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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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5T18:46:22+00:00 2017.12.25|

모델 한혜진과 <보그>의 합작으로 <나 혼자 산다>의 회원들이 모였다.

검은색벨벳보디수트는앤아더스토리즈(&OtherStories),배낭처럼어깨에멜수있는롱트렌치코트는준지(Juun.J),도트무늬펌프스는발렌시아가(Balenciaga)

검은색벨벳보디수트는앤아더스토리즈(&OtherStories),배낭처럼어깨에멜수있는롱트렌치코트는준지(Juun.J),도트무늬펌프스는발렌시아가(Balenciaga)

“올해가 끝나기 전에 회원들과 다 같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요.” 모델이자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회원(이 프로그램은 주요 출연진을 무지개 모임의 회원이라 칭한다)인 한혜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오랜 인연인 <보그>의 패션 기자들과 회동을 가지며 <나 혼자 산다>의 패션 화보를 적극 추진한 것. 방송에서도 모이기 힘들다는 여섯 명의 회원(전현무, 이시언, 한혜진, 기안84, 박나래, 헨리)이 논현동의 렌트 하우스에 모였다. 헨리가 반가워하며 말했다. “와, 떨어져 지낸 가족이 모인 것 같아요.” 헨리는 해외 활동으로 모임에 자주 참석하지 못한다. 헨리는 “전현무는 아빠, 박나래는 엄마, 기안84와 이시언은 삼촌, 한혜진은 약간 무서운 누나”라고 했다. <보그> 역시 각자에게 캐릭터(혜진과 나래는 어릴 적 친구, 전현무는 야심 많은 뱅커 등)를 설정해 촬영했다.

<나 혼자 산다>는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상위권인 데다, 2018년 달력을 제작 판매해 불우 이웃 돕기에 나서고 있다. <무한도전>이 그렇듯이 출연진이 등장하는 달력 제작은 그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자축 파티다. 왜 <나 혼자 산다>가 인기일까. 한혜진이 책임을 무릅쓰고 패션 화보 촬영 경험이 없는 회원들을 추천하고, 도도한 <보그> 편집부조차 이 모험을 감행할 정도로.

 레오퍼드 패턴 재킷과 구두는 톰 포드(Tom Ford), 화이트 셔츠와 팬츠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오른손 검지와 중지, 약지, 왼손 검지에 낀 반지는 락킹에이지(Rocking Ag),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낀 반지는 H.R 주얼리(H.R Jewelry), 왼손 중지와 약지에 낀 반지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레오퍼드 패턴 재킷과 구두는 톰 포드(Tom Ford), 화이트 셔츠와 팬츠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오른손 검지와 중지, 약지, 왼손 검지에 낀 반지는 락킹에이지(Rocking Ag), 오른손 새끼손가락에 낀 반지는 H.R 주얼리(H.R Jewelry), 왼손 중지와 약지에 낀 반지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나 혼자 산다>가 처음 출범한 2013년, PD들에게 예능 트렌드를 물은적 있다. 공통된 대답은 이랬다. “앞으로는 리얼리티 중에서도 더 집약적인 그룹, 특히 1인 가구를 겨냥한 프로그램이 인기일 겁니다.” 당시 사회경제는 1인 가구를 향해가고 있었다. 소규모 상품이 쏟아졌고, 미디어는 그들의 외로움이나 난처함(식당에서 혼밥 하는 난이도 기사)을 자주 다뤘다. <나 혼자 산다>가 4주년을 맞으며 장수하는 동안 1인 가구 트렌드는 더 강해지고, 스타일도 바뀌었다. 이젠 ‘1인 체제’라는 말도 나온다. 자발적으로 그 형태를 선택하고 만족도도 높은 1인 가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수적으로도 다른 가구를 앞지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에는 부부+자녀 가구가 3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나 2019년에는 1인 가구가 가장 흔한 가족 형태다. 바로 1~2년 후다. 2045년에는 1인 가구가 36.3%까지 증가한다. 연령대도 젊어진다. 2015년만 해도 1인 가구 중 52.8%가 40대 이하다. 지금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회원들의 연령대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흐름에 가장 잘 편승한 프로그램이다.

