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트렌드

반짝이던 케이트 모스의 어린 시절

2022.08.12

by 홍국화

    반짝이던 케이트 모스의 어린 시절

    1월 16일은 패션 아이콘 ‘케이트 모스’의 45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패션 피플들은 모두 그녀가 반짝이던 전성기,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을 추억하면서 앞다투어 인스타그램에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답니다.  당대를 돌아보면 여전히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아직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개성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니까요!


    신장 167cm, 비쩍 마른 몸, 사시인 눈과 툭 튀어나온 광대뼈 위 주근깨, 안짱다리라는 조건을 모델 에이전시에 문의하면 캐스팅이 될까요? 아마 ‘미안하지만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들을 겁니다.

    https://www.instagram.com/p/BeBPNe3nVGN/?taken-by=voguerunway

    하지만 이 조건이 모두 1990년대와 2000년대를 휩쓴 세기의 모델, ‘케이트 모스’의 것이라면요? 1988년, 가족들과 바하마에서 휴가를 보내고 뉴욕 공항에 잠시 들렀던 케이트 모스는 스톰 모델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인 사라 듀카스의 눈에 띕니다. 그 당시엔 신디 크로포드와 같이 큰 키와 풍만한 체형을 가진 모델의 전성시대였는데, ‘신장 167cm, 비쩍 마른 몸, 사시인 눈과 툭 튀어나온 광대뼈 위 주근깨, 안짱다리’를 가진 케이트 모스의 카리스마는 듀카스를 매혹했죠.

    https://www.instagram.com/p/BeAhU6MhU1M/?taken-by=katemossagency

    pagecvx

    뉴욕 공항에서 캐스팅되기 전까지만 해도 런던 남부 크로이든의 애디스콤이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시골 소녀가 뉴욕으로 건너가 패션 신을 달구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던 거죠.

    그때 케이트 모스의 나이는 겨우 열네 살. 곧바로 모델 일을 시작하며 ‘캘빈 클라인’의 심벌이 됩니다. ‘글래머러스’한 모델의 시대였음에도 비쩍 마른 케이트가 입은 캘빈 클라인의 속옷과 향수, 청바지의 매출은 수직 상승하죠.

    마치 1960년대 트위기처럼 비쩍 마르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지닌 케이트 모스의 캘빈 클라인 광고는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b355f3692833b7a47b836e3b8ccac2643241fd7a-1992-7-680x900

    상의를 전부 탈의한 채 청바지만 입은 캘빈 클라인 청바지 광고.

    kate-moss-calvin-klein-kate-moss-722314826

    Kate-Moss-Calvin-Klein-Underwear-1993

    비쩍 마른 몸을 거의 다 가린 캘빈 클라인 속옷 광고.

    c369511a8468370a53e75ba787d37c1d

    큰 가슴과 잘록한 허리, 큰 엉덩이를 부각시키던 광고의 분위기는 케이트 모스가 등장한 후 전부 바뀌기 시작합니다. 잡지 화보와 광고, 런웨이에서까지 비쩍 마른 모델이 대세가 되기 시작하죠.

    kate-moss-calvin-klein-obsession-men

    남자 친구였던 사진가 마리오 소렌티가 촬영한 캘빈 클라인의 향수, 옵세션. 이 광고로 케이트 모스는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2017년, 이때 찍은 광고 비주얼이 다시 사용되기도 했죠!

    https://www.instagram.com/p/BVo_6EqlDBW/?taken-by=katemossagency

    https://www.instagram.com/p/BVpBhkhFPyB/?taken-by=katemossagency

    9f5df15de425321b9e792840c336120b--ck-jeans-calvin-klein-ads

    광고 속 카리스마 넘치는 마스크와 달리, 영상을 보세요! 수줍고 앳된 20대 초반의 케이트 모스.

    Kate Moss back stage Dolce Gabbana show in Milan, Italy. Pictured: Kate Moss Ref: SPL665087 010396 Picture by: Splash News Splash News and Pictures Los Angeles:310-821-2666 New York:212-619-2666 London:870-934-2666 photodesk@splashnews.com

    “예쁘지도 않고, 비쩍 말라 영양실조, 거식증 환자인 게 분명하다”며  미디어의 조롱과 뭇매를 맞아야 했던 케이트 모스. “난 모든 걸 비난당해야만 하죠”라며 늘 꿋꿋하게 이겨냈습니다. 오히려 이런 명언을 남기죠.

