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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영화, <리빙 네버랜드>

2019.03.19

by 황혜영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영화, <리빙 네버랜드>

    가수 정준영의 ‘불법 몰카 스캔들’로 전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미국은 마이클 잭슨의 다큐멘터리 영화 <리빙 네버랜드>의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리빙 네버랜드>는 마이클 잭슨이 어린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내용을 고발하는 4시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며,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에 관한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었죠.

    유족들은 다큐멘터리 영화에 등장하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제작사 HBO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생전에 이미 두 번의 소송과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를 받았으며, 영화에 등장한 웨이드 롭슨과 제임스 세이프척이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족들의 의견이죠.

    심지어 마이클 잭슨의 딸 패리스 잭슨이 자택에서 자살 시도를 했다는 루머가 돌았지만,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유족들의 말처럼 <리빙 네버랜드>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모두 사실이 아닐까요? 일부 팬들은 이번 사건이 “마이클 잭슨의 유명세를 이용한 증거 없는 폭로”라며, 이미 세상을 떠난 마이클 잭슨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아동 성추행’은 ‘논란’ 그 자체만으로도 극히 예민한 사안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인 웨이드 롭슨과 제임스 세이프척을 초대해 자세한 내용을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아동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일을 ‘성폭력’이라고 인지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거나 혹은 그 상처가 성장하면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죠.

    특히 두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제임스 세이프척은 다른 한 명인 웨이드 롭슨이 <투나잇 쇼>에 출연해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영상을 보기 전까지, 자신이 어린 시절 어떤 일을 당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웨이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를 깨닫게 되었고, 당시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몇 주간 공황 상태를 경험했다고 주장합니다. 

    자, 이제 다큐멘터리 영화의 풀 버전까지 공개된 상태에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나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순 없지만, ‘아동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받은 마이클 잭슨.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의 대상이었던 그의 업적이 공식 석상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죠.

    우선 미국의 유명 TV 시리즈 <심슨>은 그의 목소리가 들어간 부분을 공식 삭제했다고 발표합니다. 1991년 ‘Stark Raving Dad’라는 에피소드에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가 등장하는데, 심슨의 오랜 프로듀서들이 의견을 모아 해당 회를 삭제했다고 밝혔죠. 제임스 L. 브룩스는 “<심슨>을 제작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는 작은 농담 하나 가지고도 논쟁을 벌이곤 한다. 하지만 이번 사안에는 모두 한마음을 모았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선택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Alessandro Lucioni / gorunway.com

    두 달 전 마이클 잭슨에게 영감을 받아 2019년 F/W 시즌 남성복 컬렉션을 선보인 루이 비통의 남성복 아트 디렉터 버질 아블로. 1월 17일, 컬렉션을 선보인 지 딱 일주일 만에 선댄스 영화제에서 <리빙 네버랜드>가 공개됩니다. 결국 루이 비통은 마이클 잭슨을 오마주한 컬렉션 의상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버질 아블로는 <WWD>를 통해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저는 이 다큐멘터리로 비추어 보았을 때, 이번 컬렉션이 감정적인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떤 식으로든 아동 학대를 단호히 반대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영국 콘서트 투어를 계획 중인 래퍼 드레이크는 공연 세트 리스트에서 마이클 잭슨의 목소리가 담긴 ‘Don’t Matter to Me’라는 곡을 삭제합니다.

    스타벅스는 그들의 공식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에서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모두 삭제한다고 발표했으며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내셔널 풋볼 뮤지엄에서는 최근 마이클 잭슨의 동상을 철거했죠.

    세계에서 가장 큰 어린이 박물관인 인디애나폴리스의 어린이 뮤지엄도 역시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전시 아이템 세 가지를 철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전설과도 같은 팝 스타였던 만큼, 마이클 잭슨의 존재는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최근 영국의 이층 버스에는 마이클 잭슨의 결백을 주장하는 팬들의 포스터가 걸리기도 했죠. #MJINNOCENT라는 해시태그까지 걸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고발이 허위 사실이라는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동 성추행 의혹은 쉬이 사그라들것 같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마이클 잭슨의 흔적. 그의 마지막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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