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빌리시(Tbilisi) 패션 위크에서 만난 패션 브랜드 BEST 7

Fashion

트빌리시(Tbilisi) 패션 위크에서 만난 패션 브랜드 BEST 7

2017-12-02T02:52:34+00:00 2017.11.30|

2017년 패션 풍향계가 러시아와 구 소비에트 연방 출신의 젊은 세대를 가리키고 있다. 동유럽 패션 신의 대표 주자가 된 곳, 조지아를 <보그 코리아>가 찾았다.

10

동유럽 패션을 흥미롭게 만드는 새로운 에너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조지아의 디자이너들이다. 러시아와 터키 사이에 조그맣게 위치한 나라 조지아. 과거 ‘그루지야’로 불렸던 이곳의 수도는 ‘미지근한 물’이라는 뜻으로 온천이 솟아나는 데서 유래한 트빌리시(Tbilisi)다.

메르세데츠 벤츠가 후원하고, 제법 큰 규모의 패션쇼로 자리 잡고 있는 트빌리시 패션 위크는 이번 2018 봄/여름 시즌으로 다섯 번째를 맞이했다.

메르세데츠 벤츠가 후원하고, 제법 큰 규모의 패션쇼로 자리 잡고 있는 트빌리시 패션 위크는 이번 2018 봄/여름에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진보적이지만 한계가 있는 옷을 반영하는 ‘동구권 트렌드’, ‘포스트 소비에트 룩’ 을 대표하는 바잘리아 형제는 트빌리시에서 유혈 분쟁이 일어났던 1991년에 조지아를 탈출했다. 1980년대 말에 소비에트 연방은 문호를 개방했고, 1990년대에는 팝 음악, 클럽 문화, 빈티지 상업 잡지들로 가득했다. 공산주의 추억과 새로운 서양 문화의 흥분을 동시에 경험한 젊은이들이 현재 밀레니얼 패션계를 주름잡는 주인공이 된 것.

진보적인 ‘포스트 소비에트 룩’을 대표하는 베트멍의 바잘리아 형제는 트빌리시에서 유혈 분쟁이 일어났던 1991년에 조지아를 탈출했다. 1980년대 말에 구 소비에트 연방은 서방에 문호를 개방했고, 1990년대 러시아를 비롯한 조지아 곳곳은 팝 음악, 클럽 문화, 빈티지 상업 잡지로 가득했다.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추억과 새로운 서양 문화의 흥분을 동시에 경험한 젊은이들이 현재 밀레니얼 패션계를 주름잡는 주인공이 된 것!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에서 창작자로 사는 현실은 녹록지 않아요. 유럽산 패브릭에 대한 무거운 수입 관세, 복잡한 상법 등이 그 이유죠." 트빌리시 패션 위크가 진행된 루스타벨리 극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패션 위크 설립자인 소피아 츠코니아(Sofia Tchkonia)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5일동안 이곳에서 만난 젊은 디자이너들의 재능과 열의, 패션쇼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젊은 남녀들에게 느껴지는 에너지는 대단했다.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에서 창작자로 사는 현실은 쉽지 않아요. 유럽에서 가져오는 패브릭에 대한 수입 관세, 복잡한 상법 등이 그 이유죠.” 트빌리시 패션 위크가 열린 루스타벨리 극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패션 위크 설립자, 소피아 츠코니아(Sofia Tchkonia)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5일동안 이곳에서 만난 젊은 디자이너들의 재능과 열의, 패션쇼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젊은 남녀들에게 느껴지는 에너지는 대단했다.

그러나 패션 위크가 열리는 5일 동안 내가 이곳에서 만난 젊은 디자이너들에게선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열의가 느껴졌고, 패션쇼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 앞에 모인 젊은 남녀들에게 느껴지는 패션 에너지는 실로 뜨겁고 대단했다.

트빌리시에서 만난 패션 브랜드 BEST 7

George Keburia(조지 케브리아)

뎀나 바잘리아를 이을 차세대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는 조지 케브리아. 독학으로 패션을 접한 그는 2010년 데뷔한 첫 쇼에서 ‘베스트 신인(Best Newcomer)’으로 선정되었고, 곧 같은 해엔 전 세계 많은 편집숍에 그의 레이블이 소개되는 영광을 안았다.