‘사랑이 아니었다면, 사랑과 비슷했던 것 같아.’ 헨리가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빨간색 반팔 집업 셔츠는 프라다(Prada), 레터링과 스터드 장식 가죽 재킷은 쟈딕앤볼테르(Zadig&Voltaire). 한혜진이 입은 플라워 프린트와 크리스털 스터드 장식 오버사이즈 블루종은 미우미우(Miu Miu), 검은색 모자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식탁 위에 놓인 분홍색 맥주병은 호가든 로제(Hoegaarden Rosée), 흰색 접시는 달리아 원형 접시와 프리앙디즈 원형 접시(@spoonsense)

                                                                            ‘사랑이 아니었다면, 사랑과 비슷했던 것 같아.’                                                                                                                         헨리가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빨간색 반팔 집업 셔츠는 프라다(Prada), 레터링과 스터드 장식 가죽 재킷은 쟈딕앤볼테르(Zadig&Voltaire). 한혜진이 입은 플라워 프린트와 크리스털 스터드 장식 오버사이즈 블루종은 미우미우(Miu Miu), 검은색 모자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식탁 위에 놓인 분홍색 맥주병은 호가든 로제(Hoegaarden Rosée), 흰색 접시는 달리아 원형 접시와 프리앙디즈 원형 접시(@spoonsense)

 

<나 혼자 산다> 초창기에는 60대(원년 멤버 김용건)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혼자남’이 등장했다. 황석정, 이국주 같은 출연진의 인기로 여성들의 다양한 싱글 라이프가 늘어나고, 연예인뿐 아니라 연예인의 친구, 스포츠 선수, 만화가, 모델 등 다양한 세대와 형태로 확장되면서 호평도 받았다. 지금은프로그램 화제성을 쥔 20~30대 1인 가구에 맞춰 비슷한 나이대의 출연진이 주를 이룬다.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위한 제작진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Best Friend Forever(절친이여, 영원하라)!’ 박나래가 입은 분홍색 레이스 자수 드레스, 신발은 니나 리치(Nina Ricci), 양쪽 팔찌는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한혜진이 입은 파란색 레이스 드레스, 양말은 버버리(Burberry), 분홍색 스트랩 샌들은 발렌티노(Valentino), 머리의 크리스털 장식은 미우미우(Miu Miu). 둘이 들고 있는 보드카는 알리제(Alizé@Indulge).

‘Best Friend Forever(절친이여, 영원하라)!’
박나래가 입은 분홍색 레이스 자수 드레스, 신발은 니나 리치(Nina Ricci), 양쪽 팔찌는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한혜진이 입은 파란색 레이스 드레스, 양말은 버버리(Burberry), 분홍색 스트랩 샌들은 발렌티노(Valentino), 머리의 크리스털 장식은 미우미우(Miu Miu). 둘이 들고 있는 보드카는 알리제(Alizé@Indulge).

무지개 회원들이 생각하는 <나 혼자 산다>의 인기 포인트는 조금씩 달랐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을 떠나, 본가가 있는 캐나다를 비롯한 아시아를 순회하는 아이돌 헨리는 ‘외로움’을 짚는다. “저나 제 주변 사람들 모두 혼자 살아요. 다들 외로워해요. 특히 저는 가족을 생각하면 진짜 외로워져요. 오늘처럼 다 같이 모이면 좀 나아요. 시청자들도 TV에서 함께 어울리는 우릴 보면 조금 덜 외롭지 않을까요?” 박나래는 아플 때마다 119를 누를지 말지 망설일 만큼 외롭다고 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잖아요. 우리를 보며 저 모임에 끼고 싶다, 저런 친구 사귀었음 좋겠다란 생각을 많이 하세요.” KB경영연구소의 ‘2017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서도 1인 가구의 가장 큰 우려는 ‘외로움 등 심리적인 요소’다. 물론 연구가 필요 없는 주제지만. 하지만 <나 혼자 산다>를 보며 외로움을 달랜다니 너무 단순하다. 둘이 살든, 열이 살든 누구나 외롭다. 게다가 요즘 젊은 1인 가구는 이전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다. 앞서 얘기한 1인 체제란 단어가 나온 이유다. 1인 가구가 된 동기 1순위는 학교 및 직장 때문이나 2순위는 혼자 사는 것이 편해서다. 두 명 중 한명은 혼자 하는 식사, 쇼핑, 운동에 익숙하며,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에 크게 만족했다. 즉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고 있으며, 향후 혼자 살 의향도 높다.(2017 KB경영연구소 보고서) 박나래도 싱글 라이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외로울 때도 있지만 남들 눈치 안 보고, 놀고 싶을 때 노는 지금의 삶이 좋아요”라 했고, 요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기안84는 “앞으로 가족이 늘어날지 여부는 염두에 두지 않고 집을 보러 다닌다”고 했다.

