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화보

동방 뷰티

2019.09.05

by 송보라

    동방 뷰티

    동양 여성의 뷰티 철학은 들꽃처럼 섬세하고 고목처럼 흔들림 없다. 아시아 5개국 〈보그〉 뷰티 에디터가 정의한 아시아 미학의 현주소.

    VOGUE HONG KONG

    알바 청(Alva Chung) 뷰티 디렉터.

    NATURAL 홍콩 여자들은 자기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중시해요.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스러운 아우라’에서 나온다고 믿죠. 그렇기 때문에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보다 기본적 뷰티 루틴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를테면 건강과 아름다운 피부는 숙면에서 시작된다고 여기고 내 피부에 맞는 섬세한 관리 노하우를 알고 있죠.

    EYEBROW 아시아권에서는 옛날부터 아름다운 여성을 말할 때 눈썹을 빼놓지 않아요. 한국에서 유행한 ‘일자 눈썹’처럼 눈썹만 잘 다듬어도 인상이 달라 보이니까요. 저 역시 10대 때부터 눈썹 모양을 스스로 다듬었어요. 요즘 홍콩에서는 ‘브로우 타투’가 인기입니다.

    디올 ‘백스테이지 글로우 팔레트 #002’.

    LONG-LASTING 홍콩 특유의 습한 기후 탓에 여성 대부분이 메이크업 제품을 선택할 때 지속력을 체크해요.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엔 워터프루프 기능이 빠질 수 없죠. 한국에서 건너온 쿠션 제품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랩니다. 날씨 때문에 쉽게 지워지는 베이스 메이크업을 어디서든 간편하고 완벽하게 수정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에요.

    YSL 뷰티 ‘르 쿠션 엉크르 드 뽀 레더 에디션’.

    CLEAN & GREEN 최근 홍콩에서는 ‘클린 & 그린’ 뷰티가 주목받고 있어요. 순한 성분이거나 최소한의 성분으로 구성한 간결한 스킨케어 제품으로 가득하죠. 즉각적 개선 효과가 없더라도 서서히 피부가 건강해진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요. 무조건 고영양, 고기능성 제품을 찾던 시대와 180도 달라졌어요.

    키엘 ‘레어 어스딥 포어 클렌징 마스크존 레전드 에디션’.

    SUNSCREEN 기후와 스킨케어는 떼려야 뗄 수없는 관계죠. 그래서 화장대 맨 앞자리는 자외선 차단제와 브라이트닝 제품 차지예요. 홍콩 여름 기후를 겪어봤다면 아실 거예요. 작열하는 태양 빛으로부터 피부 보호를 위해 아침부터 자외선 차단에 집중해요.

    HYDRATING 홍콩은 사시사철 에어컨을 가동해요. 이런 실내 환경은 피부를 극한으로 내몰기 때문에 보습 관리에 신경 써야 하죠. 저는 주 2회 이상 각질을 정돈하고 그 위에 보습 마스크를 얹어요. 빠른 수분 충전 효과를 갖춘 보습 세럼을 쓰는 이들도 많죠. 최근 ‘닥터 바바라 스텀(Dr. Barbara Sturm)’의 히알루론산 세럼이 슈퍼루키로 떠오르고 있어요. 닥터 바바라 스텀은 신생 브랜드지만 저자극 화장품을 선호하는 홍콩 여성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죠.

    HIIT 요즘 홍콩의 젊은 여성들은 무조건 마른 몸을 선호하지 않아요. 근육이 잘 잡힌 건강한 몸매를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 대신 운동에 매진하죠. 짧은 시간에 체지방 감량은 기본, 기초 체력을 키우는 ‘HIIT(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가 대표적이에요.

    닥터 바바라 스텀 ‘히알루론산 세럼’.

    ABOUT K-BEAUTY 3CE와 디어달리아의 메이크업 제품을 써보고 K-뷰티의 매력에 빠졌어요. 메이크업 제품 외에도 닥터자르트와 설화수에서 선보이는 스킨케어 제품도 애용하죠. K-뷰티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트렌드 세팅’. 한국식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핫 트렌드라고 생각합니다.

    3CE ‘스무딩 립 틴트 #해브어블라스트’.

