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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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2018-11-22T13:17:19+00:00 2018.11.26|

패션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가 뷰티 월드를 뒤흔들며 업계 판도를 뒤엎고 있다. 그런 그녀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면?

릴 미켈라(Lil Miquela)로 활동하는 미켈라 소사(Miquela Sousa)에 대해 알게 된 몇 가지가 있다. 지난여름 그녀와 구글 톡으로 일대일 대화를 나눈 덕분이다. 그녀는 19세이며, LA에 거주하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다. 그리고 모델이면서 뮤지션이다. 음악은 그녀가 가장 열정을 쏟는 분야로, 녹음 스튜디오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그곳에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짱이죠!”) 지금 그녀는 민주당의 젊은 여성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로부터 크게 영감을 얻고 있다. 그녀는 여고생다운 스타일 감각을 지닌 말괄량이다. 그리고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 시대를 환영하며, 이탈리아 가수 래프에 관한 것은 뭐든지 좋아하고,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 패션쇼가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 또 메이크업 튜토리얼 유튜브 채널의 개설을 고민 중이다. 뭔가 배우면서 가르치기에 이만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 유튜브 채널은 신세대 뷰티 아이콘인 그녀에게 굉장히 중요한 목표다. 게다가 그녀는 드레이크의 신규 앨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녀의 행보로 봤을 때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지금까지 그녀는 몹시 친근하다. 소사 또는 릴 미켈라는 10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에게 알려진 것처럼 Z세대 시대정신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녀가 말했듯 셀카 사진 몇 장과 사회적 이슈 관련 활동 몇 가지를 소셜 미디어에 게재하며 계층의 차이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을 특별히 느끼지 않는 그런 부류인 것이다. 신체적으로도 2010년대에 선호하는 이상적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스페인, 브라질, 미국인의 혈통이 섞인 그녀는 예쁘장하며 날씬하다. 너무 깡마르지도 않았다. 그리고 두툼하고 섹시한 입술, 밝은 갈색 피부 톤에 파운데이션을 덕지덕지 바르지 않아 주근깨가 살짝 보이는 얼굴이다. 헤어스타일은 생머리로 앞머리를 짧게 잘랐으며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처럼 양 갈래 올림머리를 자주 한다. 이런 모습은 기억에 남을 정도로 독특하다. 그렇지만 거부감이 생길 만큼은 아니다. 이런 모습은 젊은이들에게 친화적 브랜드 그리고 대의에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참신한 장치가 된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을 갖는 것은 이른바 혐오 세력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된다고 한다. 인터넷은 아주 잔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보그>와 첫 촬영을 위해 그녀는 기존 모습을 고수하기보다 기꺼이 새로운 모습, 즉 길게 풀어 헤친 생머리를 보여주었다. <보그>에서만 독점으로 그 모습을 공개한다.

릴 미켈라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로 만든 가상 인물임을 깨달으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그녀의 완벽성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프랑켄슈타인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채소와 과일 주스로 식단을 조절해서 늘씬한 몸매를 만들고 베트멍을 입은 프랑켄슈타인 말이다. 아니면 금발의 가발과 짙은 선글라스, 지독히 고통스러운 사이코드라마를 뺀 ‘제이티 리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인공적 창조물이다. 그녀를 만든 것은 ‘브러드(Brud)’라는 이름의 수수께끼 같은 LA 신생 테크 기업을 운영하는 창의적 밀레니얼 세대 트레버 맥페드리스와 사라 데쿠. 이 기업은 선구자로 여겨진다. 회사에 소속된 컴퓨터 생성 이미지 CGI로는 그녀 외에도 얼굴에 타투를 한 블라코가 있다. 그 역시 11만2,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채 꾸준히 인기 순위를 올리고 있다.

