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ware of tester

Beauty

beware of tester

2018-02-01T09:47:05+00:00 2018.02.01|

헤르페스, 황색 & 표피 포도상구균, 편평 사마귀, 결막염. 이런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성 질병의 원인이 어제 바른 테스터 제품 이라면? 현명한 쇼핑을 위한 친절하고 친밀한 배려, 화장품 공유의 위험성.

왼쪽 모델의 타이거 패턴 재킷은 프라다(Prada), 골드 후프 이어링은 루이 비통(Louis Vuitton), 목걸이는 샤넬(Chanel). 오른쪽 모델의 흰색 셔츠 드레스는 프라다, 드롭 이어링은 빈티지헐리우드(Vintage Hollywood), 골드 반지는 루이 비통.

왼쪽 모델의 타이거 패턴 재킷은 프라다(Prada), 골드 후프
이어링은 루이 비통(Louis Vuitton), 목걸이는 샤넬(Chanel).
오른쪽 모델의 흰색 셔츠 드레스는 프라다, 드롭 이어링은 빈티지헐리우드(Vintage Hollywood), 골드 반지는 루이 비통.

“와, 여기 완전 신세계군요. 저 초롱초롱한 눈빛들 좀 보세요.” 지난 금요일 밤, 촬영차 강남역 대로변에 위치한 한국 최대 규모의 뷰티 셀렉트 숍 ‘시코르’에 도착한 사진가가 내뱉은 첫마디다. 이제껏 백화점에서만 접할 수 있던 해외 유명 색조 브랜드를 마음껏 발라볼 수 있는 1층 메이크업 존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온라인상에서 입소문 난 제품,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던 인디 브랜드, 이제 막 출시한 따끈따끈한 신상 등을 살피고 또 바르다 보면 한두 시간쯤은 훌쩍 지나 있다. 층마다 섹션별로 직원이 상주하지만 구매를 부추기는 상술이나 백화점 매장 특유의 밀착 마크는 없다. 이처럼 직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이 늘면서 뷰티 매장은 여자들을 위한 ‘놀이터’가 됐다.

아름다운 피부 표현을 위한 베이스부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알록달록한 색조까지 저마다 속살을 훤히 드러낸 채 줄지어 나열된 테스터 제품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대체 몇 명의 손을 거친 걸까?’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불쾌감은 커진다. 꾸덕꾸덕하게 말라 있는 립글로스 입구와 보기 싫게 뭉개진 립스틱, 시커멓게 변한 메이크업 브러시와 스펀지를 보고 있노라면 테스트는커녕 눈살이 찌푸려진다.

최근 영국 애스턴대 의생명과학과 교수 암린 바시르가 테스터 사용의 위험성을 우려했다. “우린 낯선 사람과 칫솔은 함께 쓰지 않으면서 테스터 제품에 대해선 관대해요. 아무런 거리낌 없죠.” 화장품 공유는 곧 친밀함의 대표적 행위인 우리 여자들이 들으면 뜨끔할 소리다. 린클리닉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수경 원장은 “무심코 사용한 테스터 제품이 초래하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한다. “매장에 진열된 테스터 제품은 이미 수십에서 수백 명의 손을 거친 것들입니다. 이들 중엔 결막염이나 각종 포진 등 질병이 있거나 잠재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고 이러한 질병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옮길 수 있죠.” 연약한 눈가와 입가에 바르는 립 & 아이 제품에 비해 사용 시 비교적 죄책감이 덜한 페이스 파우더나 쿠션, 블러셔도 문제다. “주기적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접촉성 피부염이나 여드름, 뾰루지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아무리 매장에서 깨끗하게 관리한다 하더라도 화장품 특성상 위생적으로 완벽하게 관리될 수는 없는 부분이죠.” 만약 피부에 상처가 있다거나 아토피 환자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피부는 기본적으로 보호 기능이 있어서 정상 피부에 미생물을 발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존하지 못하고 사멸하게 됩니다. 하지만 피부에 상처가 있거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면 피부 장벽이 무너진 상태라 여러 가지 감염의 가능성에 노출된 셈이니 더 주의해야 하죠. 또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정상적으로 피부에 살고 있는 상재균이 기회감염균으로 작용하여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에 테스터 제품이나 화장품 공유를 절대적으로 피해야 해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전문의 유화정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테스터 제품 옆엔 클렌징을 위한 리무버 제품이 갖춰져 있다. 그야말로 ‘테스트’ 차원에서 잠깐 발랐다 지워내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예스’. 유 교수는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케이스가 많아 지워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바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라고 조언한다.

직접 입어보지 않고 옷을 사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행위는 없듯 화장품도 마찬가지. 내 피부에 맞는 제품을 찾으려면 테스트는 필수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무분별한 테스터 사용이 아닌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부위별 맞춤 처방으로! 먼저 마스카라나 아이라이너처럼 눈 부위에 사용하는 제품은 가급적 테스터 사용을 권하지 않으나 그래도 해야겠다면 손등을 이용하자. 립글로스, 립밤, 립스틱 등 립 제품은 일회용 알코올 솜으로 표면을 닦아낸 뒤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쿠션 콤팩트나 파우더 팩트는 내장 퍼프를 통한 감염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일회용 스펀지를 이용해 턱선 부위에 소량 묻혀 테스트하고 스킨케어 제품은 직원을 통해 따로 샘플을 요청하거나 손등에 바르길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내용물을 손으로 찍어 바르는 자(Jar) 타입 제품보다는 펌프 용기에 들어 있는 제품이 그나마 위생적이니 참고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