 초록색 셔츠, 와펜이 달린 스니커즈는 구찌(Gucci), 알파벳과 꽃으로 자수 처리한 데님 재킷과 팬츠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크리스털 링 귀고리는 미우미우, 여러 개를 레이어드한 실버 목걸이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키보드는 롤랜드(Roland@Cosmos Music).

초록색 셔츠, 와펜이 달린 스니커즈는 구찌(Gucci), 알파벳과 꽃으로 자수 처리한 데님 재킷과 팬츠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크리스털 링 귀고리는 미우미우, 여러 개를 레이어드한 실버 목걸이는 크롬하츠(Chrome Hearts). 키보드는 롤랜드(Roland@Cosmos Music).

<나 혼자 산다>는 외로움의 위로도 조금은 있겠지만, 일상생활 속 ‘공감과 판타지의 셰이크’를 즐기려는 시청자층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혜진은 “자신과 다르지 않은 인간적인 모습에 공감해주세요. 어떨 땐 한없이 외로워하고 ‘오타쿠’처럼 방에 박혀 있기도 하고요”라고 말했지만, 우린 그것이 100% 진짜가 아님을 안다. 힘들어 보이는 장면에도 약간의 판타지가 가해짐을(예능이니까!). 우린 충분히 용인하고, 공감 위에 덧댄 판타지를 즐기고자 한다. 예를 들어 1인 가구의 거주 주택은 5~10평대의 원룸과 빌라, 다세대 연립주 택이 절반을 넘는다.(2017 KB경영연구소 보고서) 육중완은 옥탑방과 마포 망원시장을 돌아다녔지만 대부분 고급 인테리어의 아파트 혹은 펜트하우스다. 그들이 소비한 많은 물건은 “출연자들 캐릭터는 소비 패턴과 직결된다”는 비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달콤한 볼거리다. 리빙 잡지에서 ‘<나 혼자 산다>처럼 집 제대로 꾸며보기’를 본 적도 있다. 헨리가 직접 인테리어 한 쿨한 집처럼. “방송에 나온 제 집을 보고 인테리어 문의를 많이 해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져주니까 좋더라고요. 공간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바람은 누구나 있잖아요.”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이상함에 동참할 수 있는 당신!’ 한혜진이 입은 베이지색 원피스는 오프화이트(Off-White), 보라색 블루종은 구찌(Gucci). 기안84가 입은 털 장식 데님 재킷은 리바이스(Levi’s), 회색 로고 티셔츠는 MSGM. 박나래가 입은 트레이닝 원피스는 발렌티노(Valentino).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이상함에 동참할 수 있는 당신!’
한혜진이 입은 베이지색 원피스는 오프화이트(Off-White), 보라색 블루종은 구찌(Gucci). 기안84가 입은 털 장식 데님 재킷은 리바이스(Levi’s),
회색 로고 티셔츠는 MSGM. 박나래가 입은 트레이닝 원피스는 발렌티노(Valentino).

개인적으로 배구 선수 김연경 편처럼 다른 직업 세계를 알게 될 때 흥미롭다. 한혜진의 인기도 다소 먼 패션계를 모니터에 가까이 데려왔기 때문 아닐까. “직업인으로서의 저를 많이 보여드리려고 해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은 분이 패션모델에 대해 알게 되셨고, 허물없이 느끼시는 거 같아요. 이전엔 20~30대만 저를 알았다면 이젠 연령층이 넓어졌죠. 어린 친구들은 제가 코미디언인 줄 알지만요.”(웃음) 기안84 역시 냉동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며 마감에 허덕이는 ‘만화가의 전형’이 실제로도 존재함을 확인시켜줬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의외로 높다. “그림 그리는 똑같은 일상에 환기를 주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만화만 그리던 제게 두 번째 인생이 온 거 같아요.”

