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ha Gang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고샤 루브친스키는 스트리트 패션을 뒤섞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그레이스 하첼(Grace Hartzel@Next New York)이 입은 트렌치 코트는 고샤 루브친스키×버버리(Gosha Rubchinskiy×Burberry), 초록색 피케 셔츠, 붉은색 트레이닝 팬츠, 페니 로퍼는 고샤 루브친스키(at Dover Street Market NYC)

그레이스 하첼(Grace Hartzel@Next New York)이 입은 트렌치 코트는 고샤 루브친스키×버버리(Gosha Rubchinskiy×Burberry), 초록색 피케 셔츠, 붉은색 트레이닝 팬츠, 페니 로퍼는 고샤 루브친스키(at Dover Street Market NYC)

고샤 루브친스키(Gosha Rubchinskiy) 는 사진가로 시작해 디자이너가 됐다. 그의 이름을 딴 도발적 스트리트웨어 라인은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6월 2018년 봄 런웨이 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105년 된 호텔의 바에 앉아 있다. 쇼는 이제 곧 시작된다. 뿌연 북극광이 테이블 위를 흘러간다. 로비에 늘어선 여러 개의 엘리베이터 문 앞에는 여기에 묵었던 유명한 손님들의 이름이 새겨진 도금된 명판이 붙어 있다. 그리고리 라스푸틴, 카일리 미노그, 루디 줄리아니, 루치아노 파바로티, 힐러리 클린턴, 블라디미르 푸틴 등의 이름이 보인다. 33세인 루브친스키의 이름은 아직 없지만, 그는 이에 대해 짠한 발언을 한다. “오늘 밤, 그리고 사실 모든 것의 일부는 오래된 기억에 대한 것입니다. 유령에 관한 것이죠.”

영혼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이런 발언은 다소 수줍음을 타는 이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최근 런웨이에서 스트리트웨어가 인기를 얻고 승승장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루브친스키다. 그의 레퍼토리는 쿨함에 대한 이해와 평범한 놈코어의 완벽한 조합이다. 레트로를 추구하는 그는 때론 일부러 몸에 잘 맞지 않는 트랙 수트, 점퍼, 재킷을 내놓기도 한다. 로고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키릴문자도 즐겨 활용한다. 카파, 휠라,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와 천재적 협업도 선보였다.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루브친스키는 7세에 소련의 몰락을 지켜봤다. 그 후 그의 젊은 시절은 빠르고 격렬한 순간으로 가득했다. “군인들, 탱크, 혁명이 일어나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는 짧게 깎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는 지금 ‘New Jersey’라고 쓰인 빈티지 스웨트셔트를 입고 있다. “이상하고 무서우면서 또 우스웠습니다. 그리고 강렬했죠. 그 이후 서구 문화가 모스크 바에 범람했고, 저는 그 미친 에너지 속에서 자랐습니다.”

체크무늬 바지와 모자는 고샤 루브친스키×버버리(Gosha Rubchinskiy×Burberry), 회색 스웨터와 로퍼, 서스펜더는 고샤 루브친스키(at Dover Street Market NYC).

체크무늬 바지와 모자는 고샤 루브친스키×버버리(Gosha Rubchinskiy×Burberry), 회색 스웨터와 로퍼,  서스펜더는 고샤 루브친스키(at Dover Street Market NYC).

 

MTV, ‘이상한 TV 쇼와 뮤직비디오’가 들 어오기 전부터도 루브친스키는 창조적인 면에서 영재에 가까웠다. “저는 부모님을 위해 공연을 만들고 모든 역할을 다 연기했어요. 인형을 직접 만들었죠. 장식도 하고 코스튬도 만들 었습니다. 저는 모든 걸 통제하는 걸 선호합니 다. 지금도 디자인부터 셋업, 스타일링, 캐스팅까지 제가 다 하려고 노력하죠.” 사춘기와 성년기의 루브친스키는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사람들과 가까이 지냈다. “제 친구들은 예술대학에 갔어요. 저는 패션을 공부하는 게 더 좋았죠.”

