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애주가를 위한 호텔

2019.08.23

by 공인아

    애주가를 위한 호텔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술 생각뿐.

    독하우스

    세계적으로 팬덤을 이끄는 맥주 회사가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맥주 브랜드 브루독입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독특한 컨셉과 디자인,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성공한 브루독은 맥주를 빚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죠. 지난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맥주 덕후, 브루독 팬들을 위한 호텔 독하우스(DogHouse)를 열었습니다. 독하우스는 세계 최초로 양조장에 지은 호텔입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맥주를 즐길 수 있죠. 잠에서 깨면 창밖으로 양조장의 풍경이 펼쳐지고 코끝엔 그윽한 홉의 향이 맴돕니다. 홉을 주재료로 한 샴푸와 보디 워시로 샤워한 후 상큼한 자몽을 곁들인 맥주로 아침 식사를 시작합니다. 맥주의 양조 과정이 궁금하다면 양조장 투어에 참석해 갓 뽑아낸 맥주를 맛보고 온전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맥주 자쿠지, 맥주 효모를 이용한 스파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객실의 미니바는 물론 로비, 레스토랑, 바 등 어디서든 브루독 맥주를 실컷 마실 수 있고요. 체중이나 몸매 관리는 잠시 잊는 것이 좋겠네요.

    WEB www.brewdog.com

    브라우어라이가스트호프 로트하우스

    세계적인 맥주 강국으로 불리는 독일엔 무려 1,350여 개의 브루어리가 산재하죠. 그중 남서부 바덴주의 깊은 숲속으로 향하면 프리미엄 홉과 청정수로 맥주를 빚는 브루어리가 있습니다. 독특한 전통 복장 차림의 여인을 로고로 하는 로트하우스입니다. 로트하우스는 2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양조장이에요. 필스너인 ‘탄넨 체플레’를 비롯해 개성 있는 맥주 일곱 가지를 만들 뿐 아니라 전통적 양조 방식과 현대적 시설을 갖춘 양조장, 로트하우스의 세월을 감각 있게 전시해놓은 박물관, 로트하우스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죠. 또 호텔까지 자리해 이들을 천천히, 여유롭게 음미할 수 있습니다. 모던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브라우어라이가스트호프 로트하우스(Brauereigasthof Rothaus)에 2박 이상 머물면 양조장 투어 할인, 로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관광 열차 무료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가진 ‘호흐슈바르츠발트 카드’도 발급해줍니다.

    WEB www.brauereigasthof-rothaus.de/en

    더 디스틸러리

    이름 자체가 ‘증류소’인 이곳은 런던의 칵테일 러버들을 위한 성지입니다. 런던 노팅힐의 포토벨로 거리에 자리한 더 디스틸러리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포토벨로 로드 진이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총 4층 규모 건물은 두 개의 바, 세 개의 게스트 로지, 프라이빗 다이닝 룸, 진에 대한 모든 것을 경험해볼 수 있는 진스티튜트 등으로 채워져 있어요. 구성을 보면 알겠지만, 특히 진을 사랑하는 이들이 여행의 로망을 키우는 곳이죠. 진스티튜트는 증류주 역사를 보여주는 작은 박물관으로 마스터 디스틸러인 제이크 버거와 그의 팀 ‘진스트럭터’가 진의 역사부터 제조 과정, 진 테이스팅, 자신만의 블렌딩으로 크래프트 진 만들기 등의 경험을 선사합니다. 2층에 있는 바 진토니카에서는 세계의 훌륭한 진을 한데서 맛볼수 있고요. 진만으로 조금 섭섭하다면 지상층에 자리한 레스팅 룸으로 향합니다. 아이리시 코냑에 에스프레소 리큐어를 더한 ‘엑스프레소 마티니’, 캄파리에 완두콩 & 아스파라거스 스피리트를 믹스한 ‘포딩턴 네그로니’, 우드포드 리저브 버번에 솔티드 캐러멜, 재스민과 아로마틱 비터로 맛을 낸 ‘솔티드 캐러멜 올드 패션드’ 등 매혹적인 칵테일이 긴긴 밤을 지새우게 합니다.

    WEB www.the-distillery.london

    킨타 다 파셰카

    요즘 유럽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 중 하나는 포르투입니다. 포르투갈 제2의 도시로 수도인 리스본과는 다른 한적한 풍경, 유유자적한 라이프스타일과 로컬 문화가 매력적인 곳이죠. 또 하나, 포르투갈 와인 하면 곧장 떠오르는 포트 와인의 산지입니다. 포트 와인은 발효 과정 중 브랜디를 첨가해 알코올 도수와 단맛을 높인 주정 강화 와인입니다. 도루강을 따라 와이너리가 늘어서 있는데요, 이 지역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먼저 원산지 통제 명칭 제도 중 DOC 등급을 받은 곳입니다. 그중 ‘와이너리에서의 하룻밤’을 꿈꾸게 하는 곳은 킨타 다 파셰카(Quinta da Pacheca)입니다. 포르투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자리한 이 와이너리는 포트 와인뿐 아니라 12가지 라벨의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이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포도밭 한가운데 놓인 거대한 와인 배럴에서 머무를 수 있어서죠. 놀랍게도 침대에 샤워 룸과 화장실, TV와 작은 소파, 테라스까지 마련되어 있답니다. 좀더 안락하고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함께 자리한 와인 하우스 호텔도 선택할 수 있어요. 9월 중엔 영화 <구름 속의 산책>을 떠올리게 하는 포도 수확 체험도 할 수 있답니다.

    WEB www.quintadapacheca.com

      에디터
      조소현
      서다희(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서다희, The Distillery London, DogHouse, Quinta da Pach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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