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미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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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미식 여행

2019-05-14T20:46:53+00:00 2019.05.14|

샌프란시스코는 미식의 도시다. 수많은 이민자와 비트 문화의 후예, 힙스터가 자기 식대로 해석한 캘리포니아 퀴진을 차린다.

오는 여름에 <미쉐린 가이드 캘리포니아 2019>가 발간된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 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총 레스토랑 57곳이 별을 받았고, 3스타는 8곳).

샌프란시스코는 9개 지역(피셔맨스워프, 노스비치, 차이나타운, 엠바카데로, 유니언스퀘어, 미션, 카스트로, 헤이트-애시버리, 노브힐)으로 나뉜다. 지역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지역에서 주목받는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1스타를 획득한 알스 플레이스(Al’s Place)는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미션 디스트릭트(Mission District)에 있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창작열을 태우는 작업실과 갤러리, 부티크, 개성 있는상점으로 즐비하다. LGBT 신에서 오래 활동해온 DJ는 나를 미션 디스트릭트의 오래된 극장으로 초대했다. 극장을 친구들끼리 임대해 음반 작업을 하고 공연과 파티를 연다. 그는 미션 디스트릭트야말로 “아티스트에게 마지막 남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알스 플레이스는 그곳에서도 인기 레스토랑이다. 파란색 문을 열면 오너 셰프인 아론 런던(Aaron London)이 지향하는 편안하고 소박한 공간이 나타난다. 육류 요리도있지만 북부 캘리포니아의 제철 채소로 만든 메인 요리를 맛봐야 한다. 라임과 감귤, 돼지감자로 만든 카레, 푸짐한 채소 플래터 등이 20달러쯤 된다.

메이시스, 니만 마커스 등의 백화점과 프라다, 루이 비통 매장이 자리하는 유니언스퀘어는 쇼핑가인 만큼 레스토랑도 많다. 그중에서 2016년부터 줄곧 미슐랭스타를 유지하는 킨 카오(Kin Khao)는 저녁에 예약없이 앉기 힘들 정도다. 태국 가정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데, 페스코 베지테리언인 나를 위해 고기 대신 달걀로 조리한 볶음 쌀국수 팟 키마오는 없는 육즙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추천 디저트는 흑미로 만든 푸딩이다. 매장 한쪽의 바에서는 믹솔로지스트가 다양한 칵테일을 만든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 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보유한다.

샌프란시스코 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게 요리다. 바다와 마주한 피셔맨스워프(Fisherman’s Wharf)와 피어 39 주변의 레스토랑은 한 마리에 1kg이 넘는 통통한 던저네스 크랩을 각자의 레시피로 조리한다. 특히 포그 하버 피시 하우스(Fog Harbor Fish House)에는 게살로 꽉 채운 클램 차우더 수프를 비롯해 다양한 게 요리가 있다. 여럿이라면 게, 홍합, 새우, 각종 채소 등이 테이블을 가득 채울 만큼 나오는 해산물 플래터를 추천한다.

나는 샌프란시스코에 갈 때마다 노스비치에 자리한 비트 세대의 안식처, 시티 라이츠 북셀러 앤 퍼블리셔(City Lights Booksellers & Publishers)에 들른다. 1953년에 문을 연 서점 2층에는 ‘시인을 위한 의자’가 있는데, 그곳에 앉아 샌프란시스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들추면 잭 케루악의 후예라도 된 기분이다. 서점 맞은편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에 투토 쿠아(E Tutto Qua)도 추천한다. 이탈리아 출신 오너와 서버들이 친구처럼 다감하고, 그들이 추천하는 파스타는 실패하지 않는다.

