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역 이연향, 그녀가 한국을 떠난 이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북한과 미국 간의 첫 정상회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두 정상의 공식 석상에 나란히 자리할 수 있었던 단 한 사람, 과연 누구일까요? 바로 미국 국무부 소속 이연향 통역국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전 대통령인 오바마와 조지 부시가 재임 중인 시절에도 통역을 담당한 실력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밴쿠버 올림픽,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에도 그녀는 한국어 공식 통역사였습니다. 교포, 유학파일 거라는 인식과 달리 그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올해 나이 61세.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연세대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다고 하는군요.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한번 성차별에 좌절하고 말았죠. 2010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남편을 두고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2년간 미국 몬트레이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다 1998년 귀국하려 할 때였다. “중 3 딸을 고등학교에 특례입학시키려 했는데, 교육청에서 ‘아빠 따라가 외국에서 공부한 아이들은 대상이지만 엄마 따라간 아이는 자격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탄원을 거듭했지만 “그런 규정이 없어서…”라는 매정한 답만 돌아왔다. 그는 “여성 차별이 이렇게 심한 나라에서 딸을 키울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출처: 2010년 12월 11일 <조선일보>
결국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몬트레이대학원에서 10여 년 동안 후학을 양성했고 미국 국무부에 통역 담당으로 발탁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 양쪽 문화를 모두 경험하고 이해한 시간이 오히려 그녀를 더 탁월한 통역가로 만들어준 것이죠. 현재 그녀는 미국 국무부 산하 통번역국 일반어과 총괄 책임자입니다.
성차별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노력한 것이 오늘날 그녀를 있게 한 원동력. 머지않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보다 전문적인 통역사를 배출하는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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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황혜영
-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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