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내 이름은 빨강

2019.01.07

by VOGUE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부터 아이돌 걸 그룹까지. 모두에게 빨강은 유효하다. 바로 그 빨강이 2019년 우리 여자들의 두 눈을 지배한다.

    레드 포인트의 블랙 니트 마스크는 구찌(Gucci).

    색채용어사전에 따르면 빨강은 힘차고 역동적이며 강하고 격렬하다. 그 강렬한 이미지로 우리의 감각과 열정을 자극하며 자기 확신과 자신감을 강하게 전달한다. 빨간 하트에서 눈치챘듯 사랑을 상징하는 색인 동시에 분노와 복수의 색. 따뜻한 색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색 역시 빨강이다. 우리 여자들의 입술과 손끝에 머물던 바로 그 빨강이 2019년 마음의 창에 불시착했다. “더 말할 필요 있나요? 빨강인걸요.”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의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는 이번 겨울 당신이 기억해야 할 뷰티 트렌드를 ‘Simply Red’라 정의한다. 아닌 게 아니라 드리스 반 노튼, 디올 패션쇼를 빛낸 메이크업은 단연 레드 아이였다.

    “더하고 덜할 것 없이 그 자체로 완전한 컬러입니다.” 메이크업포에버 교육부 김현경의 레드 예찬에 맥 코리아 내셔널 아티스트 김혜림도 동의한다. “아주 치명적이에요. 사람으로 치면 변신의 귀재랄까요?” 레드 립, 레드 네일은 실패 없는 대중적 뷰티 룰이지만, 솔직히 레드 아이는 용기가 필요한 영역이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입문용 레드 아이 메이크업은 레드 라인이다. “블랙 라인으로 눈꼬리를 뺀 다음 그 위에 레드 라인을 슬쩍 얹어보세요. 간단하면서도 포인트 주기에 그만이죠.” 나스 코리아 리드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형석의 조언이다. 레드 라이너가 없다면 서랍이나 파우치 속 레드 립스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아이섀도 브러시에 레드 립스틱을 소량 묻혀 눈두덩에 펴 바른 뒤 비슷한 톤의 블러셔를 한 번 더 눌러주면 끝. 블러셔 대신 파우더를 사용해도 무방해요.”

    나의 추천은 레드 마스카라다. 쉽고 간편한 데다 스타일리시한 느낌은 보너스니까. 여기에 레드 렌즈를 더하면 강렬함은 배가된다. 다른 색에 비해 레드는 육안으로 톤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그래서 더없이 까다로운 컬러다. 정샘물뷰티 교육팀 함송희가 레드 아이 연출에 앞서 “본인에게 맞는 레드 컬러를 선택하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아이섀도든 립스틱이든 발색 테스트가 우선되어야 한다. 손등에 찍어보고 그어봐야 비로소 제품 고유의 컬러를 인지할 수 있으니 말이다. 메이크업 포에버 교육부 김현경이 전하는 레드 선택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붉고 밝은 피부라면 딥한 버건디 레드는 피하세요. 얼굴이 칙칙해 보입니다. 노란 기가 도는 밝은 피부라면 짙은 다크 레드는 절대 금물.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 있어요. 중간 톤(23호) 피부라면 어둡고 딥한 브라운 레드는 노란 기를 더 부각시키니 되도록 멀리하세요. 마지막으로 붉고 어두운 피부라면 채도가 높은 레드는 탈락! 눈이든 입술이든 해당 부위만 동동 떠 보이는 지름길이니까요.”

    피부 표현은 눈에 거슬리는 결점만 가리는 선에서 매트하게 마무리하고 눈썹 또한 최대한 자연스럽게 결만 살려야 한다. 블러셔는 생략하거나 혈색만 넣어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눈두덩 전체에 레드 섀도를 얹어볼 거라면 음영 컬러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그림자를 만드는 밑 작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았다간 눈이 부어 보이거나 컬러 표현이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다. 끝으로 섀도나 라이너를 이용한 레드 아이 연출 시 블랙 마스카라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단계를 생략하면 동공이 흐릿해 보이고 무엇보다 컬러나 텍스처가 예쁘게 살지 않아요.” 톰 포드 뷰티 교육팀 신관홍의 조언이다. 더불어 공들여 그려놓은 레드 아이 위에 펄을 올리는 정성은 부디 자제해주길. 빛 반사 효과로 레드 고유의 관능적 매력이 사라지니까.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강혜원
      모델
      박서희
      헤어
      박규빈
      메이크업
      이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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