이크업 아티스트
      마티나 단드레아 (MARTINA D’AND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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