디자이너 조지 케브리아는 언더그라운드의 쿨한 분위기를 이어가되 세련된 터치를 살짝 더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졸업파티에서 볼법한 넓은 어깨의 드레스, 과장된 볼륨의 코르셋 재킷, 영화 의 줄리아 로버츠가 떠오르는 모피 트리밍 슈즈까지. 채도 높은 노랑, 분홍, 라임에서 베이비 블루, 베이비 핑크로 이어지는 컬러 팔레트도 인상적이었다. 쇼 후반에 선보인 여러벌의 시폰 드레스는 속이 훤히 비쳤는데, 매우 여성스러운 동시에 복고적이었다. 애를 쓰지 않아도 단 26벌에 녹여낸 독보적인 존재감이 돋보이는 쇼였다.

디자이너 조지 케브리아는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쿨한 분위기를 이어가되 세련된 터치를 살짝 더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졸업 파티에서 볼 법한 넓은 어깨의 드레스, 과장된 볼륨의 코르셋 재킷, 영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가 떠오르는 모피 트리밍 슈즈까지. 채도 높은 노랑, 분홍, 라임에서 베이비 블루, 베이비 핑크로 이어지는 컬러 팔레트도 인상적이었다.

 


쇼 후반에 선보인 여러 벌의 시폰 드레스는 하나같이 속이 훤히 비쳤는데, 매우 여성스러운 동시에 복고적이었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좋은 패션의 예를 보여줬달까. 단 26벌에 녹여낸 그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돋보인 쇼였다.

A post shared by Vogue Korea (@voguekorea) on

전체 컬렉션 보기 ▼

 

Situationist(시추에이셔니스트)

9년 전, 17세에 브랜드를 론칭한 디자이너 이라클리 루사즈(Irakli Rusadze)는 현재 트빌리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디자이너로 꼽힌다. 15세 때부터 독학으로 패턴 작업을 해온 디자이너답게 여성의 신체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과 여성이 원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듯했다.

금요일 밤, 개성 넘치는 차림새의 젊은 남녀들이 실내 경기장의 대규모 수영장이었던 지하 공간을 변형해 만든 클럽 ‘바시아니’에 몰려들었다. 지난 시즌, 트빌리시를 떠나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돌아온 그를 환영하듯 쇼장 앞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잘 빠진 가죽 코트와 점프 수트, 간결하면서도 여성스럽고 세련된 실루엣이 돋보였다. 시추에이셔니스트의 팬임을 자처한 벨라 하디드가 벌써부터 입고 있을 모습이 상상될 정도! 세가(Sega) 게임 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가방과 벨트를 여러개 덧댄 스타일링이 눈에 띄었다.

잘빠진 가죽 코트와 점프수트, 간결하면서도 여성스럽고 세련된 실루엣이 돋보였다. 시추에이셔니스트의 팬임을 자처한 벨라 하디드가 입고 있을 모습이 벌써 상상될 정도! 세가(Sega) 게임 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클러치 가방과 벨트를 여러 개 레이어링한 깨알 같은 스타일링이 눈에 띄었다.

A post shared by Vogue Korea (@voguekorea) on

전체 컬렉션 보기 ▼

 

Gola Damian(골라 다미안)

"남자들도 스커트를 입을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어요." 과거 학창시절, 문제를 일으키는 반항아였던 디자이너 골라 데미안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분위기가 알싸하게 느껴지는 트빌리시 공립 과학 박물관에서 소규모 쇼를 선보였다.

“남자들도 스커트를 입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학창 시절, 문제를 일으키는 반항아 중 한 명이었던 디자이너 골라 다미안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분위기가 알싸하게 느껴지는 트빌리시 공립 과학 박물관에서 소규모 쇼를 선보였다.

 

A post shared by techno aerobics (@goladamian) on

거칠고 순박하며, 반항적이지만 주변의 멋쟁이들을 위한 편안한 옷이 줄지어 나왔는데 그중 ‘세바스찬’이라는 문구가 쓰인 피케 티셔츠가 단번에 눈길을 끌었다. 70년대의 빈티지한 색조와 할머니 크로셰 니트로 추억에 잠기게 했으며, 미러볼 모양 핸드백, 목걸이 대용 주얼리 지퍼, 가방에 달린 세라믹 조각 등 세세한 디테일에 신경을 쓴 모습이 돋보였다.

전체 컬렉션 보기 ▼

 

Lado Bokuchava(라도 보쿠차바)

올해로 26살을 맞이한 디자이너 라도 보쿠차바는 데뷔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인 디자이너다. 그렇지만 아틀리에 키칼라(Atelier Kikala)나 매티리얼(Materiel)등 디자이너 그룹과의 협업을 주도할만큼 능숙한 디자이너다. 이번 시즌에는 깨끗하고 순수한 색채 스펙트럼을 이용해 80년대 스타일의 드레스들을 선보였다.