    “날씬한 것보다 좋은 취향은 없죠.”

    aa

    찬사와 함께 비난이 쏟아지던 그녀에게 힘이 되었던 건 배우 조니 뎁. 두 사람은 1998년까지 세기의 커플로 타블로이드지를 연일 장식합니다. 스무 살이던 모스에게 다른 남자 친구들과 달리 조니 뎁은 진정한 첫사랑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나를 신경 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하지만 조니 뎁은 늘 신경 쓰고 챙겨줬어요. 조니 뎁은 내게 첫사랑이었죠.”

    하지만 위노나 라이더의 문신도 지우지 않고, 늘 케이트 모스의 속을 썩여 자주 울었던 모스의 ‘을’의 연애. 파티에 미쳐 있던 모스를 이해하지 못한 조니 뎁과 헤어진 후, 모스는 그를 처음 만날 때 입은 옷을 8년간 침대에 깔고 잤다고 합니다.

    1996년, 스텔라 테넌트, 앰버 발레타, 캐롤린 머피 등 쟁쟁한 슈퍼모델을 제친 후 ‘올해의 모델상’을 거머쥡니다.

    ddd6

    시상식에서 입었던 와인색 슬립 드레스는 지금까지 그녀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회자되는 아이템. 케이트 모스는 파티에 갈 때마다 슬립 드레스를 골라 입기로 유명했는데요,

    https://www.instagram.com/p/BQf7pkeAobt/?taken-by=katemossagency

    pagev-vert

    거의 모든 슬립 드레스를 브래지어 없이 깡마른 몸에 툭 걸치는 미니멀한 스타일은 90년대 유행을 휩쓸었죠. 슬립 드레스 위에 걸친 가죽 재킷이 히트를 치는 바람에 릭 오웬스가 사업 규모를 늘릴 정도였죠.

    page80

    그뿐이 아닙니다.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도 담배를 물곤 하던 그녀의 퇴폐적인 매력은 ‘헤로인 시크’라는 유행어도 탄생시켰죠.

    Kate Moss and Sadie Frost watch Pete Doherty and Babyshambles at the Glastonbury Festival. Pictured: Kate Moss and Pete Doherty Ref: SPL837782 220607 Picture by: Deano / Splash News Splash News and Pictures Los Angeles:310-821-2666 New York:212-619-2666 London:870-934-2666 photodesk@splashnews.com

    물론 이 ‘담배’ 때문에 케이트 모스의 커리어가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2005년부터 2년간 사귄 록 밴드 뮤지션, 피트 도허티의 영향인지

    img_8482

    매일 담배와 술에 취해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됩니다(방탕하게 파티를 즐기는 것 때문에 그토록 사랑하는 조니 뎁이 헤어지자고 했음에도 여전했죠) . 조니 뎁을 잊지 못하고 엉망으로 살았다는 소문도 있습니다만 그러다 결국,

    page9999

    2005년 9월, 마약에 손을 대는 모습이 포착되어 샤넬, 버버리, H&M 등 글로벌 광고 계약을 파기당하며 대중의 비난을 삽니다. 평소 달걀 모양의 보석 상자 안에 마약을 숨겨서 가지고 다녔다고 하는군요.

    00570m

    기다렸다는 듯 모든 미디어가 모스의 코카인 스캔들을 물어뜯는 동안,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2005년 9월, 자신의 2006 S/S 컬렉션 피날레에 ‘WE LOVE YOU KATE’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타나 그녀를 지지합니다.

    피날레 티셔츠가 끝이 아닙니다. 곧바로 다음 시즌, 자신의 쇼에 홀로그램으로 케이트 모스를 등장시켜 지지합니다. 정말 뜨거운 의리와 우정이죠? 단연, 역사상 최고의 쇼 퍼포먼스로 기록됩니다.

    00670fullscreen

    2005년, 자신의 마약 스캔들을 쏘아붙인 미디어를 조롱하듯 2011년 3월 9일, 파리에서 열린 루이 비통 런웨이에서 담배를 태우며 등장합니다. 이날은 유럽 전역에 공표된 ‘금연의 날’로 사실상 흡연이 금지된 런웨이에서 금기를 어기며 ‘노 스모킹 데이’를 조롱한 것.

    과연 (과거의 행적이 자자한) 케이트 모스가 아니면 이 퍼포먼스가 멋지게 느껴졌을까요?

    모델 생활은 은퇴했지만, 에이전시를 만들어 후배를 양성하고 패션 디자이너로서 패션 사업가로 변신한 케이트 모스.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의 건재를 지켜보는 건 꽤 든든한 일이죠!

    https://www.instagram.com/p/BKiB9zjg5Fl/?taken-by=katemossagency

    어느새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케이트 모스’만 한 걸출한 모델은 나오지 않는군요!

      에디터
      홍국화
      포토그래퍼
      Splash News,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 Video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