노을이 질 때쯤 샌프란시스코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루프톱 바에 가고 싶었다. 추천받은 곳은 프로퍼 호텔(Proper Hotel) 옥상의 샤메인 루프톱 바(Charmaine’s Rooftop Bar)다. 하이엔드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현대적인 인테리어의 실내외가 함께 자리하는 라운지다. 주인이 키우는 고양이 샤메인에서 상호를 따온 발상처럼 칵테일도 재미있다. 매니저 이다 래(Ida Rae)가 추천하는 칵테일은 럼, 코코넛 크림, 파인애플 등을 넣어 만든 ‘Let Me Touch Your Mind’와 보드카, 아몬드 시럽, 크랜베리 주스 등을 넣은 ‘Kissin’ in the California Sun’, 헨드릭스 진, 오이, 레몬, 진저 비어, 압생트 등을 넣은 ‘Proper Cup’이다. 주류와 곁들이는 스낵도 식사 대용으로 먹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토요일이 되자, 현지인 친구가 페리 빌딩(Ferry Building)의 파머스 마켓에 꼭 가야 한다고 했다. 매주 화·목·토요일마다 열리는 식재료 마켓인데, 150여 개 업체가 참가하는 토요일이 규모가 가장 크다. 그 지역 농부들이 재배한 식재료와 직접 만든 잼, 치즈, 빵 등을 갖고 나온다. 배를 타고 칠레에서 오는 오렌지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기른 식재료만 팔 수 있다. 페리 빌딩에 입점한 가게도 마찬가지다. 1898년에 지은 페리 빌딩은 노숙자들이 찾는 퇴락한 건물이었으나, 1989년 대규모 지진 후에 재건해 2003년 다시 문을 열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건강한 로컬 식재료와 요리를 맛보는 공간이 된 것이다. ‘푸드 투어’를 진행하는 에디블 익스커션스(Edible Excursions)의 가이드와 함께 페리 빌딩의 대표 음식을 맛봤다. “이곳에 입점하려면 정말 까다로워요. 샌프란시스코 혹은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해야 하죠. 블루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와 수라테이블(Sur La Table)만 빼고는 모두 이곳이 고향이죠. 또 토마토가 제철이 아니라면 토마토 요리는 과감히 뺄 정도로 건강하고 싱싱한 식재료만 써야 해요. 또한 가지 조건은 환경을 위한 노력이죠. 플라스틱이 아니라 옥수수로 만든 용기를 쓰는 등 리사이클링에 앞장서야 해요.”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샤메인 루프톱 바를 추천한다. 개성 강한 칵테일을 만날 수 있다.

페리 빌딩의 치즈 공방 카우걸 크리머리(Cowgirl Creamery)는 샌프란시스코 근교인 소노마 카운티 지역의 친환경 농장에서 키운 소와 염소의 원유로 만든 치즈를 판매한다. 고츠 로드사이드(Gott’s Roadside)의 임파서블 버거도 인상적이었다. 채소로 만든 패티인데 모양이나 맛이나 풍미 가득한 고기같았다. 가이드는 요즘 샌프란시스코의 유행은 ‘플렉시테리언’이라고 덧붙였다. 베지테리언이 아니어도 가끔 채식을 해서 몸을 해독하는 것이다. 페리 빌딩 바로 옆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페루 퀴진을 선보이는 레스토랑 라 마르(La Mar)가 있다. 신선한 해산물로 만드는 각종 세비체와 페루식 만두 엠파나다를 비롯해 페루의 전통 칵테일 피스코 사워 등 다양한 주류가 있다. 인테리어 또한 세련되어 저녁이면 비즈니스맨들과 패셔너블한 사람들로 붐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쿠킹 클래스를 원한다면, 주방용품 전문점 수라테이블에서 예약할 수 있다. 셰프와 함께 ‘Cooking with Wine’이란 주제의 캘리포니아 퀴진을 만들어보았다. 무화과 잼과 치즈의 크로스티니, 샴페인 비니거로 졸인 치킨 요리, 졸여 만든 서양배 디저트 등을 만들어 함께 나눠 먹었다.