그는 곧 스케이트보드 크루들을 촬영하게 됐는데, 2008년에는 ‘Fruit of the Loom’ 티셔츠에 자수를 새겨 그들에게 입혔다. 지금 고샤 루브친스키 제품은 스케이터들, 스케이트보드를 만져본 적도 없는, 트렌드를 좋아하는 남녀들에게 각광받는다. 루브친스키는 처음에는 힘들었다고 인정한다. 세르비아에서 생산한 것이 실망스러웠다고 언급한다. 꼼데가르송의 CEO 아드리안 조프와 손잡기 전의 얘기다. 꼼데가르송 인터내셔널은 고샤 루브친스키의 트레이드마크를 소유하고 있으며 생산과 유통을 관리한다. 이 기성복 브랜드는 작년에는 ‘Sweat’ 느낌의 향수도 출시했다. 지금은 사진가 루브친스키의 명성도 높아졌다. 그는 본능적 정직함으로 러시아 젊은이들의 순수함과 불완전함을 기록한다. 과감하게 자른 직설적 인물 사진부터, 대놓고 담배를 피우고 맥주를 마시는 청소년들의 모습까지 그 모습은 다양하다.

루브친스키의 디자인은 거칠고 순박하며, 로파이(Lo-fi)적이며 사이즈가 지나치게 크다. 또 부패하지 않은 10대의 제멋대로인 데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성격을 담고 있다. 이것이 반향을 얻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조지아 출신이며 베트멍과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인 뎀나 바잘리아, 루브친스키, 바잘리아와 함께 작업하던 러시아 출신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가 부상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주목을 받았다는 게 그중 하나다. 그들은 보는 사람들의 숨을 멎게 할 것 같은 꾸밈없고 실용적인 미학을 공유한다. 이 세 사람은 탄탄한 솔직함, 멜랑콜리, 러시아가 진화하고 변화하며 선보인 진보적이지만 한계가 있는 옷을 반영하는 ‘동구권 트렌드’, ‘포스트 소비에트 룩’ 을 대표한다.

 러시아 크렘린궁 앞에서 셀프 포트레이트를 찍은 고샤 루브친스키.

러시아 크렘린궁 앞에서 셀프 포트레이트를 찍은 고샤 루브친스키.

루브친스키는 이런 분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이 민주적이고 서로 연결된 팬층을 매료시키는 현대 문화의 결정권자라고 생각한다. 광범위한 젊은이들, 젊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그가 생각하는 팬들이다(그래서 그는 가격을 상당히 낮게 유지한다). 하이 컨셉 패션을 만들려 하기보다 최근 몇 년 동안 나이를 불문하고 생겨난 수백만 명의 팬들을 위해 다양한 혼합물을 만들어낸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루브친스키는 모자를 만드는 스티븐 존스와 협업했다. 존스는 “고샤는 지금 세상이 어떻게 소통하는지 압니다. 그는 자기 옷에 그걸 넣죠”라고 말한다. 루브친스키의 브랜드는 남성 복으로 분류되지만, 여자들의 구매도 늘고 있다. 러시아의 스타 레나타 리트 비노바, 지구 반대편의 제너 자매들 등이 그의 고객이다(루브친스키는 리트 비노바의 연극의 코스튬을 담당했다).

“제 메시지, 디자인은 진정한 감정과 경험을 알리기 위한 것입니다. 저는 늘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러시아로 와, 제발 와서 만나자. 우린 같이 바에서 놀 수 있어.’” 이런 의도는 2017년 가을 시즌의 울리차(Ulitsa) 테일러링, 러시아 아티스트 티무르 노비코프(Timur Novikv)에서 영감을 받은 2018년 봄 시즌의 90년대 컬러와 모티브에서 느껴진다.

최근 러시아와 다른 모든 나라의 긴장이 심해지는 가운데, 고국을 사랑하는 루브친스키는 내년 러시아에서 열릴 월드컵의 프롤로그로 러시아에 초점을 맞췄다. 1월에 그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지역인 칼리닌 그라드에서 가을 시즌 컬렉션을 선보였다. 6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버버리와 협업을 공개했다.

루브친스키는 러시아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 같은 곳에서는 개방적인 커뮤니티가 활발하다고 말한다. “지금도 여기에는 게 이 바가 잔뜩 있어요. 뉴스만 보고 러시아를 판단할 수는 없죠.” 그는 자신의 고향을 설명하기 보다 기리는 편이다. 그의 러시아는 생명과 유 령이 가득한 곳이다. 루브친스키의 쇼에 곁들여 지는 잡지를 만드는 에디터 샤크리 아미르하노 바는 이렇게 말한다(그녀는 오랫동안 루브친스키의 친구였다). “고샤가 하는 일은 패션을 넘어 선 것입니다. 그는 더 크고 훌륭한 것에 대한 소 속감을 주죠. 그건 젊음, 희망, 자유의 생생한 에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