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욕망립스틱을 든 설리

2023.02.26

by VOGUE

    욕망립스틱을 든 설리

    모두 깊은 잠에 빠진 시간, 빈티지한 뉴욕의 다이너에서 설리를 만났다. 한없이 밝고 엉뚱한 그녀에게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 비쳤다.

    어느 인터뷰에서 당신과 가장 닮은 도시로 뉴욕을 꼽은 걸 본 적 있어요. 어떤 이유인가요?
    3년 전쯤 뉴욕 패션 위크에 들렀다가 활기 넘치는 도시 특유의 기운에 반하고 말았어요. 다양한 인종이 모여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죠. 각자 삶에 충실한 뉴요커들을 보며 묘한 연대감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오늘 우리가 촬영한 이곳은 80년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정통 아메리칸 다이너예요. 영업 중에 촬영하는 거라 어색해할 줄 알았는데 타인의 시선을 별로 개의치 않더군요.
    하하! 실은 처음 들어선 순간 조금 당황했는데 전혀 티가 안 났나 보군요. 화보 촬영할 때나 연기할 때, 주어진 캐릭터에 쉽게 빠져드는 편이에요. 오늘은 ‘화려한 칵테일 파티에 다녀온 뒤 다이너에 앉아 하염없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컨셉’이라고 들었어요. ‘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뉴요커다’라고 여겨서인지 주위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았어요.

    데뷔 이후 꾸준히 뷰티 브랜드 모델이었어요. 에스티 로더와도 벌써 3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죠? 당신에게 코스메틱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강력한 스트레스 해소제! ‘재미’를 빼고 뷰티를 논할 수 있을까요? 저도 다른 20대 여자들과 똑같아요. 이것저것 발라보고 좋은 건 친구들과 공유하고 제 얼굴에 맞는 컬러를 찾아가는 과정을 즐겨요. ‘결코 놓을 수 없는 끈’이라고도 말하고 싶군요. 평생 메이크업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하하!

    “설리가 바른 립 컬러는 무조건 완판된다”는 뷰티 세계의 유명한 ‘썰’이 있어요. 오늘 촬영한 ‘퓨어 컬러 디자이어’ 립스틱을 사용해본 솔직한 품평이 궁금해요.
    발림성과 발색력이 어마어마하게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손목에 힘을 주지 않았는데 미끄러지듯 선명하게 발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도리어 조심스럽게 바르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어요. 셰이드가 무척 다양하다는 점 역시 추천 포인트예요. 늘 바르던 색, 무대에서 발라보고 싶은 색, 파우치로 당장 옮기고 싶은 색! 모두 있어요.

    얼마 전 <진리상점>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끝냈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프리뷰만 봐도 예사롭지 않던데 관전 포인트를 알려준다면요.
    젊은 CEO로 깜짝 변신했어요. <진리상점>은 여러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여 굿즈를 만들고 팝업 스토어를 열어 고객과 마주하는 현장을 그대로 담은 프로그램이에요. 흥미로운 사실은 처음부터 작가도 없고 대본도 없었다는 거죠. 혼자 멍 때리고 한참을 있기도 하고, 아무런 계획 없이 대뜸 가고 싶은 곳에 가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자유롭게 사람들을 만났어요.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고 또 행복했어요.

    유리창에 비친 얼굴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이런 포즈 정말 자신 있어요! 거울 보면서 예쁜 표정 짓는 건 저한테 아주 익숙한 일이거든요”라고 말해 스태프들이 신나게 웃었어요. 엉뚱하지만 밝고 에너제틱한 모습이 설리만의 매력인 것 같아요. 언제 기분이 가장 좋죠?
    글쎄요, 조금 모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들 때’예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엔도르핀이 마구 샘솟고 제 스스로도 생동감이 느껴져요. 감사하게도 그게 요즘은 매일인 것 같아요.

    가수 활동뿐 아니라 화보 촬영,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은 영역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연기를 계속할 생각이에요. 가장 어렵지만 도전할수록 재미있어서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요. 아까 말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열심히, 잘할 수 있거든요. 일단 내가 즐거우면 그 에너지가 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아요.

    버스 정류장에 기대선 설리의 입술을 드라마틱하게 물들인 색은 ‘에스티 로더 퓨어 컬러 디자이어 #212 노엔젤’. 눈에는 아이 글로스를 얹어 네온사인이 비칠 듯 투명한 느낌을 살렸다. 바이올렛 컬러 재킷은 니나 리치(Nina Ricci), 빈티지한 초커는 벨앤누보(Bell&Nouveau), 팔찌는 지넷 뉴욕(Ginette NY).

    그녀의 나이 스물다섯. 설리는 더 이상 투명한 립글로스가 잘 어울리는 ‘소녀’가 아니었다. 다홍빛 레드 립스틱을 바르자 관능적인 여인의 빛이 내비쳤다. 시폰 드레스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스트랩 슈즈는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크리스털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려한 파티가 끝난 뒤에는 늘 외로움과 공허함이 뒤따른다. ‘에스티 로더 퓨어 컬러 디자이어 #304 루즈엑세스’를 평소보다 1mm 더 두껍게 바르고 가만히 창밖을 응시하는 설리. 시폰 드레스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빈티지한 반지와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설리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살리기에 일렉트릭 핑크만큼 적절한 컬러는 없었다. 그녀가 최고의 립 컬러로 꼽은 ‘에스티 로더 퓨어 컬러 디자이어 #302 스턴’. 맑고 투명한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 & 치크 메이크업은 최소화했다. 깃털 트리밍 장식 드레스는 제니 팩햄(Jenny Packham at Atelier Ku).

    한없이 투명하지만 관능적인 설리의 얼굴. 에스티 로더 퓨어 컬러 디자이어 립스틱을 바를 때 다른 부위는 덜어낼수록 예쁘다.

    여전히 트렌디한 색조로 군림하는 말린 장미 컬러, 설리의 입술 위에서는 또 다른 아우라를 뿜어낸다. ‘에스티 로더 퓨어 컬러 디자이어 #306 미스비헤이브’는 한국 여성의 피부 톤에 가장 잘 맞는 셰이드다. 블랙 아일릿 드레스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진주 장식의 목걸이와 귀고리, 레이스 장갑은 벨앤누보(Bell&Nouveau).

    커피 잔에 닿아 번진 듯 연출한 입술은 ‘에스티 로더 퓨어 컬러 디자이어 #305 돈스탑’으로 완성한것. 블랙 시스루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뷔스티에 톱과 크리스털 초커는 니나 리치(Nina Ricci), 귀고리는 불가리(Bulgari).

      에디터
      공인아
      포토그래퍼
      김희준
      스타일리스트
      김정영
      헤어
      서윤(멥시)
      메이크업
      신애(멥시)
      프로덕션
      박인영(Inyoung Park@Visual Park)
      스폰서
      ESTEE LAU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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