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뷰티 업계를 뒤흔든 그린 러시

2019.08.27

by 공인아

    뷰티 업계를 뒤흔든 그린 러시

    지금 미국 뷰티 업계의 가장 큰 화두, 그린 러시(Green Rush)!

    그린 러시란? 의료용 및 기호용 대마초가 합법화된 나라로 자금이나 사람이 몰리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죠. 19세기 금광이 발견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려든 현상을 뜻하는 ‘골드 러시(Gold Rush)’에서 유래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캐나다에서 기호용 대마가 전면 합법화되면서 그린 러시 현상이 주목받게 된 것이죠.

    그린 러시 현상에 따라 해외 일부 국가가 대마와 그 성분 중 하나인 칸나비디올(CBD) 오일에 대해 일부 합법화 절차를 밟기 시작했죠. 엄격하게 대마초를 제한하던 한국 역시 올 초 치료를 목적으로 한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시장이 이제 막 의약품을 통해 대마 시장의 첫걸음을 떼었다면, 미국은 2018년 Farm Bill(농업법) 통과로 대마 성분 중 하나인 헴프 추출물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대마 화장품이 새로운 스킨케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마에는 60여 종의 칸나비노이드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성분은 THC와 CBD 두 가지.

    1 THC(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

    향정신성 효과가 가장 큰 물질로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큽니다. 특정 뇌세포 수용체에 작용하여 뇌의 일부분을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환각 작용을 일으킵니다.

    2 CBD(칸나비디올)

    정신적 영향이 없는 성분. 통증 완화와 염증 조절 및 감소, 수면 개선 등의 효과가 있어 상업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대마초의 종류 가운데 마리화나의 THC 함유량은 6~20%로 높은 반면, 헴프의 경우 CBD 함유량이 높고 THC 함유량이 2% 미만으로 미미하여 산업용 대마로 불립니다. 현재 화장품에 함유되었다고 일컫는 대마의 성분이 바로 이 헴프에서 추출한 CBD 오일이에요.

    이름만 들어서는 마치 ‘마약 화장품’ 같은 강렬한 인상을 풍기지만, CBD 성분의 화장품은 식물성 천연 화장품으로 분류됩니다.

    성분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슈가 될 법한데 여기에 유해 물질을 기피하는 사회적 트렌드와도 맞물리면서 미국 뷰티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

    현재 미국 뷰티 시장의 화두는 천연 성분, 성분의 투명성과 같은 ‘클린 뷰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파라벤, 합성 착향료 등과 같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성분, 환경오염의 가장 큰 이슈이자 지속 가능하지 않은 미세 플라스틱과 같은 성분을 기피하고 유기농, 천연 성분 등 건강하게 재배된 자연 유래 추출물을 선호하죠. 이러한 경향은 뷰티 제품 검색 시 성분 검색 건수가 2018년 약 10억 건으로 제품명보다 성분 검색 빈도가 더 높았으며 검색된 성분의 60%가 천연 성분이었다는 데이터로도 증명된 바 있습니다.

    최근 코트라 해외무역관은 트렌드 리포트 ‘미국 뷰티 시장의 핫이슈로 떠오른 CBD 뷰티 제품’을 통해 헴프 추출물 규제 완화로 인한 CBD 스킨케어 시장의 가능성을 점치며 향후 2027년까지 연평균 33%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처럼 트렌드로 급부상한 CBD 오일 화장품에 합류한 제품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유명 브랜드도 있습니다.

    오리진스의 Relaxing & Hydrating Face Mask with Cannabis Sativa Seed Oil
    피부를 즉각적으로 진정시키고 불편한 자극을 완화시켜주는 마스크 팩. 헴프 시드의 오메가 6와 오메가 3 성분을 담아 풍부한 영양을 제공하고 블렌딩 오일이 피부를 편안하고 부드럽게 정돈해줍니다. 28.00달러.

    키엘의 Cannabis Sativa Seed Facial Oil Herbal Concentrate
    문제성 피부를 위한 페이셜 오일. 피부 스트레스를 다스려 붉은 기를 완화하고 자극을 진정시켜줍니다. 피부 장벽을 강화해 피부를 자극으로부터 보호해줍니다. 저자극 포뮬러로 문제성 및 여드름 피부에도 적합합니다. 49.00달러.

    두 브랜드 모두 현재는 미국에서만 해당 제품 구매가 가능하며, 아직 국내에는 판매가 불가능합니다.

    이처럼 유명 뷰티 브랜드가 해당 성분을 담은 단일 제품을 선보이는 등 소극적으로 합류 의사를 밝히는 반면, 세포라와 얼타 등 뷰티 유통 채널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하이뷰티, 로드 존스, 카누카 등 인디 CBD 브랜드 제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바니스 뉴욕은 베벌리힐스 매장에 단독으로 ‘The High End’ 섹션을 마련해 CBD 오일을 판매하는 등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CBD 오일이 이토록 뷰티 업계에 이슈로 떠오른 것은 비단 ‘마약’이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이나 ‘천연 성분’이라는 출처 때문만은 아닙니다. CBD 오일은 지구상 가장 강력한 식물성 물질이라고도 칭할 정도로 우리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성분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CBD 오일의 다양한 효능 가운데 뷰티 업계에서 주목하는 스킨케어 측면에서의 특징을 알아볼까요?

    1 항염증 및 항스트레스 효과

    CBD 오일은 천연 항염증 물질인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여드름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피지샘에서 유분이 과도하게 생성되는 것을 방지하여 여드름의 근본적인 원인을 방지합니다.

    2 선택적 작용으로 모든 피부에 사용 가능

    트러블의 원인이 되는 세포만 대상으로 작용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건조하거나 민감한 피부에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해외에서는 여드름이 심할 경우 알약 형태로 된 CBD 오일 보충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3 피부 건선 완화

    피부 세포의 정상적인 탈락 주기는 30일. 하지만 건선 피부의 경우 교체 시기가 3~5일로 빠른 편입니다. 이로 인해 피부가 비늘처럼 두꺼워지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CBD 오일을 건선 피부에 바르면 표피층의 성장이 지연됨으로써 건선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4 보습 효과로 피부 건조 개선

    오메가 3와 오메가 6와 같은 필수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피부 보습에 도움을 주고 지질 생성을 도와 피부를 건강하게 회복합니다. 피부뿐 아니라 두피와 모발을 위한 보습제로도 효과적이에요.

    5 항산화 안티에이징

    강력한 산화 방지제로서 콜라겐 섬유를 공격하는 자유라디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흔히 산화 방지제로 많이 알려진 a-토코페롤보다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피지샘을 자극하여 과도한 피지 유실을 방지해 주름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의료용 허가가 난 만큼 CBD 오일의 뷰티 시장 확장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앞으로 미국 뷰티 시장을 시작으로 스킨케어 부문에서 점차 확대될 CBD 오일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프리랜스 에디터
      김여진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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