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이 선택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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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비통이 선택했다고?

2019-05-02T10:11:57+00:00 2019.05.02|

차넬라토/보르토토는 약 1년에 걸쳐 세 개의 겹쳐진 금속 원 안에 꼬아놓은 루이 비통 가죽 스트랩을 장식해 만든 ‘만다라 스크린(Mandala Screen)’을 완성했다.

루이 비통의 ‘오브제 노마드(Objets Nomades)’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2012년에 여행 가방 디자인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가구와 조명 컬렉션을 선보인 이래 아틀리에 오이(Atelier Oï)의 가죽 해먹, 인디아 마다비(India Mahdavi)의 접이식 트레이 테이블, 조각 작품을 연상케 하는 캄파나 형제(Campana Brothers)의 소파까지 다채로운 작품으로 매해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들 작품이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Milano)에서 매년 집중 조명을 받아왔음은 물론이다.

넨도(Nendo)에서부터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Patricia Urquiola)에 이르기까지 루이 비통은 디자인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와 함께 일해왔다. 그 쟁쟁한 이름 덕분에 다니엘레 보르토토(Daniele Bortotto)는 처음 루이 비통에서 함께 일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르자 차넬라토(Giorgia Zanellato)와 함께 트레비소에서 활동하는 2인조 디자인 듀오 차넬라토/보르토토(Zanellato/Bortotto)의 구성원 보르토토는 2017년 말 루이 비통으로부터 오브제 노마드에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올해 전시에는 로우 에지스(Raw Edges), 캄파나 형제, 인디아 마다비,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등 기존 디자이너도 신작 8점을 추가로 공개했다.

차넬라토/보르토토의 1년에 걸친 콜라보레이션의 결과물은 밀라노 가구 박람회 기간 팔라초 세르벨로니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대리석 받침 위에 세운 세 개의 겹쳐진 금속 원 안에 차분한 톤의 그레이, 핑크, 블루 컬러의 루이 비통 가죽 스트랩이 감싼 파티션은 베네치아 석호에 비친 일출을 떠올리게 했다. 이 작품의 타이틀 ‘만다라 스크린(Mandala Screen)’은 명상에 자주 사용되는 불교와 힌두교의 세계관을 나타내는 영적 상징물 만다라에서 차용한 것이다. 차넬라토는 <보그>에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려주었다. “이 스크린은 마치 최면을 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무한대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다니엘레와 저는 많은 연구를 하면서, 끝이 없는 형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루이 비통 모노그램의 전통적인 꽃 모양을 이 원형 패턴 안에 집어넣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이 스크린의 구조는 오브제 노마드의 정신과 일치한다. 보르토토가 “우리는 유르트(Yurt) 전통 텐트에 사는 몽골 유목민에 많은 관심이 있어서 천으로 덮인 유연한 구조물이라는 아이디어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장식 칸막이를 사용해 내부 공간을 구분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라고 설명하자 차넬라토는 “스크린은 노마딕한 물건입니다. 방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는 다이내믹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접어놓거나 옮기면서 계속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동의했다.

이 창의적인 이탈리아 듀오는 로잔예술대학교에서 처음 만난 후 2013년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두 사람 모두 베네치아건축대학교(Università Iuav di Venezia)를 다녔기 때문에 공통의 관심사는 역시 수상 도시 베네치아였다. 보르토토는 말했다. “베네치아가 우리 콜라보레이션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이곳을 둘러보면 도시 안에 장인 정신으로 빚은 유산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알게 됩니다.” 베네치아는 두 사람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아쿠아 알타(Acqua Alta)의 시작점이기도 했다. 이는 자카드 태피스트리와 정교한 글라스 작품으로 구성된 시리즈로 가구 박람회 부대 행사에서 전시됐다.

보르토토는 다음과 같이 당시를 회상했다. “관람객이 작품에 매우 감성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때 파트리치아 모로소(Patrizia Moroso)를 만났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우리에게 작업을 의뢰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듬해에 다시 모로소의 가구를 작업했으며, 지금까지 밀라노의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Triennale Design Museum), 로마의 국립현대미술관(MAXXI), 런던의 아람 갤러리(Aram Gallery) 등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해왔다.

루이 비통과 콜라보레이션은 디자이너에게 커리어의 정점을 의미하지만 차넬라토와 보르토토는 아직 그렇지 않다. 이들의 오브제 노마드 참여는 올해 가구 박람회에서 선보인 수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일 뿐이다. 두 사람은 루이사 델레 피아네 갤러리(Galleria Luisa Delle Piane)의 의뢰로 고무풍선과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테이블, 램프, 선반을 만들고 있다. 차넬라토는 “현재는 스튜디오에 고무풍선과 대형 콘크리트 덩어리만 있어요. 전혀 모양을 갖추지 않았죠. 그 모습이 약간 기괴하지만, 정말 흥미롭습니다”라면서 웃었다.

그렇다면 차넬라토가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프로젝트는 무엇일까. “이탈리아 입국 허가를 기다리는 난민 커뮤니티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세네갈과 감비아 출신 난민들입니다. 저희가 의자 컬렉션을 디자인하면 난민들의 의자를 생산하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의자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와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중점을 둔 카시나 쿠카냐(Cascina Cuccagna)에서 전시할 예정입니다. 루이 비통 같은 기업과 협력하면서 세련된 제품을 만드는 한편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물건을 만드는 장인들과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만족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