올해로 26세를 맞이한 디자이너 라도 보쿠차바는 데뷔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인 디자이너다. 그렇지만 아틀리에 키칼라(Atelier Kikala)나 매티리얼(Materiel) 등 디자이너 그룹과의 협업을 주도할 만큼 능숙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에는 깨끗하고 순수한 색채 스펙트럼을 이용해 80년대 스타일의 드레스를 선보였다.

 

몇몇 드레스에서는 JW 앤더슨의 비대칭 드레스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결혼식이나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기 위한 차림으론 적합해 보였다. 정체성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은 건 쇼 중반 등장한 초록색 페이턴트 팬츠처럼 다소 공격적인 요소를 더하라는 것!

전체 컬렉션 보기 ▼

 

Anouki(아누키)

트빌리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누키 칼라제는 매 시즌 엑스포 조지아 건물을 쇼장으로 선택한다. 그러나 이번 시즌 프런트 로는 조지아 사교계 여성들로, 또 스탠딩석은 양복쟁이 신사들로 더욱 붐볐다. 이유는 과거 유명한 축구 선수였던 아누키의 남편 카하 칼라제가 얼마 전 트빌리시의 시장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이다(심지어 모델 출신인 아누키는 조지아 버전 빅토리아 베컴으로 불리기도 한다!). 눈도장을 찍으려는 듯 사교계 인사들은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아누키는 2013년 오픈한 첫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조지아 내에 여러 지점을 가지고 있고, 지난 9월에는 밀라노 패션 위크 기간 동안 근사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과할 정도로 눈부신 드레스, 스커트, 베스트, 터틀넥이 등장했는데, 많은 여성 관객들이 눈여겨본 건 다름아닌 비주구슬과 리본으로 장식된 키튼힐 펌프스였다.

‘인간 미러볼’이 생각날 정도로 눈부신 실버 시퀸 드레스와 스커트, 골드 시퀸 베스트, 터틀넥이 연이어 등장했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애플리케이션 ‘키라키라’를 위한 의상을 만든 듯했다. 그러나 많은 여성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다름 아닌 비즈 구슬과 리본으로 장식된 귀여운 키튼 힐 펌프스였다.

 전체 컬렉션 보기 ▼

 

Datuna(다투나)

블랙 이브닝 웨어에 능통한 디자이너 다투나 슈리카쉬빌리는 이번 시즌 역시 검정색과 사랑에 빠진 듯 보였다. 단, 제한된 색채 스펙트럼에서 벨벳, 실크 울, 실크, 오간자, 쉬폰 등 다양한 소재의 변주를 선보였다. 중간중간 구름모양의 흰 꽃 장식이 덧대진 재킷과 하얀 실크 가운은 마지막으로 화려한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발렌시아가가 번뜩 떠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

블랙 이브닝 웨어에 능통한 디자이너 다투나 슈리카쉬빌리는 이번 시즌 역시 검은색과 사랑에 빠진 듯 보였다. 단, 제한된 색채 스펙트럼에서 벨벳, 실크 울, 실크, 오간자, 시폰 등 다양한 소재의 변주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화려한 노란색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 게스트들 사이에선 ‘발렌시아가’가 몇 번이고 회자되었지만, 검은 행렬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엔 여전히 강렬하고 인상적인 룩이었다.

 

강력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40개의 룩 모두가 강렬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인상적인 한 방의 룩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전체 컬렉션 보기 ▼

 

Materiel By Aleksandre Akhalkatshshvili(매티리얼 바이 알렉산드레 아크할카시시빌리)

 

A post shared by MATÉRIEL (@materieltbilisi) on


발음하기조차 힘든 디자이너 알렉산드레 아크할카시시빌리는 이름과는 반대로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건축물과 조각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미니멀한 실루엣 속에 로맨틱한 감수성을 은근히 감추고 싶은 의도가 느껴졌다.

발음하기 조차 힘든 디자이너 알렉산드레 아크할카시시빌리는 이름과는 반대로 심플한 디자인들을 선보인다. 건축물과 조각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미니멀한 실루엣 속에 로맨틱한 감수성을 감추고 싶은 의도가 느껴졌다.  여자의 몸을 더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실루엣과 뾰족한 칼라의 블라우스, 날 선 테일러드 재킷이 연이어 등장했다.

여자의 몸을 더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실루엣의 블라우스와 드레스 그리고 뾰족한 칼라와 날 선 테일러드 재킷이 연이어 등장했다. 우아한 컬러 팔레트에선 그가 영감을 받았다는 조지아 남부 지방의 건축물이 단번에 떠올랐다.

A post shared by MATÉRIEL (@materieltbilisi) on

전체 컬렉션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