분홍색 시퀸 드레스, 크리스털 목걸이는 미우미우(Miu Miu), 검정 브라는 에어리(Aerie).

분홍색 시퀸 드레스, 크리스털 목걸이는 미우미우(Miu Miu), 검정 브라는 에어리(Aerie).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의 원년 멤버로 4주년을 맞는 감회가 있다. “처음엔 지금의 헨리나 기안처럼 형님들을 모시는 처지였어요. 이젠 4년이 지나 맏형 소리를 듣네요. 인생무상(웃음)이면서 책임감도 생겨요.” 그는 회원들에게 “형, 제발 평소랑 다르게 방송하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그만큼 자기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고. “요즘 시청자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해요. 설정하면 외면당하죠. 주변에 있을 법한, 나쁘게 얘기하면 모자라 보이는 언니 오빠들이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니 좋아하세요.” 그가 뽑은 <나 혼자 산다>의 인기 급등 사건은 회원들의 제주도 MT다. “어렵게 시간 맞춘 만큼 그때부터 ‘케미 좋다’란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는 매달 함께 떠나는 방송을 찍고 싶어요.”

한혜진이 입은 풍성한 폭스 코트는 오프화이트(Off-White), 도트 무늬 미니 드레스, 네이비색 레깅스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크리스털 장식 헤어밴드는 미우미우(Miu Miu). 전현무가 입은 롱 가운과 검은색 슬리브리스는 김서룡(Kimseoryong), 흰색 바지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비즈 로퍼는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전현무가 손에 들고 있는 술은 멈 꼬르동 루즈(@pernod ricard korea).

한혜진이 입은 풍성한 폭스 코트는 오프화이트(Off-White), 도트 무늬 미니 드레스, 네이비색 레깅스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크리스털 장식 헤어밴드는 미우미우(Miu Miu). 전현무가 입은 롱 가운과 검은색 슬리브리스는 김서룡(Kimseoryong), 흰색 바지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비즈 로퍼는 쥬세페 자노티(Giuseppe Zanotti). 전현무가 손에 들고 있는 술은 멈 꼬르동 루즈(@pernod ricard korea).

회원들의 단체 카톡도 있다. 열애설과 결별설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오간다(가장 많이 카톡을 하는 회원은 이시언이다). 다소 격한 농담도 한다. 촬영일에 발렌티노의 트레이닝 원피스를 입은 박나래는 “전직 레슬링 선수”로 불렸고, 헤어 익스텐션한 기안84는 머리 기른 궁예가 되었다(기안84는 <태조 왕건>의 팬이었는데 요즘엔 <용의 눈물>을 재시청 중 이다). 이들은 사석에서는 스케줄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그래도 모임을 꽤 갖는 편이다. 이시언과 기안84의 술자리가 가장 잦다. 처음부터 친하진 않았다. 기안84는 <툰드라쇼>라는 방송에서 이시언을 처음 봤을 때 군대 고참 같았다고. “처음 봤는데 저한테 만화 늦게 올린다고 뭐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술친구이자 많이 편한 형이에요.”

 타탄 체크 재킷과 팬츠, 셔츠는 발리(Bally), 목에 두른 분홍색 니트는 사카이(Sacai), 깅엄 체크 슬립온은 MSGM.

타탄 체크 재킷과 팬츠, 셔츠는 발리(Bally), 목에 두른 분홍색 니트는 사카이(Sacai), 깅엄 체크 슬립온은 MSGM.

