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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성분, 아직도 버젓이 유통

2018.03.13

by 황혜영

    가습기 살균제 성분, 아직도 버젓이 유통

    수많은 어린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2011년, 한 병원에서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폐 질환으로 사망하기 시작합니다. 그 어떤 처치나 약물로도 딱딱한 돌처럼 굳어가는 폐를 돌이킬 방법이 없었죠.


    원인 불명으로 사건이 덮이려던 찰나,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증세로 사망한 환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곧 역학조사가 실시되었고 시중에서 판매되던 ‘가습기 살균제’가 사망 원인이었다는 끔찍한 사실을 밝혀내죠.


    ‘내 아기를 위하여!’, ‘가습기엔 꼭 가습기메이트를 넣어주세요!’ 등 아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처럼 홍보했던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덕분에 아기를 위해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던 부모들이 끔찍한 피해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아이가 ‘행여라도 감기에 걸릴까, 더러운 공기를 마실까’ 부지런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것이죠. 결국 정부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접수 신고’를 시작합니다.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기업 옥시가 공식적으로 사건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은 2016년. 사건 발생 5년 만이죠. 이어 피해자들에게 단계별로 보상을 실시했습니다. 옥시의 매출은 90% 이상, 회사 규모도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건강을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의 존재를 돈으로 환원할 순 없습니다.

    이런 큰 파문을 몰고 온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 성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라면 모두 해당 성분을 사용해선 안 되겠죠?

    하지만 유명 세제 브랜드인 피죤 제품에서 또다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었습니다.

    ‘스프레이 피죤 우아한 미모사향’과 ‘스프레이 피죤 로맨틱 로즈향’에서 바로 이 물질이 발견되었다고 하는군요. 발견된 PHMG 성분은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흡입 독성이 매우 강해 폐, 비강, 후두, 눈 등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는 12일에 올라온 스프레이 피죤 제품의 환불 절차입니다.

    앞서 발표한 사과문에서 피죤 측은 “이번 환불 제품은 애경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AK켐텍(주)에서 공급받은 ASCO Betaine 원료에서 우려 성분이 검출되어 불가피하게 환불 조치하게 되었다. 원료를 공급한 AK켐택에는 위해 물질 검출 원인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였으나 환경부가 지정한 검사 방식이 아닌 자체 검사 방식을 통해 PHMG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제품 뒷면에는 사람이나 음식물에 직접 분사하지 마십시오’라고 주의 사항이 표기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위해 우려 제품’ 23개 품목 1,037개의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 표지 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72개 제품이 이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밝혀졌죠.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생활환경안전정보 시스템 ‘초록누리’는 53개 생활화학제품 회수 및 판매 금지된 제품의 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정환진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장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시장 감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위반 제품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리스트 해당 제품은 사용 제한 물질을 함유하거나 물질별 안전기준을 초과한 제품을 비롯해, 검사 불이행 제품 등을 적발한 것이죠. 혹시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해당 리스트에 올랐는지 보려면 초록누리 사이트를 방문해주세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Pexels, Courtesy of Korean Ministry of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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