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Trend Zone

2018.03.08

by VOGUE

    Trend Zone

    유행의 요람, 백스테이지 구심점에 선 메이크업 마스터 린 데스노이어. 맥 아티스트 크루와 그녀가 포착한 2018 S/S컬러 키워드 4.

    6개월 전 백스테이지에서 선포해 크리에이터들이 경신하다 당신의 얼굴에서 개인화하는 것. 메이크업과 트렌드가 세상을 순회하는 일반적 수순이다. “하지만 이것도 옛날 얘기예요. 아티스트가 메이크업 트렌드를 제시하고 그것을 맹목적으로 따르던 시대가 가고 있으니까요.” 4대 컬렉션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책임지고 있는 맥의 글로벌 시니어 아티스트 디렉터 린 데스노이어(Lyne Desnoyers)의 대답은 솔직하고 신선했다. 지금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은 일상과 현실을 반영한 결과물인 동시에 새로운 영감의 시작. 특별한 메이크업의 표본을 ‘하사’하기보다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무드를 탐구하고 있다는 그녀의 설명은 지금 뷰티 춘추전국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맥의 트렌드 마스터들은 불규칙하고 산발적으로 밀려드는 파도에 맞서기보단 그 엇박의 리듬에 몸을 실은 채 서핑을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GLIMMER 필터 없이도 자체 발광, ‘키라키라’! 피부, 눈가, 입술 등 온 얼굴로 광채가 쏟아진다. 다소 과하진 않겠냐고? 글리터의 속성 중 하나가 바로 동세의 투명함. 청명하게 메이크업할 수 있다면 마치 물 표면으로 부서지는 빛과 같은 생동감만 취할 수 있다. 첫걸음은 두께감 제로의 베이스 메이크업. 맥 ‘스튜디오 워터웨이트 파운데이션’으로 피부를 정리한 뒤 ‘프렙+프라임 트랜스페어런트 피니싱 파우더’를 슬쩍 쓸어 윤기를 살린다. 눈썹 뼈와 광대뼈를 연결하는 황금빛 광채의 비밀은 ‘엑스트라 디멘션 스킨피니시 #쇼 골드’와 ‘엑스트라 디멘션 스킨피니시 #비밍 블러쉬’. 입술에는 맥 ‘레트로 매트 리퀴드 립컬러 메탈릭 #아토마이즈드’를 꽉 채워 발라 강렬한 느낌을 연출했다. ‘키라키라’ 화룡점정은 동공 바로 밑에 자리한 글리터 한 스푼. 반짝이는 올리브 컬러 드레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HONEST 린 데스노이어는 덮어 가리는 ‘화장’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정직’이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자신다운 얼굴을 이용해 작업하면 되는 거잖아요.” 메이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신선함과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라는 말이다. 린은 이것을 ‘빛나는 누드’라고 명명했다. 먼저 ‘스튜디오 워터웨이트 컨실러’로 스킨 톤을 보정한 뒤 ‘스튜디오 워터웨이트 파우더/프레스드’로 매끈하지만 매트하지 않은 피부 질감을 연출한다. 이제 <보그>가 완전히 반해버린 ‘아이섀도우 #소프트 브라운’으로 눈을 물들일 차례. 피치 톤이 가미된 맑은 컬러라 자연스러운 음영을 드리운다. 뺨을 감싸 안은 것은 4월 출시 예정인 ‘미네랄라이즈 블러쉬 #버블즈 플리즈’. 콧대까지 연결하여 터치하면 자연스러운 혈색이 올라온다. 입술 역시 원래 발그레한 정도로 메이크업하는 것을 목표로, ‘버시컬러 스테인 #롱 리브 더 나잇’과 ‘#올웨이즈 & 포에버’를 그러데이션했다. 블랙 튤 드레스는 YCH.

    FOCUSED 패션이 존재하는 한 아이라이너는 영원하다. 물론 스타일은 진화한다. 이번 시즌의 테마는 선택과 집중. “‘아무것도 아닌 것’과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을 대조하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에요.” 린 데스노이어는 강렬한 블랙 아이라인으로 얼굴의 단 한 군데만 강조하는 현대적인 룩을 제안했다. 먼저 ‘프로 롱웨어 플루이드 라인 #블랙 트랙’을 이용해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린 뒤 ‘리퀴드라스트 라이너 #포인트 블랙’으로 에지 있고 선명한 라인을 연출했다. 시선이 눈에만 집중될 수 있도록 이외의 메이크업은 모두 힘을 뺀다. 입술은 ‘레트로 매트 리퀴드 립컬러 #백 인 보그’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겨 바른 후 ‘클리어 립글라스’를 얹듯이 덮어 윤기 나게 마무리한다.

    UNIQUE “강함에 맞서는 부드러움이 있어야 합니다.” 린 데스노이어의 메이크업 철학이다. 피부 메이크업을 최소한으로 하고 눈가를 강렬한 컬러로 물들인 이 룩처럼. 깊이감이 느껴지는 초록 에너지를 마주 대하고 있자니 이것은 도발이나 반항이라기보다는 ‘순수한 확실성’이라는 린의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강한 색을 사용할수록 피부는 완벽하게 깨끗해야 하는 법. 두께감 없이 맑은 피부 표현을 위해 ‘라이트풀 C+코랄 그라스 SPF50 PA++++ 퀵 피니쉬 쿠션 컴팩트’를 사용했다. 눈가를 물들인 트렌드 컬러는 ‘맥 걸즈 로킹 레블’. 블루 드레스는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Michael Kors Collection), 초커는 달루이(Dallui).

