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Tattoo Bug

2017.08.25

by VOGUE

    Tattoo Bug

    ‘어깨’의 상징이던 문신이 멋을 아는 남녀들의 패션 & 뷰티 액세서리로 등극했다. 몸이라는 캔버스 위로 예술을 새기는 타투의 매력.

    왼손의 볼드한 반지와 오른손의 실버 팔찌는 구찌(Gucci), 로고 클립 귀고리는 생로랑(Saint Laurent), 가죽 톱은 알릭스(Alyx at Boon The Shop).

    왼손의 볼드한 반지와 오른손의 실버 팔찌는 구찌(Gucci), 로고 클립 귀고리는 생로랑(Saint Laurent), 가죽 톱은 알릭스(Alyx at Boon The Shop).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 타투 마니아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퍼진 우스갯소리다. 대체 왜 그런 걸까? <타투를 말하다> 저자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노보는 타투의 중독성을 한마디로 ‘고생 끝의 낙’이라 일컫는다. “알다시피 타투는 고통이 수반되는 작업이에요. 아픔 없인 타투도 없죠. 그렇기에 결과물이 더 매력적이고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로레알파리 홍보팀 이혜경은 지난달 크나큰 결심을 했다. 팔 안쪽 엄지발톱 사이즈의 비행기 모양 타투가 결심의 결과다. “직접 해보니 왜 사람들이 타투에 빠지는지 제대로 깨달았어요.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시술 당시 느껴지는 짜릿함이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막연한 공포감도 생각보다 견딜 만하고요. 나만 아는 무형의 산물이 아닌 남들에게 보여주는 결과물이라는 점도 한몫하죠.” 타투이스트 다솜은 ‘기억’을 꼽는다. “작건 크건 저마다 특별한 이유와 의미를 지닌 타투를 받아요. 영구적이기에 눈에 밟힐 때마다 거기에 담긴 추억을 되새기게 됩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이야기의 축소판과 다름없어요.” 랑콤 홍보팀 조인빈이 올여름 타투를 결심한 이유도 작고하신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다. “어릴 때 바쁜 부모님 대신 절 키워주신 할머니와의 추억을 제 몸 어딘가 타투로 남기는 게 오랜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어요. 제게 있어 타투는 개성 표출의 목적만큼 추억을 되새기는 타임머신으로서의 의미가 큽니다.” 빈센트타투 조명신 원장의 정의는 살짝 심오하다. ‘영속성’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찰나적 만남과 휘발성 강한 관계는 남녀 관계뿐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불안감을 주게 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외로움과 우울증에 자해, 자살에 이르는 병적 현상을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순간적인 관계를 붙잡아두고자, 이를 영구적인 관계로 환원코자 하는 인간의 본성이 바로 타투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봐요. 물론 이러한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도 단지 보기에 예쁘고 좋아 보여서 또는 남이 하니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에서도 타투는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내면을 좀더 들어가보면 또래집단이나 시대적 흐름 혹은 유행에 뒤지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있다고 할 수 있죠.”

    지퍼가 달린 데님 쇼츠는 베트멍(Vetements at Boon The Shop), 오른손에 낀 참 장식 팔찌는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Michael Kors Collection).

    지퍼가 달린 데님 쇼츠는 베트멍(Vetements at Boon The Shop), 오른손에 낀 참 장식 팔찌는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Michael Kors Collection).

    내 몸에 새기는 신성한 표식
    타투는 피부나 피하조직에 상처를 내고 그 안에 색소를 침착시켜 글씨, 그림, 무늬를 새기는 일. 종류는 올드 스쿨, 이레즈미, 트라이벌, 블랙앤그레이가 대표적이며 최근 미니 타투, 라인 타투, 감성 타투 등 한국식 장르를 더해 선택의 폭이 넓다. 요즘 한국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타투로 말할 것 같으면 얇고 가는 선을 이용해 깔끔하게 표현하는 라인 타투와 번짐 기법을 활용해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수채화 타투다. 선호 부위는 손목과 발목, 쇄골, 팔 안쪽, 허리, 손가락 순. 타투 하면 가장 궁금한 항목은 고통의 정도다. 조명신 원장은 “죽을 정도로 아픈 상태(요로결석이나 아기 낳는 산통의 경우)를 10이라 할 때, 팔뚝은 3 정도의 통증이며 쇄골은 5 정도로 본다”고 설명한다. 부위별 유지 기간도 달라진다. “물과 접촉이 많고 햇빛에 늘 노출되는 부위, 즉 손이나 발, 얼굴 부위는 문신이 잘 빠질 수 있는 부위이며 이를 제외한 부위가 비교적 문신을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타투 도전자를 위한 추천 부위가 어디냐고 묻자 노보는 “남들이 많이 한다거나 다른 곳보다 덜 아프다는 이유로 타투 부위를 선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디자인에 따라 크기와 디테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위치보단 디자인 선정에 대한 고민이 앞서야 해요. 한 가지 더, 시작부터 목이나 손등과 같이 한눈에 부각되는 곳은 가급적 피하세요. 초보자가 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니까요.” 유명인의 타투를 그대로 베끼는 충동적 선택은 피하시길. 내 얼굴에 어울리는 화장이 따로 있듯 타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타투이스트들은 유행을 따라가기보단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결같이 조언한다. 타투 문화가 발전한 미국과 유럽에선 아주 작은 타투를 하더라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타투를 한다. 내게 어울리는 게 뭔지 잘 모르겠나? 당신이 선택한 타투이스트의 재능을 빌리길. 타투이스트는 의뢰 받은 일만 기계적으로 행하는 로봇이 아니다. 고객의 이미지에 맞는 도안과 부위를 정하는 것도 그들의 사명이다.

      에디터
      이주현
      스타일 에디터
      남현지
      포토그래퍼
      JANG DUK HWA
      모델
      이민조
      헤어 스타일리스트
      최은영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자원
      네일 아티스트
      임미성 (브러쉬라운지)
      타투
      노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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