와인에 관심이 있다면 1989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나파밸리 와인 트레인(Napa Valley Wine Train)을 타도 좋다. 이 열차는 나파밸리를 가로지르며 아름다운 풍광과 코스 요리, 와인을 마리아주해서 즐길 수 있다. 런치, 디너, 하프 데이, 풀 데이 등 프로그램이 다양한데, 나는 열차를 탄 후 와이너리 두 군데에 들러 시음하고 설명을 듣는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무엇보다 샌프란시스코는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이제 한국에도 입점하는 블루보틀 커피,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사랑하는 필즈 커피(Philz Coffee), 샌프란시스코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피츠 커피 앤 티(Peet’s Coffee & Tea) 정도만 알고 갔는데, 현지인의 추천으로 포 배럴 커피(Four Barrel Coffee)를 만날 수 있었다. 정말이지 내가 만난 최고의 로스터리 카페다! 이와 함께 사이트글래스 커피(Sightglass Coffee)도 현지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지점이 있지만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에도 입점했으니 전시 관람 후 들러도 좋다. SF 모마는 1935년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미 서부 최초의 현대미술관으로, 3년여간의 공사 끝에 그때보다 세 배 이상 확장된 지금의 모습으로 2016년에 재개관했다. 첫해에만 120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한, 샌프란시스코 예술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다.

헬리콥터 투어스에는 헬리콥터를 타고 전경을 본 후 소살리토에서 식사를 하는프로그램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연이어 열리는 미식 축제에 참가해도 좋다. 8월에는 ‘Eat Drink SF’, ‘ 9월에는 ‘기라델리 초콜릿 페스티벌’, 10월에는 ‘SF 스트리트 푸드 페스티벌’, 12월에는 ‘노스비치 할리데이 와인 워크’가 있다. 미식만으로도 충분한 도시지만 짧은 시간에 전경을 관람하고 싶다면 헬리콥터 투어를 추천한다. 샌프란시스코 헬리콥터 투어스(San Francisco Helicopter Tours)는 10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금문교, 악명 높은 교도소인 앨커트래즈, 이곳 특유의 아름다운 주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헬리콥터 투어 후에 소살리토에서 점심을 먹는 일정도 있다. 소살리토는 금문교 건너 북쪽에 자리한 예술인이 많이사는 고즈넉한 마을이다. 이탤리언 레스토랑 포지오 트라토리아(Poggio Trattoria)에서 항구를 바라보며 유기농 허브와 채소로 만든 샐러드, 장작불로 구운 피자 등을 맛봤다. 결국 또 레스토랑 얘기로 끝이 난다.

HOTEL
샌프란시스코 여행 시 보통 유니언스퀘어 부근에 묵는다. 하지만 연일 관광객으로 붐비는 복잡함이 싫어 이번만큼은 유니언스퀘어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더 킴턴 뷰캐넌 호텔(The Kimpton Buchanan Hotel)을 예약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가로수길이라 할 수 있는 필모어 스트리트(Fillmore Street)가 가깝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필모어 스트리트는 60~70년대 재즈로 번성한 동네로, 지금은 다양한 로컬 브랜드 숍, 레스토랑, 와인 바 등이 자리한다. 그럼에도 조용하고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퓨전 아메리칸 레스토랑 스테이트 버드 프로비전(State Bird Provisions)도 있다. 일반 메뉴도 준비하지만 셰프가 요리를 카트에 싣고 다니며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호텔 앞이 재팬타운이기도 하다. 그만큼 호텔 인테리어는 젠 스타일로 꾸며졌으며, 객실에 요가 매트도 있어서 시차로 괴로운 오후에는 잔디 정원에서 요가와 일광욕을 하며 몸을 다스렸다.

FLIGHT
유나이티드항공은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항공사다. 전 세계 357개 목적지, 233개 미국 내 도시로 매일 4,600여 편 운항한다. 이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이 더 많아졌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인천-샌프란시스코 기존 노선에 더불어 두 번째 직항편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인천 출발편은 4월 3일부터 월·수·목·토요일에 운항을 시작했으며, 6월 7일부터 금요일 운항편이 추가되어 총 주 5회 증편 운항할 예정이다. 이로써 인천에서 오전과 오후 출발 중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노선에는 보잉 777-200ER 기종이 새롭게 투입된다. 폴라리스 비즈니스 50석, 처음 공개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인 프리미엄 플러스 24석 등 총 276석이다. 폴라리스 비즈니스는, 모두 복도석의 180도 침대형 평면 좌석으로, 15.4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 5코스의 기내식, 무료 와인, 고급 침구 등이 제공되며, 더 넓어진 공항 라운지인 폴라리스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