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본능에 가장 가까운 핑크 활용법

2018.04.26

by VOGUE

    본능에 가장 가까운 핑크 활용법

    본능에 충실한 감정의 색, 핑크 안에 내제된 성숙함을 꺼내는 법.

    Bora Aksu

    핑크는 그저 여리고 순진한 소녀의 색이 아니다. 오히려 노골적이고 섹시하다.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영장류의 짝짓기를 근거로 든다. ‘달아오르면’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가 붉어지는 현상이 수만 년 계속되어왔기에, 인간은 ‘붉은 것’에 설렘을 느낀다는 거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시즌 핑크 활용법은 인간의 본능에 가장 근접해 있다. 적혈구가 비쳐 오르는 듯한 핑크를 눈두덩에 바른 브록 백스테이지, 눈에서 시작된 흥분이 얼굴로 퍼져나가는 듯한 발렌티노 메이크업은 전혀 순진하지 않다. 셀프 포트레이트와 어 디테처의 모델들은 퍼플 기운이 감도는 서늘한 핑크로 ‘어른미’를 뽐냈다. 보시다시피 우리가 알던 착한 핑크가 아니다.

    Brock

    맥 내셔널 아티스트 김혜림은 “성숙한 핑크는 음영 메이크업이 다양한 색감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밑에 깔린 어둠 한 방울이 핑크의 ‘나쁜 매력’을 끌어냈다. 나스 프리미어팀 아티스트 여형석 팀장 역시 핑크의 변신에 주목한다. “힘을 뺀 수채화 같은 블렌딩, 컬러 레이어링, 각기 다른 질감의 매치 등으로 얼마든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변주는 핑크가 성숙함과 청순함을 모두 연출할 수 있는 마성의 색이기에 가능하다.

    Self Portrait

    BROWN 팥죽색 음영을 드리운 브록 백스테이지. 브라운이 거들어준 다크 핑크가 섹시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로라 메르시에 교육부 현세희 차장은 “붉은 기가 더해진 핑크, 즉 브론즈 컬러와 매치한 성숙한 핑크가 트렌드”라고 말하며 누구든 하나씩 가지고 있는 브라운 아이섀도를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톤 다운된 장밋빛 아이섀도를 눈두덩 전체에 넓게 펴 바른 뒤 쌍꺼풀 부분에만 덧바르세요. 그리고 골드 브라운 컬러 섀도로 쌍꺼풀 라인을 물들인 다음 블랙 아이라이너로 간결하고 또렷한 라인을 잡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브라운과 함께 사용하면 핑크 컬러만 바를 때 눈이 붓거나 얼굴이 커 보이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Valentino

    MULTI ZONE
    눈썹을 넘어 이마까지 이르거나, 눈 밑 애교 살에서부터 뺨으로 붉게 번져나가는 등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핑크를 사용한 것 역시 자주 눈에 띄는 패턴. 톤 다운된 핑크를 선택해 눈과 관자놀이, 옆 광대뼈까지 감싸듯 퍼트리길. 김혜림은 농도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조금만 진해도 촌스러워지거든요. 아이 홀과 광대뼈 옆면을 좀더 강하게 터치하고 다른 부분은 번져나간 것처럼만 사용하세요.”

    나스 ‘듀오 아이섀도우 쿠알라룸푸르’

    맥 ‘미네랄라이즈 블러쉬 버블즈 플리즈’

    베네피트 ‘골드 러쉬’

    메이블린 뉴욕 ‘핏미 블러셔 로즈’

    CONTRAST
    베네피트 트레이닝팀 박소영 대리는 핑크의 짝꿍이 반드시 핑크는 아니라고 말한다. “핑크에 핑크는 이제 좀 따분하잖아요? 핑크 블러셔와 레드 립, 핑크 립에 오렌지 블러셔, 핑크 섀도에 블루 마스카라 등 오히려 대비되는 보색 컬러를 믹스 앤 매치해보세요. 팝한 느낌이 확 살아날 겁니다.” 너무 급진적인가? 골드 펄이 강하게 섞인 제품으로 프리즘 효과를 노려보길. 골드 아이섀도 위에 핑크를 블렌딩하면 살굿빛이 연출되고 오묘한 매력이 살아나며 강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에디터
      백지수
      포토그래퍼
      이현석, James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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