기안84와 이시언, 헨리는 ‘세 얼간이’로 묶인다. 박나래는 ‘나래 바의 주인’에서 ‘국민 썸녀(기안84와 후배인 김충재 사이에서 썸을 타는 설정. 박나래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라고 했다)’이며, 한혜진은 ‘달심’, 전현무는 ‘패션 테러리스트’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이나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고, 오히려 안심할 일이다. 얼마나 많은 방송인이 캐릭터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가. 전현무는 이들 캐릭터도 설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주장한다. “제주도에서 하도 어이없는 짓을 하길래 한마디 던진 게 ‘얼간이’ 캐릭터가 됐어요.” 연예인이란 직업과 가장 거리가 먼 기안84에게 얼간이란 캐릭터가 속상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무표정하게 답했다(무표정이 매력이긴 하다). “만화 그리려면 얼마나 똑똑해야 하는지 아시죠? 물론 제가 공부를 잘하진 못했기에 부정은 못하겠지만, 신경 안 쓰기로 했어요. 이젠 그런 캐릭터가 생겨서 고맙기까지 하네요.”

소매에 장갑을 덧댄 로프 장식 회색 점퍼는 몽클레르(Moncler), 패턴 셔츠는 프라다, 파란색 트레이닝 팬츠는 MSGM, 스터드 하이톱 슈즈는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소매에 장갑을 덧댄 로프 장식 회색 점퍼는 몽클레르(Moncler), 패턴 셔츠는 프라다, 파란색 트레이닝 팬츠는 MSGM, 스터드 하이톱 슈즈는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세 얼간이의 맏형인 이시언도 비슷한 말을 한다. “음악하는 헨리, 만화 그리는 기안84 모두 천재예요. 저는 예능이 서툴러서 말을 잘 못하다 보니 그런 별명이 붙었네요.” 이들은 캐릭터 설정뿐 아니라 각종 미션을 수행하며 <나 혼자 산다>를 꾸려나간다. <보그> 화보 촬영이 끝나고도 송년회 미션을 녹화하기 위해 급히 자리를 떴다. 한혜진은 “밤 12시 전에 녹화가끝나면 빠른 거죠. 그만큼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젠 1인 가구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엿보는 ‘관찰 예능’은 게스트 회원들이 맡고, 기존 회원들은 이렇게 미션을 수행하고, 관계 설정을 하면서 콩트 혹은 토크쇼를 보여준다. 박나래의 썸은 콩트 보는 재미를, 이시언은 비와 식당에서 대화를 하면서 ‘스타의 일상’을 끌어낸다. 오랜 기간 방영된 <나 혼자 산다>의 현명한 변화다.

‘서두르지 마. 언젠가 좋은 남자가 나타날 거야.’ ‘남자랑 신발 중에? 신발이 낫죠. 적어도 오래가니까요.’ 이시언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울 팬츠, 트렌치 코트, 흰색 운동화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목에 두른 회색 니트는 프라다(Prada). 한혜진이 입은 핫 핑크 재킷과 플리츠 스커트, 진주 장식 샌들은 펜디(Fendi).

‘서두르지 마. 언젠가 좋은 남자가 나타날 거야.’ ‘남자랑 신발 중에? 신발이 낫죠. 적어도 오래가니까요.’
이시언이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와 울 팬츠, 트렌치 코트, 흰색 운동화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목에 두른 회색 니트는 프라다(Prada). 한혜진이 입은 핫 핑크 재킷과 플리츠 스커트, 진주 장식 샌들은 펜디(Fendi).

이시언은 <나 혼자 산다> 캐스팅 전에 수차례 사전 미팅을 거쳤다. 그는 꼭 자신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배우에게 리얼리티는 쉽지 않다. “카메라 달아놓고 있는 그대로 하면 될 줄 알았어요. 생각이 짧았죠.(웃음) 집에서 가만히 잠만 자는 스타일이어도, 진짜 잠만 잘 순 없잖아요.” <보그> 의 화보 촬영일에도 <나 혼자 산다> 제작 팀이 찾아왔다. 240평 규모의 렌트 하우스는 사람들로 꽉 찼다. 회원마다 두세 대의 카메라가 늘 따라다녔고, 작가들, 피디 등 방송 스태프만 40~50명이었다. 이시언이 카메라 감독에게 말했다. “설마 화장실 가는 것까지 찍진 않으시죠?” 박나래는 역시 예능인이다. “나래 바에서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 나올 때 말곤 걱정되거나 불편한 점 없어요.” 헨리도 어느 정도 적응한 듯 보였다. “군인, 결혼, 연애 안 해본 리얼리티가 없어요. 이건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니 뭐가 힘든가요?” 한혜진은 때론 걱정이 된다. “사람들 사는 방식이 다 다르잖아요. 때론 자신과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왜 저러지?’라고 의문을 제기해요. 물론 공감된다며 응원도 해주고요. 양날의 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하지만 대중성과 친구를 얻었다는 점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에 만족해요.”

