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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이 두려운 사람들, ‘의존성 성격장애’와 ‘회피성 성격장애’

2018.06.28

by 홍국화

    거절이 두려운 사람들, ‘의존성 성격장애’와 ‘회피성 성격장애’

    우리는 ‘혼자’지만, 타인과 부딪치며 살아가는 가운데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누군가에겐 의지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든든한 힘이 되어주기도 하죠. 하지만 심해지면 타인을 지나치게 원하거나 경계하는 성격장애에 이릅니다. 혹시 ‘아니요’라고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인가요? 아니면 타인에게 거절당하는 것이 두렵나요? 지나치게 원하면 의존성 성격장애, 지나치게 경계하면 회피성 성격장애라고 합니다.


    “혹시 날 떠날까 봐 두려워…”

    ‘아니요’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

    친한 사람일수록 ‘아니요’라고 말하기가 더 힘들죠. 그런데 자기 의견을 말하고 싶어도 타인이 떠날까 봐 걱정스러운 나머지 꾹 참고 상대에게 맞추는 성격이라면 ‘의존성 성격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

    의존성 성격장애란?

    친구나 연인, 가족을 막론하고 주변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보호받고 싶어 합니다. 사소한 선택조차도 타인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요즘 말로 ‘결정장애’도 여기 속하죠. 옆에 누군가 있어주어야만 안정되기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매달리면서 의존하려고 합니다. 최악의 경우엔 타인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학적으로 굴고 무리한 부탁을 해도 순종적으로 응하면서 그 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합니다. 이들은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서 항상 자책하고 스스로를 폄하합니다. 타인에게 복종하고 지나치게 반응하며 뜨거운 애착을 원하죠.


    미국정신의학회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에 따른 진단 요건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은 경우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책임져줄 사람이 항상 필요하다.
    -주변 사람의 지지가 사라지고 거절당하는 것이 무서워 ‘아니요’라고 하지 못한다.
    -자기 능력에 대해 자신이 없어서 어떤 일을 벌이거나 시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불쾌한데도 타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모른 척하기까지 한다.
    -혼자 있으면 무력해진다.
    -자신을 돌보고 지지해주던 사람과 헤어지면 그런 역할의 사람을 급히 찾아 나서고,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지한다.
    -자신을 관리하고 돌봐야 한다는 두려움에 불안해한다.


    “나는 나 혼자 완전하지 않아”

    앞서 설명한 대로 누군가의 보호를 통해 안정감을 얻기 때문에 타인에게 지나치게 순종적이고 그 사람과 관계가 끝날까 봐 늘 비현실적인 망상에 빠지면서 불안해합니다. 별다른 이유가 없어도 매달리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삶을 거의 맡겨버립니다. 육체적, 성적 학대나 언어폭력도 용인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상대방이 싫어도 싫다고 하지 못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의존하려고 합니다.

    “네 말이 다 맞아”

    의존성 성격장애는 자신은 물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대한 비판이 아주 심합니다. 겸손이 지나치다 못해 자학에 이를 정도. 따라서 타인의 과잉보호가 절실합니다.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매사에 자신이 없다 보니 그 결과를 책임지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경쟁에도 뛰어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타인의 질투는 곧 이들에게 질식 상황과 같거든요. 이런 경우의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소수의 사람에게 의존하는데 이들과 관계가 흔들릴 때마다 삶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내 말을 거절할까 봐 너무 무서워!”

    ‘아니요’라는 말을 듣지 못하는 사람

    반대로 남에게 ‘거절당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런 사람은 아예 거절이 두려워 모든 원인을 원천 봉쇄하는 경우입니다. 차라리 외롭고 쓸쓸한 것이 낫다고 생각해 혼자이기를 택하는 것. ‘회피성 성격장애’입니다.

    회피성 성격장애란?

    자신을 거절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드는 사람과만 관계를 유지합니다. 다른 사람의 질투와 배신 혹은 편견으로부터 멀어지려고 인간관계를 시작도 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이들의 내면에는 타인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답니다. 다른 사람의 평판을 지나치게 신경 쓰면서 누군가 자신을 조금이라도 싫어한다고 느끼면 모욕감에 힘들어하며 자신감을 잃어버립니다. 결국 다른 사람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고립을 선택합니다.


    미국정신의학회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에 따른 진단 요건 

    -비판, 거절 등에 대한 공포로 사람들과 교류가 많은 직업 활동을 피한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
    -수치심과 부끄러움으로 두려움이 커져 자신을 더 외롭게 가둔다.
    -친구와 사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사교 활동을 두려워한다.
    -자신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과 관계를 맺지 못한다.
    -스스로 매력이 없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열등감에 사로잡힌다.
    -부담스러워도 표현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위험도 감수하려 한다.


    “실패할 바엔 시작도 하지 말아야지”

    그들은 지나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나는 그 일에 맞는 사람이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구석으로 내몹니다. 하지만 회피성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의 대부분은 아주 똑똑하고 유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회피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싹트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인 것이죠. 이런 생각으로 인한 정신적인 피로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우울증, 불안장애, 분노조절장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타인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거절할 수도, 거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상처를 줄 수도, 받을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에겐 나와 타인의 상처에 손을 뻗고 사랑으로 보듬어줄 용기도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자신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며 타인을 대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북돋아주는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좋겠죠!

      에디터
      홍국화
      포토그래퍼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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