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코스>를 찾아 떠난 콜롬비아 여행

<나르코스>를 좋아하시나요? 그 실제 주인공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찾아 콜롬비아 메데진으로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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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의 메데진에 도착! 메데진은 콜롬비아의 제 2도시여요. 혹자는 수도인 보고타보다 이곳이 훨씬 부자 도시라고 합니다. 메데진이 근거지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투자를 많이 했다는 거죠. 제가 여기 오고 싶어했던 이유는 미드 <나르코스> 때문입니다. 드라마 속 80~90년대 메데진의 모습은 무척 매력적이었거든요.

메데진은 드라마에서처럼 살벌할까요? 여기도 동네 따라 다릅니다. 메데진은 전반적으로 아직 위험하니 부촌 근처에 숙소가 몰려있고, 되도록 거기에 머물라는 충고를 들었어요. 제 숙소가 있던 곳은 펜시한 펍과 클럽들로 가득한,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동네였습니다. 밤이 되면 무섭기는 커녕 펍들은 더 불을 밝히고 테라스에는 잘 차려 입은 남녀들이 칵테일과 맥주를 마셨죠. 그러던 어느 날, 한 행인이 “엑스터시”라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 술집 주변에 마약 밀매를 하는 사람이었어요. 어딜 가든, 살벌한 곳, 살벌하지 않은 곳, 위험한 사람, 아닌 사람 혼재하는 법!

메데진에는 실제 마약왕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투어가 있습니다. 저도 <나르코스>의 배경인 산동네를 찾았어요. 메데진에선 빈곤층일수록 가파른 산에 형성된 코무나스 자치구에 삽니다. 정말 가파른 언덕마다 집들이 촘촘히 자리하고 있어요. 지형 특성상 시내로 내려오기 쉽지 않아 고립된 삶을 살며, 한때 마약조직의 통제 아래 있었다고 해요.

2004년에 메트로케이블이 설치되면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주민들은 쉽게 지상으로 출퇴근하고, 관광객은 쉽게 그 동네로 진입했죠. 사람들이 드나들기 쉽게 된 거여요! 그 덕에 메트로케이블이 정차하는 곳엔 범죄도 줄고 분위기도 쇄신됐어요. 그 메트로케이블을 꼭 타보시길! 관광 상품은 아니지만 구경 오는 사람이 많았어요. 같은 칸에 탄 콜롬비아 남자도 제게 기념사진을 찍어달라는 거 있죠.

메데진은 미술가 페르난도 보테르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광장에는 페르난도 보테르를 기리는 미술관과 조각상들이 있어요. 마약왕의 죽음을 묘사한 작품도 보이네요.

메데진 시내 구경을 한 다음엔 뭘할까요? 엘빠뇰을 봐야죠! 엘빠뇰은 위 사진처럼 거대한 바위산입니다. 꼭대기까지 740개의 계단을 올라가죠. 풍경이야 뭐, 기가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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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빠뇰은 메데진에서 버스로 2시간 걸립니다. 버스에서 전통모자를 쓴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이곳에선 전통 의상을 입은 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버스가 정류장에 설 때마다 행상도 많이 탑니다. 요즘엔 10대들이 버스에서 랩을 하고 팁을 받는 것이 유행이어요. “윤미래다!” 싶을 만큼 잘하는 친구도 있고 소음에 가까운 힙합꿈나무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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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검사도 당했어요. 콜롬비아에선 버스를 탈 때마다 경찰들이 마약 소지 검사를 해요. 괜히 찔려서 두근두근! 후에 콜롬비아 경찰 인터뷰를 보았어요. 마약왕이 활개치던 시절에 죽은 경찰 동료를 얘기하며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미드 <나르코스>의 예고편만 나와도 텔레비전을 끈다고요. 마약왕 때문에 메데인까지 찾아온 제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엘빠뇰에선 자동차 비슷하게 개조한 오토바이를 타고, 과타페로 넘어갈 수 있어요. 알록달록 색색의 집들이 모인 마을입니다. 사진 찍다가 하루가 다 가요. 참, 이곳은 생선구이가 유명하니 들러보세요. 생선 굽는 연기가 가장 많이 나는 식당이 맛집입니다. 하하. 맥주는 당연히 콜롬비아 산 ‘클럽콜롬비아’를 곁들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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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진을 비롯해 남미의 곳곳을 여행했는데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쿠바 등 중남미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모아 <불완전하게 완전해지다>란 책으로 내보았습니다. 쿠바에서 청혼 당하고, 아르헨티나에서 탱고를 배우고, 마추피추에서 죽을뻔하고, 칠레에서 여우를 만나고, 화산에서 썸 탄 일 등 소소하고 때로는 웃긴 일화들입니다. 꼭 책을 읽지 않으시더라도, 언젠가 남미로 떠나시길 바랍니다! 다른 세계로의 여행,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