    VOGUE THAILAND

    에미코 고이치(Emiko Koichi) 뷰티 에디터.

    LOCAL INGREDIENTS 태국 여성들은 현지에서 거둔 성분을 선호해요.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내려오는 뷰티 팁도 상당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피부 톤을 환하게 가꾸는 강황 가루는 천연 팩으로 활용하고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날에는 얼굴에 알로에를 듬뿍 올려 달아오른 피부 온도를 낮추죠.

    ORGANIC 최근 태국 여인들의 SNS에서 친환경 성분을 활용한 스킨케어 브랜드 지분이 높아지는 추세예요. 글로벌 뷰티 트렌드와도 일맥상통하죠. 캐나다 태생의 ‘디 오디너리(The Ordinary)’를 비롯해 ‘드렁크 엘리펀트(Drunk Elephant)’, ‘닥터 바바라 스텀(Dr. Barbara Sturm)’, ‘파머시 뷰티(Farmacy Beauty)’는 태국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높은 오가닉 뷰티 브랜드입니다.

    YAYA ‘우라사야 스페르분(Urassaya Sperbund)’은 태국을 대표하는 뷰티 아이콘이에요. 모델로 데뷔해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죠. 그녀의 애칭은 ‘야야’.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국적 외모는 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어요. 배우 소피 터너, 저스틴 서룩스, 류 하오란과 함께한 이번 시즌 루이 비통 워치 캠페인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습니다.

    GLOW SKIN 한국 여성들의 매끈하면서도 윤기 가득한 피부를 동경해요. 이런 ‘글로우 스킨’을 완성할 제품이 주목받는 이유죠. 각질 제거와 윤기 관리를한 번에 끝낼 픽시 ‘글로우 토닉’이나 클라란스 ‘더블 세럼’ 등등. 탄력 있고 윤기 나는 피부를 위해 이너 뷰티도 신경 써요. 추천 제품은 메이지 ‘아미노 콜라겐’과 DHC의 콜라겐 알약.

    클라란스 ‘더블 세럼 컴플리트 에이지 컨트롤 콘센트레이트’.

    BLURRED EDGE LIPS 한국의 그러데이션 립처럼 입술 라인을 번지도록 연출한 립 메이크업이 최신 트렌드예요. 샤넬 ‘루쥬 코코 플래쉬 ’, 바비 브라운 ‘크러쉬드 리퀴드 립’, 마몽드 ‘크리미 틴트 컬러 밤 인텐스’만 있으면 문제없죠.

    바비 브라운 ‘크러쉬드 리퀴드 립’.

    SUPERFOOD 셀러리 주스 열풍이 불었어요. 면역력을 키우는 슈퍼푸드가 건강 간식으로 자리 잡았죠. 슈퍼푸드 식단을 챙기기 어려운 현대인을 위해 간편하게 하루 영양소를 채우는 스낵 론칭이 한창입니다. ‘빈백(BeanBag)’ 제품이 그중 하나예요. 슈퍼푸드를 챙겨 먹는 게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작은 건강 습관으로 내 몸을 늘 신경 쓰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두죠.

    빈백 ‘슈퍼푸드 에브리데이 에센셜 세트’.

    90’S BOB CUT 요즘 90년대 보브 컷 스타일을 연출한 여성들을 자주 마주쳐요. 끝을 무겁게 커팅하고 머릿결이 푸석해 보이지 않도록 관리하는게 포인트. 이런 흐름 덕분에 요즘 출시되는 샴푸는 두피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탁월한 영양, 보습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는 제품이 많아요.

    로레알 파리 ‘토탈 리페어 5 샴푸’.

    ABOUT K-BEAUTY K-뷰티는 늘 새로워요. 카테고리부터 디자인, 제품력까지 고객의 필요를 충분히 이해하고 제작된 트렌디한 아이템이 많죠.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를 고르라면 헉슬리와 탬버린즈예요. 매력적인 패키지로 여심을 사로잡았죠.

    헉슬리 ‘커버 쿠션 오운 애티튜드’.

    VOGUE KOREA

    이주현(Zoohyun Lee) 뷰티 디렉터.

