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For Fall

당신에게 영감을 줄 4대 도시의 전시 넷.

 

Paris – FORTUNY, A SPANIARD IN VENICE

“빛의 양이 아니라, 질이 대상을 보여줍니다.” 디자이너 마리아노 포르투니는 일찍부터 빛이 주는 아름다움을 알아봤다. 이는 연극 무대의 조명 기술자로 활동하는 것으로, 또 빛에서 영감을 얻은 옷을 만드는 일로 이어졌다. 우리에게 포르투니는 1909년 코르셋으로부터 여자의 육체를 해방시킨 주름 옷 ‘델포스 가운’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업적을 기리는 회고전이 팔레 갈리에라(Palais Galliera)에서 10월 4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열린다. 전시에서는 그의 디자인 생애에 걸친 방대한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갈리에라 박물관, 마드리드의 의상 박물관, 베니스의 포르투니 박물관에서 모았다). 고대 그리스의 모티브를 재해석한 ‘크노소스의 스카프’를 비롯해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까지, 그는 일찍이 궁극의 럭셔리, 편안함을 추구한 디자이너였다. 폴 푸아레, 이세이 미야케까지 후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이 된 20세기 패션 선구자의 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

 

 

 Seoul – COS × SNARKITECTURE

코스가 뉴욕 기반의 건축 디자인 사무소 스나키텍처와 협업으로 11월 8일부터 19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전시를 연다.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알렉스 무스토넨(Alex Mustonen)이 주축이 되어 이끄는 스나키텍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서울 관객들을 맞는다. “코스 컬렉션의 기술적 감성을 스나키텍처의 접근 방식과 접목했습니다. 재미있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공간을 설계했죠.” 수천 개의 유리구슬이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광경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가 우리를 기다린다.

 

 

Marrakech – MUSÉE YVES SAINT LAURENT

“이브 생 로랑과 저는 1966년 마라케시를 발견했습니다. 우린 이곳을 떠나지 않았죠.” 얼마 전 생 로랑의 파트너이자 브랜드 공동 설립자 피에르 베르제가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이 사랑했던 마라케시의 이브 생 로랑 뮤지엄의 개관을 눈앞에 두고 말이다. 10월 19일 생 로랑이 아꼈던 마조렐 정원 근처에 마라케시 뮤지엄이 베일을 벗는다(같은 시기 파리 이브 생 로랑 뮤지엄도 개관한다). 디자인은 프랑스 건축 사무소 KO가 맡았다. 테라코타색의 돌로 마무리한 외관은 황량한 듯 따스한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다. 이곳에서는 1961년 브랜드 설립 후 제작한 5,000벌의 꾸뛰르, 1만5,000개의 액세서리, 수천 장의 드로잉과 사진 등 방대한 영구 소장품을 볼 수 있다. 더불어 기획 전시, 장서가 5,000권에 달하는 도서관, 130석의 강당까지. 그야말로 이브 생 로랑에 헌정하는 패션 신전.

 

New York – EXPEDITION: FASHION FROM THE EXTREME

극한 환경을 접하는 것만큼 현대적인 행동은 없다.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북극부터 남극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부터 우주까지 영역을 확장하기에 이르렀으니까. 인류의 이런 노력이 패션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극한을 향한 인류의 호기심에 발맞추던 패션을 소개하는 전시가 있다. 9월 15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뉴욕 FIT 뮤지엄에서 열리는 전시로, 1930년대 에디 바우어가 보안을 목적으로 맨 처음 고안한 오리털 파카가 지난 패션사에서 어떻게 변주됐는지, 60년대 우주 시대가 개막된 이후 메탈릭 소재 옷과 점프수트는 어떻게 일상 패션에 녹아들었는지, 심해를 탐방하고자 개발된 네오프렌 소재를 하이패션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20세기 패션의 타임라인을 한자리에서 훑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