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Mistake

Beauty

6 Mistake

2019-03-14T21:41:50+00:00 2019.03.14|

향수 사용은 어렵지 않다. 어디든 살짝 뿌려주기만 하면 끝. 하지만 향수를 ‘잘’ 사용하기 위해선 색다른 기교가 필요하다.

향수 자료를 읽다 보면 후각세포와 관계없이 정신이 몽롱해지며 부유하는 듯한 경험을 한다. 나른함에 취하게 만드는 표현은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투명한 물의 도시 베니스의 새벽을 어루만지는 듯한 향기’, ‘하얗고 깨끗한 코튼 시트에 남겨진 그녀의 순수한 향에서 영감을 받은 향’, ‘프랑스 루아르 계곡에 위치한 별장의 흙을 밟으며 느낀 향기’… 이는 향수가 단순한 향료의 화학식 조합을 뛰어넘어 조향사의 영감과 감정, 심미안까지 담아낸 후각적 예술에 가깝다는 방증이다. 우린 과연 조향사의 깊고 현묘한 의도를, 향기의 대서사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을까. 향기 분자와 내 살갗이 내밀한 궁합을 이루는 가운데 그 향을 매혹적으로 확산시키고 싶다면 <보그> 향수 사용법을 재점검해보길.

와인 셀러는 최적의 보관 장소
향수는 알코올의 보존력 덕분에 쉽게 변질되지 않는 뷰티 카테고리다. 메종 드 파팡 김승훈 대표는 몇 가지 보관 조건만 인지해도 변질 걱정 없이 향기를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향수의 적정 보관 온도는 대략 15도 전후. 기복 없이 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며 햇볕에 직접 닿아선 안 된다. 그가 발견한 최적의 향수 보관 장소는 와인 셀러. “화이트 와인과 향수가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죠. 온도와 습도, 조도 모두 향수 보관을 위한 최적의 조건입니다.”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라
향기 분자와 이를 머금었다 조금씩 방생하는 피부는 뗄 수 없는 운명이다. 피부 컨디션에 따라 발향과 확산 범위, 지속성이 천차만별 달라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향수 사용 전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는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 “수분이 부족해도, 그렇다고 유분만 풍부해서도 안 됩니다. 수분이 향기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확산시킨다면 유분은 입자를 잘 붙들어 잔향의 지속력을 높이죠. 결국 둘 사이의 균형이 매혹의 향을 창조합니다.” 향기 연구소 ‘센토리’ 대표 김아라의 설명이다. 나이와 피부 컨디션, 계절적 요인 등을 두루 고려한 최적의 보습제를 만나는 것이야말로 향수의 매력을 드높이는 첫 단추다.

소분의 두 얼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는 니치 향수 소분 판매 글.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향수 소분 거래는 위험천만하다고 말한다. 웬만해선 잘 열리지 않는 향수 마개를 한 번 분리하면 공기와 접촉해 내부 산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휴대가 편하다는 이유로 작은 스프레이 용기에 향수를 덜어 사용하는 것도 아마추어 같은 행위. 발품을 팔아 미니어처를 구하거나 ‘가성비’는 포기하더라도 처음부터 저용량 향수를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한 향수 쇼핑의 자세다.

선택과 집중
향기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도 없다. 아무리 좋은 향료도 근본 없이 뒤섞이면 정체성은 온데간데없이 증발해 독한 잔향만 남길 테니까. 향수 사용 전 화장품 향료부터 점검하자. 스킨케어부터 코스메틱까지 향료를 최대한 배제한 제품을 사용해야만 향수의 온전한 매력을 즐길 수 있다. 확산력 강한 헤어스프레이나 보디로션은 특히 신경 쓸 것. 향수 마니아라면 섬유 유연제 역시도 무향 무취 제품으로 갈아타길.

점, 선, 면의 법칙
향수는 크게 네 가지 타입으로 나뉜다. 파팡, 오 드 투왈렛, 오 드 퍼퓸, 오 드 코롱이다.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만큼 각각의 사용법도 달라져야 한다. 먼저 향료 함유량이 가장 높은 파팡은 부향률이 높은 오일의 형태로 피부에 점(Point)을 찍어주는 담백한 터치면 충분하다. 오 드 투왈렛과 오 드 퍼퓸은 점을 길게 늘인 선(Line)의 형태로 파팡에 비해 세로로 길게 사용 면적을 늘려 사용해보길. 가볍고 청량한 오 드 코롱은 면(Surface)을 활용할 때 매력이 극대화된다. 상체엔 어깨나 허리, 브래지어 바깥쪽, 하체엔 트렌치 코트나 스커트 끝단이 은근하게 향기를 즐길 수 있는 히든 포인트.

롤온 퍼퓸의 이중성
편리함을 앞세우는 뷰티 신문물, 롤온 퍼퓸. 롤러볼을 동글동글 굴리고 문지르는 행위가 멀쩡한 향을 훼손시키는 주범이라면? 오늘부터 ‘롤러’라는 단어에 휩쓸리지 말고 맥박이 뛰는 펄스 포인트에 톡톡 두드리듯 발라 그대로 건조시키자. 또 공기와 접촉을 막기 위해 뚜껑 역시 반드시 닫아둘 것. 덧붙여 노폐물이나 이물질이 롤러볼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미생물에 의해 변질되기 쉬우니 사용 전 피부 상태가 청결한지 더블 체크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