    ANTIPOLLUTION 고작 머리카락 40분의 1 크기의 초미세먼지가 뷰티 월드를 들었다 놓고 있어요. 프로텍션 기능성 제품이라곤 자외선 차단제가 전부였던 업계에 ‘안티폴루션’, ‘시티프루프’, ‘안티더스트’ 등 생경한 라인업이 추가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이로 인해 데일리 뷰티 루틴도 달라졌어요. 1차 세안은 끈적한 클렌징 오일이나 밤이 아닌 클렌징 워터. 폼 클렌저를 이용한 2차 세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죠.

    INDIE BRAND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장 마지막 날엔 꼭 세포라에 들러 뷰티 쇼핑을 했습니다. 한국에선 눈 씻고 찾아도 없는 과감한 컬러와 텍스처, 독특한 제품이 가득하니까요.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요. 뉴욕 버그도프 굿맨의 러브콜을 받은 ‘아비브(Abib)’가 론칭한 메이크업 브랜드 ‘네이밍(Naming)’, 한국판 ‘글로시에’로 불리는 ‘어뮤즈(Amuse)’, 젠틀몬스터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탬버린즈(Tamburins)’, ‘클린 뷰티’를 앞세운 ‘베이직(Beigic)’ 등 개성 만점 인디 브랜드가 뷰티 쇼핑의 갈증을 시원하게 날려주죠.

    시코르 ‘엑스퍼트 벨벳 커버리지 스틱 파운데이션’.

    어뮤즈 ‘뉴트로 매트 #06 서울두시’.

    GREEN HAIR 친환경적이면서 인체에 무해한 제품이 스킨케어 시장 매출을 선도한 데 이어 헤어케어 카테고리가 동참하고 있습니다. 최근 론칭한 신상 샴푸는 향은 물론 패키지도 가지각색이지만 그 가운데 유일한 공통분모는 ‘그린’. 흥미로운 사실은 여자들의 관심이 천연 성분에 머물지 않고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개성을 살리고 자연스러운 질감 그대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합성 화학물질이 가득한 스타일링 제품보다 천연 유래 성분의 트리트먼트 제품이 폭발적 인기죠.

    베이직 ‘스칼프 리바이벌 퓨리파잉 스크럽’.

    MEDICAL SPA 전문 의료진의 의학적 진단을 바탕으로 한 국내 유일의 메디컬 스파 차움 ‘에버셀 스파’는 전 세계 유명인들의 뷰티 핫 스폿이죠.
    카이로프랙틱 전문가의 응용근신경학을 이용한 자세 체형 교정 테라피와 청정 바다에서 추출한 해양 재료를 이용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딸라소테라피’를 강력 추천해요.

    PROBIOTICS “건강은 장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결정된다.” 무려 2,500여 년 전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말처럼 장속 미생물 중 유익균의 능력치는 실로 요즘 말로 ‘만렙’ 수준입니다. ‘면역력’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염증, 알레르기 반응, 대사 질환, 우울증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물론, 잠재적 발암 유전자를 꼭꼭 걸어 잠그죠. 최근 이 프로바이오틱스가 화장품 성분표에서 발견되기 시작했어요. 피부 생태계의 유익균 수를 늘려 건강해진 피부를 기대할 수 있죠.

    DIVERSITY 다양성과 포용성. 21세기 뷰티 월드의 성패는 이 두 가지에 달렸어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모델들은 나른하고 신비감에 싸인 럭셔리 제품을 떠오르게 하고 흑인 모델들은 환한 컬러와 그래픽 프린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병풍 같은 존재였죠. 요즘에는 다양한 얼굴이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를 대표하고 있어요. 제품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고요. 이거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다양성이죠.

    ABOUT K-BEAUTY 가격 대비 효능이 뛰어나며 대부분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 베이스라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은 데다 톡톡 튀는 디자인까지 좋은 화장품의 삼박자를 고루 갖췄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크나큰 자랑이자 자산이죠. 번거로운 피부 관리를 한 번에 끝낼 ‘1일 1팩’ 신드롬은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쿠션 파운데이션은 글로벌 뷰티 브랜드의 ‘롤모델’이 됐으며 ‘가성비’ 뛰어난 색조 제품, LED 마스크처럼 참신하고 똑똑한 뷰티 기기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까지 해내죠.

