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하이힐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마법의 크림

2020.02.04

by 송보라

    하이힐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마법의 크림

    골든 글로브 시상식, 크리틱스 초이스, 3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해외에서는 지금이 시상식 시즌. 셀러브리티들에게는 하이힐 신을 일이 가장 많은 시기다. 그냥 신기만 하는 게 아니라 레드 카펫에서 포즈도 취하고, 리셉션 장소에서 칵테일을 홀짝이며 가벼운 수다도 떨고, 시상을 하거나 수상 소감도 발표해야 한다. 시상식 후에 이어지는 애프터 파티도 빠질 수 없다. 그러니까 하이힐을 발에 끼워두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서 있거나 걸을 일이 많다는 뜻이다. 그것도 밤늦게까지!

    “난 차라리 맨발을 택하겠어요.”

    제아무리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인들 하이힐이 편할 수는 없는 노릇. 하이힐에 익숙할 수는 있어도, 하이힐을 신은 발이 편할 수는 없다. 그건 스니커즈처럼 편한 하이힐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셀러브리티와 그들의 스타일리스트들은 필연적이고 숙명적인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 오랫동안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다. 젤 패드도 붙이고, 스펀지 쿠션도 대고, 부드러운 몰스킨 조각을 덧대기도 한다.

    “꺄아! 드디어 해방이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방법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했던 게 사실. 최근 하이힐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신묘한 크림이 할리우드에서 회자되고 있으니 CBD 크림이다. “LA의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발에 CBD 크림을 바릅니다. 발의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거든요.” 밀크 메이크업의 공동 설립자이자 이!뉴스(E! News)의 스타일 전문가 잔나 로버츠 라시는 이렇게 말하며 할리우드 여배우의 ‘간증’을 전했다. “미셸 윌리엄스도 CBD 크림을 쓰고 확실히 효과를 봤다고 하더군요.”

    미셸 윌리엄스, 30cm는 돼 보이는 굽을 신고도 웃는 걸 보니 당신은 발에 CBD 크림을 바른 게 분명하군요!

    몇 해 전부터 이 제품을 전파시킨 이는 저스틴 비버, 칼리 클로스, 사라 폴슨, 엘리자베스 모스 등 A급 셀러브리티를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 카를라 웰치.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로드 존스의 CBD 보디 로션이 레드 카펫에서 발이 겪는 고통에 대한 완벽한 치료제라고 칭송한 바 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발이 마약에 취하지는 않을 테니까. 이 기적 같은 크림 덕에 길고 긴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저녁을 맘껏 즐길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디자이너들이 스니커즈만큼 편한 스틸레토 힐을 만들게 될 그날까지, 로드 존스 크림은 언제나 내 스타일링 키트 속에 있을 거예요. #광고아님”

    여기서 잠깐. 발이 마약에 취한다니? 이쯤에서 CBD의 정체에 대해 알고 가자. CBD는 칸나비디올(Cannabidiol)의 약자로, 칸나비디올은 대마초에 함유된 60여 가지 화합물 중 하나다. 대마의 주요 성분은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과 칸나비디올인데, 대마를 피웠을 때 환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마리화나로 알려진 향정신성 성분은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향정신성 상태를 일으키지 않는 칸나비디올은 오히려 정신 질환과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의료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발이 마약에 취하지 않는다는 건 명백한 ‘팩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일부 의료용 대마 제품만 합법화된 상황. 관세청 블로그에는 CBD 성분의 크림이나 오일 제품을 구입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잘 나와 있다. 제품 뒷면이나 표기 사항에 헴프시드(대마 씨앗) 오일이라고 돼 있거나 THC 성분 미검출 등의 문구가 적혀 있으면 구매가 가능하지만 헴프 오일이나 대마 제품을 구입하는 건 불법이니 국내외에서 CBD 제품을 구입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THC 성분이 없는지, 헴프 오일이 아닌 헴프시드 오일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 잘 확인해야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뉴욕의 족부 전문의 수잔 레빈은 CBD 크림을 아픈 부위에 바르면 소량의 CBD 성분이 혈류 속으로 침투해 그 부위의 고통과 화끈거림을 효과적으로 경감시킨다고 설명한다. 혹시 모를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 잘 알려진 제조사 제품을 사용하고 해당 제품의 사용 권장량과 사용법을 꼼꼼하게 체크하라고 권한다. “일반적으로 CBD 함유량이 많을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물론 그만큼 가격도 비싸지죠.”

    CBD 크림의 사용법은 하이힐을 신기 전에 바르고 발이 욱신거리기 시작할 때쯤 다시 한번 바르는 것. 레빈 박사에 따르면 CBD 크림을 바른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어느 부위에 고통이 심해질 거라는 걸 알 수 있다면 미리 바르는 것도 좋겠죠.” 하이힐을 신었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아파오는 부위는 하중이 가해지는 발볼 중앙이나 구두에 눌리는 발가락 위쪽이다.

    그 고통은 엘르 패닝조차도 당장 신발 가게로 뛰어들어 운동화를 사 신게 만들 정도죠.

    온라인 매체 ‘후 왓 웨어(whowhatwear.com)’의 에디터 체험기에 따르면 CBD 크림이 최악의 고통은 막아주지만 거짓말처럼 고통이 싹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더불어 하이힐의 디자인과 소재에 따라 효과도 조금씩 다르다. 선택한 제품의 브랜드나 개개인에 따라서도 통증 완화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쨌든 아무리 효과가 좋다 한들 운동화를 신은 것처럼 발이 편하기는 불가능한 일. 만약 그렇게 느껴진다면 CBD가 아니라 THC가 들어 있는 게 아닌지 함유 성분을 의심하는 쪽이 맞다. 하이힐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알려진 CBD 크림.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합법적인 제품을 구입하는 것!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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