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바나나를 먹을 수 없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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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바나나를 먹을 수 없게 된다면

2019-07-10T12:15:00+00:00 2019.07.09|

세상 흔하지만 싸고, 맛있고, 몸매 관리할 때 꼭 먹는 과일, 바나나. 전 세계에서 가장 소비량이 많은 캐번디시 바나나가 기후 변화, 병충해, 토질 저하와 식물병원균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멸종될 경우 식생활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사실 우리는 50년 전까지만 해도 더 맛있고,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인공 숙성이 필요 없는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그로미셸(Gros Michel)’이라는 재배종의 바나나로 1965년까지 전 세계로 수출되는 바나나였죠. 하지만 중앙아메리카에서 시작된 파나마병이 전 세계의 상업 바나나 재배장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그로미셸종 바나나를 위협했습니다. 파나마병은 ‘푸사리움 옥시스포룸’ 곰팡이가 물과 흙을 통해 바나나 뿌리를 감염시키는 전염병으로, 바나나 암이라 불릴 정도로 치명적이죠. 이 병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대량의 바나나를 태울 수밖에 없었고 이 병에 저항성이 없었던 그로미셸종은 전부 폐사하고 말았습니다.

 

파나마병으로 죽은 바나나 나무.

세상에는 수백 종의 바나나가 있지만 대부분 씨가 씹혀서 먹기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사실상 우리가 지금처럼 먹을 수 있는 건 단 한 종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전엔 크기도 더 클 뿐 아니라 식감도 크리미하고 달콤한 그로미셸종이 있었지만 그로미셸종의 멸종 이후 지난 50여 년간 파나마병에 저항성이 있는 캐번디시가 그 자리를 대신해왔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된 시들음병이 캐번디시종을 공격했죠. 시들음병은 파나마병을 일으킨 곰팡이 균의 변종인 붉은곰팡이 ‘푸사리움 옥시스포룸 쿠벤세’, 즉 ‘TR4’에 의해 퍼지는 병입니다. 흙을 통해 번지며 바나나 줄기를 타고 올라가서 식물의 수분 공급을 끊고 영양분을 모두 빼앗아 말라 죽게 만들죠. 다행히 곰팡이 약으로 잡을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블랙 시가토카’라는 새로운 곰팡이 균이 등장한 겁니다. 공기를 통해 확산되는 균으로, 최근 기후 온난화로 이 균이 더 쉽게 퍼지는 환경이 문제.

TR4 피해를 입은 바나나 재배장.

실제로 블랙 시가토카는 아시아와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앞으로도 계속 먹고 싶다면 지금과는 다른, 소규모 재배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 대신 가격은 비싸지고 맛도 지금과 다를텐데요. 어떻게 될지 두고볼 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