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엔 버닝썬, 할리우드엔 샤토 마몽

Living

서울엔 버닝썬, 할리우드엔 샤토 마몽

2019-05-08T20:46:12+00:00 2019.05.07|

우리나라에 버닝썬이 있다면 할리우드에는 샤토 마몽이 있습니다. 할리우스 스타들이 은밀한 비밀 파티를 열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호텔이죠. 할리우드 역사가 숀 레비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저서 <석양의 호텔: 삶, 죽음, 사랑, 예술 그리고 할리우드 샤토 마몽의 스캔들>에서 1982년, 샤토 마몽에서 약물 남용으로 사망한 코미디언 존 벨루시의 죽음에 대한 속사정을 밝혔습니다. 샤토 마몽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죠.

 

웨스트 할리우드에 자리한 샤토 마몽은 라나 델 레이의 노래 ‘오프 투 더 레이시스’와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 <썸웨어>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배우로 성공한 미아가 LA에 머물 때 주로 묵는 장소로도 등장하죠. 그만큼 할리우드에서는 상징적인 호텔이에요. 할리우드 셀럽들이 끊임없이 모여들어 화려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지곤 한답니다. 과거 컬럼비아영화사의 사장이었던 해리 콘은 소속 배우들에게 이렇게 말한 적도 있어요. “만약 네가 무슨 일을 벌일 것 같거든, 샤토 마몽에서 해.”

샤토 마몽이 아주 잘 보이는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 <썸웨어>의 포스터.

실제로 전설적인 록 밴드 도어스의 짐 모리슨은 샤토 마몽 호텔 발코니에서 뛰어내렸고, 호텔 침대 시트에 피를 잔뜩 묻혀놓기도 했습니다. 은막의 스타 진 할로우는 클라크 게이블과 정사를 벌였던 방 바로 옆방에서 세 번째 남편 해롤드 로슨과 첫날밤을 보내기도 했고요. <이유 없는 반항>의 감독 니콜라스 레이는 샤토 마몽에서 두 번째 아내인 여배우 글로리아 그레이엄의 불륜을 목격하고선 그곳을 아지트 삼아 난잡한 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러다가 자신보다 27세나 어린 나탈리 우드를 만나서 그녀를 <이유 없는 반항>의 여주인공으로 ‘꽂아’줬죠.

하지만 이 호텔에 가장 강렬한 이미지를 심은 사건은 1982년 존 벨루시의 죽음이었습니다. 당시 그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멤버이자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로 성공한 코미디언 겸 배우, 뮤지션이었는데요. 그는 죽기 일주일 전, 옷매무새가 흐트러지고 땀에 절어 창백한 모습으로 호텔에 체크인했습니다. 그는 호텔의 독립된 방갈로 안에만 머물렀고 마약상들만 그의 방을 들락거렸죠. 마침 같은 호텔의 펜트하우스에 묵고 있던 로버트 드 니로는 그가 걱정되어 찾아갔지만 빈 맥주 캔과 커피, 음식 접시가 쌓인 쓰레기통 같은 방을 보고는 질려서 금세 나와버렸습니다.

벨루시는 코카인과 헤로인에 취한 채로 마지막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사망하던 날 그는 마약 공급책인 캐시 스미스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고 그녀는 그의 부탁으로 코카인과 헤로인을 섞은 마약 주사를 그에게 놓아줬습니다. 그리고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어가는 그를 남겨둔 채 그의 빨간 메르세데스-벤츠를 훔쳐서 호텔을 빠져나가다 경찰에게 잡혔죠.
캐시 스미스라는 인물도 아주 흥미로워요. 그녀는 벨루시를 만나기 20년 전부터 밴드를 따라다니는 그루피로 아주 유명했습니다. 멤버들과 돌아가며 연애를 하고, 따라다니는 밴드를 바꿔가면서 마약을 전파하기도 했죠. 결국 밴드의 마약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때로는 팔아야 할 마약을 자신이 다 써버리기도 했죠. 벨루시가 죽기 몇 년 전부터 그에게도 마약을 대주기 시작했는데요. 호텔에서 도망치다 잡혔을 땐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지만 결국 그녀는 다시 잡혔고 과실치사를 인정해 형을 살았습니다.

왼쪽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존 벨루시를 사망에 이르게 한 캐시 스미스.

이후 그가 머물렀던 방갈로는 그의 극적인 죽음에 깊은 인상을 받은 아티스트 사이에서 ‘핫플’이 됐죠. 마약중독으로 요절한 장 미셸 바스키아도, 펑크 가수 릭 제임스도 그 방에서 묵을 수 없느냐고 문의했답니다. 약물 오용으로 사망한 히스 레저도 죽기 2년 전 샤토 마몽의 발코니에서 약을 하는 모습을 파파라치에게 찍힌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샤토 마몽의 명성에서 마약은 일부일 뿐. 스칼렛 요한슨과 베니시오 델 토로가 엘리베이터에서 뒤엉켜 있다가 들킨 곳도,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천박한 테이블 매너로 출입 금지를 당한 곳도, 린제이 로한이 5,000만원에 달하는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서 쫓겨난 곳도 샤토 마몽이니까요. 요지경 같은 호텔에서 셀럽들의 파티는 지금도 계속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