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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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

2018-06-29T10:40:26+00:00 2018.06.29|

“지난밤 렉싱턴에 있는 레드 헨(Red Hen) 레스토랑 주인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고 있으니 나가달라고 하면서 나를 쫓아냈다. 그녀의 행동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항상 존중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난 6월 23일 백악관 대변인 사라 허카비 샌더스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입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사라 허카비 샌더스와 그녀의 가족은 버지니아주 렉싱턴에 위치한 작은 레스토랑 레드 헨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이 메인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레스토랑 주인 스테파니 윌킨슨이 테이블로 찾아왔습니다. 잠시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고 물은 그녀는 샌더스에게 “레스토랑을 떠나주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죠. 상황을 인지한 샌더스는 곧바로 짐을 챙겨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메인 코스를 기다리며 먹은 음식값을 지불하려 했지만, 레스토랑은 그것조차 받지 않았죠.

 

 


샌더스는 바로 다음 날 본인이 겪은 일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가족은 왜 식당에서 쫓겨난 걸까요?

 

 


레스토랑의 공동대표 스테파니 윌킨슨은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사라 허카비 샌더스는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정권을 위해 일한다. 나의 직원들은 모두 그녀를 응대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었다. 우리 레스토랑은 정직, 연민, 협동 같은 가치를 존중한다.”

 

 


샌더스가 레스토랑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그녀를 손님으로 응대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이는 최근 불거진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정책’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 가족을 분리하는 끔찍한 정책에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레스토랑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은 동성애자였다고 합니다. 아동 분리 정책뿐만 아니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하는 입장을 취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변인을 다른 고객들과 똑같이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죠.

 

 

 

사실 스테파니는 이미 식당에서 퇴근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샌더스를 발견한 직원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이미 퇴근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식당에 돌아와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직원들의 의견을 대표해 샌더스에게 나가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사람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레스토랑 측의 결정에 동의하며 그 앞까지 찾아가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죠.

 

 

 

그녀의 상사 트럼프도 가만있지는 않았습니다.

 

 

“레드 헨 레스토랑은 사라 허카비 샌더스 같은 멀쩡한 사람을 내쫓는 대신 식당 캐노피와 문, 창문을 청소하거나 새로 페인트칠을 하는 데 좀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요. 전 레스토랑을 고를 때 꼭 따르는 법칙이 있어요. 식당 외관이 더러운 곳은 내부도 더럽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지역에 이곳과 이름이 비슷한 레스토랑은 전화로 항의하는 사람들 때문에 운영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 남성은 트럼프의 선거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레스토랑에 닭 배설물을 던지다가 체포되었죠. 현재 레스토랑 홈페이지 또한 정상 가동되지 않는 상태.

 

 


물론 샌더스도 비난을 면하지는 못했습니다. 백악관 공식 계정을 사용해 자신이 당한 개인적인 일을 트위터에 올린 것이 문제가 되었죠.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이 연방 윤리 규정에 어긋난다고 꼬집었습니다. 현재 트럼프 지지자들은 레스토랑에 비난을, 그를 반대하는 이들은 레스토랑에는 환호를, 샌더스에게는 비판을 동시에 가하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은 샌더스가 처음이 아닙니다. 커스텐 닐슨 장관 또한 멕시코의 한 레스토랑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었죠. 같은 식당에 있던 사람들은 “멕시코 불법 이민 가족들을 떼어놓고 무슨 염치로 멕시코 음식을 즐기고 있느냐”고 강력하게 항의합니다.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죠. 결국 ‘가족 분리 정책’을 중단하라는 사람들의 강한 항의에 식사를 마치지 못한 채 식당을 빠져나갔다고 합니다. 

 

불과 몇 주 사이에 트럼프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 두 명이 식당에서 쫓겨나는 일을 겪었습니다. 현재 샌더스는 대통령의 비밀경호국인 ‘시크릿 서비스’로부터 자택을 비롯, 특별 경호를 받는 중.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녀가 레스토랑에서 쫓겨난 일은 ‘차별’에 해당할까요? 아니면 레스토랑 주인의 ‘권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