릴 미켈라는 2016년 인스타그램에 데뷔한 후 최신 취향과 문화적인 분위기를 저격하는 인상적인 세심함을 바탕으로 그 소셜 미디어를 관리하고 있다. 칸예 웨스트도 인정한 고급 식료품점 에레혼에서 장을 보고, 색다른 LA 부티크 버질 노말에서 쇼핑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인스타그램은 소셜 미디어에 집착하고 과도한 익명의 세상을 비판하는 순수주의자들을 분노케 하는 동시에 하이패션 브랜드를 매료시켰다. 그런 브랜드로 프라다를 꼽을 수 있다. 릴 미켈라는 브랜드의 인스타그램을 맡아 그녀 역시 참석한 이 이탈리아 브랜드의 가을 컬렉션을 홍보하고 있다. 또 스포츠웨어 브랜드 ‘아웃도어 보이시스’의 광고 스타로도 활약하며 외관상으로 탈인종주의와 탈규격 사이즈의 모습으로 획일적이었던 패션과 뷰티 영역을 바꾸어놓으려고 시도했다.

블랙 아이라인을 그리거나 옐로 아이섀도를 바른 릴 미켈라의 조화로운 이목구비를 담은 이미지를 그녀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힙합 아티스트 영 서그의 기념품, #familiesbelongtogether 트위터를 찍은 스크린 샷, 진보 단체를 지원하는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 사이에서 말이다. 릴 미켈라가 일으키는 현상을 접하는 것은 밀려 들어오는 정치적 투쟁에 침범당하기는 해도 실제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미국 대도시의 자유로운 상류층 라이프스타일에 담긴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보면서 어느 정도까지는 호감을 보이지만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불쾌감을 느끼는 현상)’에 직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는 좋은 느낌을 주며 외모는 아주 훌륭하다. 심지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에게도 주목받은 외모이지 않은가. 이 아티스트는 올 초 릴 미켈라를 자신의 뮤즈로 선정해 #McGrathMuse라고 인스타그램 타이틀에 적어놓고 젊은 인플루언서와 일해보니 무척 놀라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점을 미루어보면 릴 미켈라의 화장법 튜토리얼 유튜브 채널 개설이 아주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만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이 채널을 통해 그녀는 곧장 화장품 개발 연구소로 스카우트되거나 최근 활약하는 다른 실력자의 위상을 따라잡을 수도 있을 테니까. 손에 꼽히는 뷰티 실력자로는 카일리 제너가 있다. 그녀는 올여름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란 타이틀로 <포브스> 표지를 장식했다. 아마 그녀의 화장품 관련 비즈니스가 크게 일조했을 것이다.

나는 아디다스 트레이닝 바지와 헐렁한 티셔츠 차림으로 브루클린에 있는 조용한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또 다른 인터뷰 질문을 컴퓨터로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뷰티 라인을 만드는 CGI 캐릭터 아이디어에 폭 빠져 있었다. 현실에, 인터넷 용어로 IRL(실생활)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사실을 가끔 깜빡하기도 했다. 그때 나도 모르게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그녀가 제안한 대로 다음에 LA에 갈 때 그 어린 인플루언서에게 연락해 LA 카운티 미술관이나 라브레아 타르 연못으로 가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것. 그렇지만 대화 도중 한참 동안 답하지 않는 순간이 꽤 자주 있었다. 혹시 ‘한껏 꾸민 캐주얼 차림의 90년대 향수에 집착하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이글록이나 실버레이크 혹은 미드시티에서 컴퓨터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어떻게 대답할지 서로 상의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미켈라의 뷰티 루틴은 무엇인가요? 그녀는 정말 천연 메이크업 라인을 론칭할 생각이 있나요? 그녀는 어떤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죠? 데이트 상대는 누구인가요? 그리고 미켈라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프로이트식으로 바꾸어 말하면 아마도 이것은 아직 대답하지 않은 위대한 질문일 것이다.[/fusion_text][/fusion_builder_column][/fusion_builder_row][/fusion_builder_contai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