    브러쉬라운지 ‘쓱싹네일’.

    VOGUE CHINA

    발레리 장(Valerie Zhang) 뷰티 디렉터.

    DELICATE 아시안 뷰티는 섬세하고 정교해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스텝별 스킨케어를 중요시하고 자신만의 뷰티 루틴을 정해놓는 이들이 많죠. 그렇다고 과한 시술이나 메이크업에 열중하진 않아요. 오히려 본연의 아름다움, 건강함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게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얘기를 끊임없이 들었어요. 지극히 자연적인 디톡스 방식이죠.

    BEAUTY DEVICE 중국 스킨케어 시장에 뷰티 디바이스의 등장은 지각변동과 다름없었어요. 수많은 스킨케어 제품이 출시되는 중국에서 뷰티 기기는 어떤 제품과도 호환 가능한 만능 아이템이니까요. 여전히 비타민 C, 레티놀, HA 성분을 강조한 스킨케어 제품이 눈에 띄지만 뷰티 기기의 인기는 흔들림 없죠. 클렌징 디바이스가 뷰티 기기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면 야만뷰티 ‘RF보떼 블룸’처럼 고주파로 진피층을 자극해 피부 탄력을 개선하는 안티에이징 기기는 시장의 크기를 키운 셈이에요. 이젠 다양한 뷰티 기기가 대중화됐어요.

    야만뷰티 ‘RF보떼 블룸’.

    LIPSTICK LOVER 중국 메이크업 시장은 매년 50% 가까이 성장하고 있어요. 다양한 메이크업 카테고리 중에서 주목할 것은 립 제품. 중국 여성들은 맨 얼굴에 립스틱 하나만 잘 발라도 성공으로 여기죠. YSL 뷰티와 랑콤의 인기가 높고 중국 브랜드 중에는 ‘마리 따이쟈(Marie Dalgar)’가 독보적 우위예요.

    마리 따이쟈 ‘립 미스트 #5’.

    ANTI HAIR LOSS 탈모 관리는 남녀 불문 최대 이슈입니다.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탈모 방지 샴푸나 두피 케어 제품의 판매율이 높아요. 헤어 스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르네 휘테르 ‘포티샤 샴푸’.

    BODY WHITENING 중국은 미백 관리에 많은 공을 들여요. 몸도 보습뿐 아니라 톤까지 신경 쓰죠. 화이트닝 효과를 갖춘 보디 보습 제품을 많이 론칭하는 것도 이런 경향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올레이 ‘니코틴아미드앤 비타민 C 화이트닝 보디 로션’.

    GROUP TRAINING 퍼스널 트레이닝이 한동안 인기였지만 최근 그룹 엑서사이즈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어요. 아무래도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할 때 동기부여도 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다잡게 되니까요. 목표를 서로 ‘크로스 체크’ 하기에 성취욕도 올라가고요. 출석률은 두말하면 잔소리.

    LITTLE RED BOOK 젊은 중국 여성들은 ‘샤오홍슈(Little Red Book)’에서 뷰티와 패션에 관한 모든 정보를 교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13년에 론칭한 쇼핑 앱으로 작년에는 알리바바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죠. 시작은 해외 쇼핑 팁을 공유하기 위한 사이트였지만 창업자 마오원차오가 구매 기능을 추가한 것이 성장 트리거가 됐어요. 뷰티와 패션을 막론하고, 다양한 후기와 세일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죠. 중국의 뷰티 트렌드가 궁금하다면 샤오홍슈에 접속하세요.

    ABOUT K-BEAUTY 네이처리퍼블릭이나 이니스프리 등 한국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는 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 같아요. 더 히스토리 오브 후, 설화수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는 보다 전통적이고 섬세한 스킨케어 제품을 내놓죠. 고루하긴커녕 한발 앞선 기술력 또한 갖췄어요. 그래서 K-뷰티를 일컬어 제품력에 기반한 ‘패스트 뷰티’라 지칭하고 싶어요.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비첩 자생 에센스’.

      에디터
      이주현B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