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영화에 등장한 소품, 그 가치는?

daily issue

레전드 영화에 등장한 소품, 그 가치는?

2019-05-30T17:39:54+00:00 2019.05.30|

세기의 명작 속에 등장하는 각종 소품. 영화의 한 장면만큼이나 인상 깊은 이런 소품의 가치는 얼마나 될지 궁금해집니다. 영화 산업의 본고장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종종 영화 소품으로 경매가 이뤄지곤 하는데요, 재력과 덕력을 겸비한 채 오매불망 자신이 원하는 소품이 나오기만 기다렸을 영화 팬들! 이들은 영화 소품을 얼마에 가져갔을까요?

#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

몸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블랙 드레스에 화려한 진주 목걸이를 하고 뉴욕 5번가 티파니 매장 앞에 선 오드리 헵번. 선글라스를 쓴 채 쇼윈도를 바라보며 빵을 먹던 그녀의 모습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장면 중 하나죠. 당시 헵번이 입은 드레스는 1961년 디자이너 지방시가 만들었습니다. 지방시는 영화 캐릭터를 위해 긴 드레스에 맞는 발이 긴 담배 주머니, 오페라 장갑을 추가했다고 합니다.

20세기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남은 블랙 드레스. 이 드레스는 지난 2006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46만7,200파운드, 우리 돈 약 7억원에 판매됐습니다. 그 당시 영화 의상 경매가 중 역대 최고 액수라고 합니다. 이 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데 투자됐습니다.

오드리 헵번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사브리나>, <화니 페이스> 등에서 지방시 드레스를 연이어 입으며 그의 뮤즈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각별했던 두 사람.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깃든 드레스인 만큼 더 빛을 발한 것 같네요.

# 7년 만의 외출(The Seven Year Itch, 1955)

아마도 이 장면만큼 많이 패러디된 장면도 없을 거예요. 영화 자체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했으나, 마릴린 먼로가 빛난 작품이죠. 특히 뉴욕 렉싱턴 애비뉴 52번가 지하철 환풍구 위에 서서 바람에 펄럭이는 화이트 원피스를 붙잡은 마릴린 먼로의 모습이 영화보다 더 유명합니다. 그런데 당시 이 장면 촬영이 생각만큼 드라마틱하게 되지 않아 꽤 애를 먹었다고 하죠.

심지어 자정을 넘긴 촬영 시간에도 100여 명의 기자와 수천 명의 구경꾼이 모여 촬영하는 모습을 구경했다고 하니, 마릴린 먼로를 향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예상이 됩니다. 그녀의 치마가 펄럭일 때마다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결국 3시간에 걸쳐 14테이크 끝에 완성한 명장면!

당시 먼로가 입었던 화이트 드레스는 마릴린 먼로 출연작 여러 편의 의상을 담당한 윌리엄 트래빌라가 디자인했습니다. 당시에는 우스운 디자인이라는 혹평을 받았지만, 결국 인기 여배우였던 데비 레이놀즈가 1971년 200달러에 사들였습니다. 이후 은퇴와 함께 파산 직전에 이른 데비는 마릴린 먼로의 화이트 드레스를 포함한 소장품을 2011년 경매에 내놨죠. 그 사이 가치가 뛴 화이트 드레스는 460만 달러, 우리 돈으로 5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습니다.

# 카사블랑카(Casablanca, 1942)

잉그리드 버그만,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카사블랑카>.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영화 OST 중 ‘As Time Goes By’죠. 당시 극 중 릭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은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보통 피아노보다 크기가 작고 건반도 30개 적지만, 그래도 영화 속 분위기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죠.

2014년 경매에 나온 이 피아노는 뉴욕 경매에서 340만 달러, 우리 돈 40억에 가까운 금액으로 판매됐습니다. 또 영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통행 허가증도 무려 1억3,000만원에 팔렸습니다.

또 2017년 열린 경매에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던 1946년 인쇄된 이탈리아 포스터가 47만8,000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억원에 낙찰됐습니다. 헤리티지 옥션에 따르면 이는 영화 포스터 경매가 사상 최고액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