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공개된 신림동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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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공개된 신림동 사건

2019-05-30T16:14:27+00:00 2019.05.30|

어느 날 아침, 집으로 향하던 한 여성의 뒤에 검은 그림자가 뒤따랐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신이 사는 빌라로 올라간 여성. 곧바로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죠. 문이 닫히던 찰나, 뒤따라온 검은 그림자가 닫히는 문을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다행히 문이 닫힌 직후여서 여성은 피해를 보지 않았는데요, 문제는 그 후에 펼쳐진 상황입니다.

공개된 CCTV 영상을 보면, 여성을 뒤따르던 검은 그림자는 30대 남자였습니다. 문을 열고 여자의 집 안으로 침입하는 데 실패한 이 남자는 한참 동안 문 앞을 서성였습니다. 마치 ‘어떻게 하면 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여자를 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죠. 남자는 문을 살짝 두드렸다가,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현관문 도어록을 비춰보기까지 했습니다. 지문을 보고 현관문 비밀번호를 유추하려 했던 겁니다.

잠시 계단 아래로 떠나는가 싶었던 남자는 다시 여자의 집 앞으로 돌아와 10분가량 머물다 떠났습니다. 집요하게 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던 이 남자의 계획은 결국 실패했습니다. 1초. 눈 한 번 깜빡할 정도로 짧은 찰나의 순간이 아니었다면, 이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이 사건은 지난 28일 오전 6시 36분쯤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밝혀졌습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피해 여성은 경찰에 전화해 “밖에서 누가 벨을 누른다”고 호소했습니다. 5분이 지나 경찰이 도착했으나 빌라 1층 현관문은 잠겨 있었습니다. 경찰은 아직도 누가 벨을 누르는지 피해 여성에게 물었고, 피해 여성은 벨은 누르지 않지만, CCTV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현관문 밖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죠.

하지만 경찰은 이른 아침이라 CCTV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영상이 확보되면 연락 달라”는 말만 남긴 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후 피해 여성은 직접 건물주에게 연락해 영상을 확보했고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에 2차 신고를 했습니다.

이후 피해 여성의 지인이 이날 오후 6시 30분쯤 트위터를 통해 1분 25초 분량의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을 본 이들은 소름 끼치는 이 남성의 행위에 분개했습니다. 이날 경찰에 긴급 체포된 남자는 당시 상황이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은 남자가 집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강간 미수 혐의는 적용이 어렵고 대신 주거침입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남자가 집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강간 미수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습니다. 현관문이 그 순간 닫히지 않았다면… 집 안에서 벌어졌을지 모를 끔찍한 상황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죠.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림동 강간 미수범을 강력하게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고, 이 글은 하루 만에 6만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는 누구에게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 결국은 스스로 보호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