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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스타도 감동시킨 ‘떼창’의 민족

2019.08.22

by 오기쁨

    팝 스타도 감동시킨 ‘떼창’의 민족

    우리나라 국민들, ‘흥의 민족’이라고 하죠. 넘치는 끼와 흥으로 어디에 데려다놓아도 잘 놉니다. 제대로 놀 줄 아는 특성 덕분에 우리나라에 내한한 스타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하곤 합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떼창’으로 말이죠.

    ‘떼창’이 뭔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전설의 록 스타 프레디 머큐리가 1985년 ‘라이브 에이드’ 무대에서 선보인 “에-오”를 떠올리면 됩니다. 관객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떼창이죠.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떼창으로 감동받고 돌아간 팝 스타도 많습니다.

    지난 7월, 한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내한한 앤 마리는 갑자기 내린 비로 공연이 취소됐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급히 호텔 라운지에서 무료 게릴라 공연을 펼쳤습니다. 현장에 오지 못한 팬들을 위해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생중계도 했죠.

    급조한 무대였지만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았고, 그녀는 팬들을 보며 진심을 담아 노래했습니다. 이에 팬들은 떼창과 종이비행기 이벤트로 앤 마리의 무대에 화답했죠. 결국 이날 앤 마리는 ‘Perfect to Me’를 부를 때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내한 공연 떼창의 또 다른 문을 열어준 건 영국 록 밴드 뮤즈입니다. 뮤즈는 2007년 처음 한국을 찾은 후 2010년, 2013년 내한했는데요. 무대를 덮칠 듯한 떼창과 스마트폰 플래시 이벤트 등으로 팬들에게 조련받고 돌아갔죠.

    그는 이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린 언제나 한국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그 이유 중 최고를 뽑자면 관객들이죠. 굉장히 미친 사람들이거든요. 우리가 처음 한국에 갔을 때 관객들이 시작할 때부터 굉장히 와일드하게 나오더라고요. 우리가 그런 것을 좋아하는 걸 또 어떻게 알고!”

    2015년 폴 맥카트니의 첫 내한 공연 현장은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이날은 공연 도중 비가 내렸는데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관객들은 역대급 떼창을 선보였죠. 특히 ‘Hey Jude’를 부를 때는 떼창과 함께 플래카드 이벤트로 감동을 안겼습니다.

    디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떼창 때문에 무대 위에서 울어버린 가수입니다. 2007년 내한 공연 당시 ‘Beautiful’을 부른 그녀는 관객들의 떼창을 듣고 결국 눈물 콧물 다 쏟았죠. 무대 위에서 관객의 함성에 자기 목소리가 묻히는 게 즐겁다던 그녀에게 서울 공연은 아마도 그녀가 꿈꿔온 최고의 공연이었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고 음악으로 유명한 ‘We Are Young’은 떼창하기 정말 좋은 노래인데요, 이 노래를 부른 밴드 펀(Fun.)은 지난 2013년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습니다. 당시만 해도 펀의 보컬 네이트 루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자신들이 유명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요, 전주와 함께 시작된 관객들의 떼창에 그는 결국 울먹이며 온 무대를 휘젓고 뛰어다녔습니다.

    루스는 감격에 겨워 한국을 다시 찾겠다는 약속을 했고, 2년 후 단독 공연을 열었습니다. 이후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많은 나라에서 공연을 했지만 한국이 베스트였다”고 회상했죠.

    힙합계의 악동 에미넴도 한국 떼창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에미넴의 노래 특성은 빠르고 정확하게 쏟아내는 영어 랩인데요, 2012년 에미넴의 내한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Lose Yourself’를 열과 성을 다해 떼창으로 완성했습니다. 그걸 또 해낸 관객을 본 에미넴. 그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무대 위에서 절대 ‘하트’ 따위는 하지 않았던 그도 떼창이 끝나자 두 팔로 하트를 만들며 관객에게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하트 퍼포먼스’는 그 후로는 다시 보기 어렵긴 했죠. 이에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이 퍼포먼스가 “내가 너의 두개골을 갈라버리겠다는 의미가 아닐까”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떼창을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팝 스타는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를 이끌었던 노엘 갤러거입니다. 내한 공연에서 떼창으로 감동을 받은 그는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은 말 그대로 아시아의 아일랜드입니다. 거기서 공연하면 마치 더블린 같아요. 다들 미쳤어요. 진짜 멋지다고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정말 ‘떼창의 민족’이라 해도 되겠죠? 때로는 무대 위 가수들보다 우리가 더 즐기면서 노래를 부르니까요. 우렁찬 목소리와 칼 같은 박자, 단합력은 누구도 우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이 화력으로 더 많은 내한 공연이 성사되길 바랍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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