    VOGUE 매 시즌 맥의 트렌드 설명회에 올 때 챙기는 것이 있다. 펜과 노트 그리고 경청과 배움의 자세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를 ‘풀어놓았다’. 목장에 놓여난 염소 떼처럼 두리번거리며 어슬렁거리는 재미가 상당했다.

    LYNE DESNOYERS 즐겼다면 된 거다. 그게 포인트였으니까. 좀더 개인적인 경험을 끌어내고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었다.

    VOGUE 개인적으로는 퍼플 컬러 립스틱을 직접 발라보고 많이 놀랐다. 전문가와 화보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색이 내게 잘 어울려서 절로 출시일을 묻게 되더라. 런웨이가 리얼웨이로 들어온 좋은 예가 아닐까?

    LYNE 맥 ‘레트로 매트 리퀴드 립컬러’의 메탈릭 버전이다. 올봄 트렌드의 완벽한 정수라고 생각한다. 꼭 사는 게 좋겠다.

    VOGUE 백스테이지에 가면 테스트 중인 ‘미래의 제품’을 만나게 된다. 곧 출시될 맥 제품이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과정을 목격하는 거다. 올봄의 히로인은 무엇이었나?

    LYNE ‘리플렉츠 펄 글리터’ ‘엑스트라 디멘션 스킨피니시’같이 빛과 반짝임에 집중한 제품이 여러 쇼에서 히트했다.

    VOGUE 이번 트렌드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스튜디오 워터웨이트 컨실러’가 칼럼니스트들에게 단연 인기였다.

    LYNE 물같이 가볍지만 커버력이 엄청난 제품이다.

    VOGUE 가장 큰 매력은 반전 텍스처였다. 한국 여성들은 재미있는 제품을 좋아하거든.

    LYNE 코리아 프레스가 좋아했다니 너무 기쁘다. 한국 여성의 뷰티 세계관은 지구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 테크닉의 정교함과 세련된 심미안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다.

    VOGUE 최근 몇 년 사이 내가 만난 모든 월드 뷰티 엑스퍼트들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

    LYNE 아마 자국으로 돌아갈 땐 K-뷰티에서 받은 영감 으로 충만한 상태였을 거다. 가방은 K-뷰티 제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겠지. 나도 예외는 아니고!

    (왼쪽부터)블랙 홀터넥 드레스 니나 리치(Nina Ricci), 볼드한 바 귀고리는 고이우(Goiu), 비대칭 블루 드레스는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Michael Kors Collection), 초커는 달루이(Dallui), 올리브 드레스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누드 컬러 블라우스는 쟈니헤잇재즈(Johnny Hates Jazz).

    VOGUE 맥은 메이크업 트렌드의 종주 브랜드다. 하지만 요즘은 ‘노 트렌드가 트렌드’인 시대가 됐다. 유행을 ‘선포’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나?

    LYNE 트렌드는 대부분 백스테이지에서 결정되지만, 뷰티가 일상 생활 속에서 어떻게 진화해가는지 지켜보며 영감을 얻기도 한다. 지금 맥이 소개하는 키워드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해석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고 그에 맞는 선택지를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뷰티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빠르게 진화했고 트렌드는 각자의 시그니처 룩을 완성하는 부가적인 요소가 된 것 같다.

    VOGUE 아주 오랫동안 가을에 봄 트렌드를 예견하고 봄에 겨울 트렌드를 예언하는 일을 반복해왔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가 들은 트렌드 키워드는 이미 6개월 전 백스테이지에서 선보인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이건 너무 오래전 이야기가 아닌가?

    LYNE 트렌드란 어느 특정한 기간(그것이 6일이든 6개월이든)의 스토리텔링이며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영감’ 또는 ‘옵션’이란 말로 대체할 수 있고 접근 또한 자유로워야 한다. 화장할 때 나만의 스토리를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유행을 재해석하면 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느낌이 만들어지겠지. 트렌드라는 것은 ‘법’이나 ‘규칙’이 아니기에, 그 안에 갖혀 있어서는 안 된다.

    VOGUE 최근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전문가의 영역에 대해 회의를 표하고 있다. 당신이 말하는 영감, 옵션 그리고 자유가 우리 모두를 메이크업 크리에이터로 만들었으니까.

    LYNE 뷰티에 대한 아주 다양한 목소리들이 증식하고 있고 그것이 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모든 여자가 메이크업을 사랑하고 그 열정을 공유하고 싶어 하지 않나? 뷰티에 접근하는 방식은 실로 다양하다. 그저 배울 것이 있고 공감할 수 있다면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겠나?

      에디터
      백지수
      포토그래퍼
      안주영
      모델
      한으뜸, 김아현, 김설희, 김별
      스타일리스트
      김석원
      헤어
      이혜영, 이경혜
      메이크업
      린 데스노이어(Lyne Desnoyers), 김혜림, 김예현, 김경진
      네일
      박은경(유니스텔라)
      PROP STYLING
      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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