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일본의 어피치와 한국의 어피치가 다르다?

2020.02.04

by 송보라

    일본의 어피치와 한국의 어피치가 다르다?

    지난해 말 도쿄 오모테산도에 첫 카카오프렌즈 매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3층 높이의 어피치 오모테산도와 스튜디오 카카오프렌즈 건물 두 동으로 이뤄졌는데요. 특이한 점은 건물 한 동을 온전히 어피치 캐릭터에 올인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대부분의 나라에서 라이언이 단연 최고 ‘인기캐’지만 일본에서는 어피치의 인기가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핑크 핑크’한 복숭아의 매력에 빠진 20대 여성 팬층이 매우 두껍다고 하는군요.

    오모테산도 어피치 스토어 입구.

    매장 오픈 첫날,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

    매장을 오픈하자마자 매장에 준비된 어피치 인형 첫 물량이 하루 만에 전량 소진됐습니다. 일본 도넛 브랜드 ‘덤보도너츠’와 협업해서 제작한 ‘어피치 도넛’도 4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했죠.

    덤보도너츠와 협업한 어피치 도넛, 어피치 젤리가 올라간 프라페.

    큰 인기를 끈 어피치 인형.

    결국 일주일 전인 3월 9일, 어피치는 도쿄에서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이를 기념해서 관광공사는 쓰타야 다이칸야마 티사이트 내에 카카오프렌즈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요.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이들에게 오모테산도 매장에서 완판된 어피치 도넛과 밀크티를 무료로 나눠줬는데요, 팝업 스토어에서 판매한 쓰타야 한정판 어피치 에코백과 텀블러, 키 체인을 비롯한 어피치 굿즈는 또 한번 완판을 기록했답니다.

    왼쪽부터 김명수 카카오IX 재팬 대표, 모델 사라,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임명된 어피치.

    츠타야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

    일본에서 어피치가 대박 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으로 건너간 어피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오디언스들은 일본의 어피치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러블리 어피치 3종 세트를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하라고 아우성쳤고, 결국 지난 2월 초 바디필로우와 웃음, 평온 두 가지 버전의 얼굴 쿠션을 우리나라 온ㆍ오프라인 매장에도 론칭했습니다. 이 쿠션은 일반 솜이 아닌 3D 솜을 충전재로 넣어서 아주 말랑말랑하다고 합니다.

    지난 2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한 ‘러블리 어피치’ 3종 세트.

    예리한 우리나라 오디언스들이 제기한 또 한 가지 의문은 우리나라와 일본 어피치의 외모가 조금 다르다는 겁니다. 우리가 카톡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어피치는 핑크색에 어울리지 않게 응큼하고 짓궂은 표정이 많아서 마냥 사랑스러운 캐릭터와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일본을 강타한 어피치는 라이언처럼 눈이 점으로 돼 있고, 이제 막 자란 것 같은 앞니가 포인트죠. 혹자는 일본판 어피치가 또 다른 카카오톡 인기 이모티콘인 옴팡이를 닮았다는 의견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부산 카카오프렌즈샵 4층에 위치한 어피치 카페.

    어피치의 장난기 가득한 성격을 보여주는 카페 입구.

    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어피치.

    그리하여 논란에 대해 입을 연 카카오IX에 의하면 일본인의 취향을 고려해 약간 변화를 줬다는 것. 사실은 이름도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피치지만 일본에서는 아피치로 불리죠. 아피치는 더 연하고 가벼운 분홍색에 전부 아기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어피치의 어린 시절인 ‘리틀 어피치’ 버전만 적용하는 겁니다.

    어피치는 비밀의 숲, 복숭아 농장에서 유전자 변이로 태어난 자웅동주 복숭아입니다.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나서 복숭아나무를 탈출, 프렌즈 시티에서 지금의 친구들을 만났죠. 섹시한 뒤태와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친구들을 유혹하지만 워낙 성격이 급하고 장난기로 똘똘 뭉쳐 친구들도 어피치를 경계한답니다. 10대 후반, 20대 초반 나이에 사춘기를 겪고 있는 개구쟁이 캐릭터라는 걸 일본 팬들이 알게 된다면 경악할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그저 ‘순둥 순둥’한 아기가 아니라 천방지축인 어피치니까요.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Instagram, Courtesy of Kakao 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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