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파 모델 전성시대

Beauty

개성파 모델 전성시대

2019-02-07T13:23:07+00:00 2019.02.07|

개성이 곧 ‘뷰티’인 시대. 천편일률적 미의 기준을 거부하는 개성파 모델들의 인생 역전 스토리.

천편일률적 미의 기준을 따르는 대신 개성과 매력이 각광받는 시대! 타인의 눈을 과도하게 의식하던 사람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아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박희정, 신현이, 오송화, 김희원, 설빈, 김서현. 이들이 입은 옷은 구찌(Gucci).

지난해 6월 어느 날. 국내 유일의 성(性) 박물관 ‘제주러브랜드’가 대관을 이유로 휴무를 선포했다. 실험적 화보로 마니아층을 구축한 영국 패션지 <리에디션> 화보 촬영 때문이었다. 이날의 포토그래퍼는 유럽 스타일리스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할리 위어(Harley Weir). 게다가 스타일리스트는 발렌시아가와 베트멍의 ‘그녀’로 호명되는 로타 볼코바(Lotta Volkova)다. 촬영을 마친 할리와 로타는 한 소녀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데뷔 시절 홍진경을 쏙 닮은 신인 모델 신현이다. 얼마 뒤 로타는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내가 스타일링을 맡고 있는 발렌시아가 쇼에 너를 꼭 세우고 싶다”는 말과 함께. 그리하여 뎀나와 대면한 신현이는 2019 S/S 패션쇼는 물론 광고 촬영에도 투입되며 하루아침에 모두가 선망하는 발렌시아가 걸이 됐다. 작은 눈과 뭉툭한 코, 길쭉한 얼굴 같은 약점이 그들의 눈엔 특별한 개성으로 작용한 것이다.

매섭게 찢어진 눈매, 툭 튀어나온 입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루이 비통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최애’ 모델 박희정이다. 천편일률적 미의 기준 반하는 그녀의 개성 넘치는 이목구비는 메이크업브랜드 맥과 마크 제이콥스 뷰티 캠페인 걸로 발탁되는 영 광을 선물했다. 2018 F/W 알렉산더 왕 쇼로 데뷔, 마크 제이콥스 쇼의 피날레를 장식한 오송화는 어떤가. 마크 쇼에서 선보인 ‘버섯머리’는 가발이 아닌 실제 그녀의 머리다. “백스테이지에서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머리를 잘라도 되냐고 묻길래 오케이했죠. 하지만 이토록 파격적 헤어스타일일 줄은 몰랐어요. 지나치게 강렬한 인상 때문에 다른 쇼 캐스팅에 지장을 받아 속상했지만 또 그 덕분에 <러브> 매거진 20주년 특별판에 실렸으니 후회는 없어요.”

설예빈과 김희원은 개성파 집합소로 불리는 모델 에이전시 ‘신화사’ 소속이다. 먼저 예빈은 스무 살에 푸시버튼 패션쇼로 데뷔했다. 언뜻 보면 소년 같은 중성적 매력으로 파리 진출 첫해에 생로랑과 드리스 반 노튼쇼에 선 슈퍼루키다. 푸시버튼 광고에 반해 신화사 문을 두드린 희원의 매력 포인트는 대담한 눈매다. “어릴 땐 큰 눈에 비해 눈동자가 작아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어요. 이 일을 하면서 콤플렉스였던 삼백안이 오히려 저만의 개성으로 비치더군요. 이젠 제 얼굴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반듯한 뱅 헤어에 뮬란이 떠오르는 동양적 이목구비의 김서현은 다음 주 런던 출국을 앞두고 있다. “한번 보면 기억에 남는 제 얼굴이 좋아요. 이번 시즌 목표는 버버리, JW 앤더슨!”

타인의 눈을 과도하게 의식하던 사람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아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선 이런 시대적 흐름을 ‘나나랜드’라 명명한다. 천편일률적 미의 기준을 따르는 대신 개성과 매력이 각광받고 개개인의 기호를 존중하는 시대인 것이다. 바로 이 ‘나나랜드’에선 당신도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