‘신부 혹은 신랑? 누가 누굴까요?’ 이시언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양말은 버버리(Burberry), 구두는 디올(Dior), 흰색 셔츠와 나비넥타이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기안84가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재킷은 YCH, 팬츠는 바톤 권오수, 흰색 운동화는 지방시(Givenchy). 박나래가 입은 풍성한 튤 장식 드레스는 블라인드니스(Blindness), 니트 카디건은 구찌(Gucci), 깃털 머리띠는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전현무가 입은 반짝이는 시퀸 소재 재킷은 김서룡(Kimseoryong), 화이트 셔츠와 나비넥타이, 팬츠는 바톤 권오수. 한혜진이 입은 흰색 스팽글 장식 원피스와 쇼츠는 샤넬(Chanel), 흰색 퍼 장식 뮬은 지방시, 베일 장식 헤드피스는 더퀸라운지. 헨리가 입은 흰색 셔츠, 턱시도 재킷과 가죽 팬츠, 금색 나비넥타이는 발리(Bally), 흰색 운동화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왼쪽 의자에 놓인 술은 멈 꼬르동 루즈(@pernod ricard korea).

‘신부 혹은 신랑? 누가 누굴까요?’ 이시언이 입은 재킷과 베스트, 팬츠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양말은 버버리(Burberry), 구두는 디올(Dior),
흰색 셔츠와 나비넥타이는 바톤 권오수(Baton Kwonohsoo). 기안84가 입은 스트라이프 셔츠, 재킷은 YCH, 팬츠는 바톤 권오수, 흰색 운동화는 지방시(Givenchy). 박나래가 입은 풍성한 튤 장식 드레스는 블라인드니스(Blindness), 니트 카디건은 구찌(Gucci), 깃털 머리띠는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전현무가 입은 반짝이는 시퀸 소재 재킷은 김서룡(Kimseoryong), 화이트 셔츠와 나비넥타이, 팬츠는 바톤 권오수. 한혜진이 입은 흰색 스팽글 장식 원피스와 쇼츠는 샤넬(Chanel), 흰색 퍼 장식 뮬은 지방시, 베일 장식 헤드피스는 더퀸라운지. 헨리가 입은 흰색 셔츠, 턱시도 재킷과 가죽 팬츠, 금색 나비넥타이는 발리(Bally), 흰색 운동화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왼쪽 의자에 놓인 술은 멈 꼬르동 루즈(@pernod ricard korea).

 

이 ‘친구’들의 관계를 두고 이시언은 이렇게 평한다. “무지개 회원들은 안 맞는 듯 잘 맞고, 서로를 막 대하지도 예의를 지키지도 않고, 서로 막 좋아하지 않지만 싫어하지도 않아요. 희한한 조합이죠. 그래서 좋아요.” 박나래는 이렇게 얘기한다. “때론 나 혼자지만 때론 나 혼자 살지 않는 느낌이에요.” 죽고 못 살거나 소중하단 표현보다 훨씬 멋지지 않은가. 앞으로 더욱 자기 주도적 삶을 추구할 거라는 세상의 ‘혼자’들에게 적절한 관계 설정 아닐까. 인기 미드 <모던 패밀리>가 있다. 게이 부부, 딸만큼 젊은 엄마 등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등장한다. 그래서 제목도 ‘모던’한 패밀리. 그럼에도 이들은 혈연과 호적으로 뭉친 전통적 가족 범주에 있다. <나 혼자 산다>는 가족은 아니지만 각자의 섬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주고받는 새로운 ‘모던 패밀리’다. 그러고 보면 <나 혼자 산다>는 또 한번 시류를 탈 줄 안다. 제발 ‘가족 같은 관계’ 설정으로는 가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