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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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완의 일침

2019-10-15T18:03:43+00:00 2019.10.15|

설리가 세상을 떠난 후 연예계는 물론 대중의 충격이 큽니다. 단순히 악플에 시달리던 어린 스타 한 명을 잃었다는 슬픔이 아닌, 사회 전반적으로 자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분명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임에 틀림없는데요, 과연 정서적으로도 여유로운지는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화가 나 있고, 지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감정을 표출하는 데 거리낌이 없죠. 비난의 대상이 생기면 지나치게 몰고 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스타들은 주목받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할 때가 많죠. 언제나 밝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입니다. 솔직할 수 없어서 더 힘들고, 그러다 안타까운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데뷔 21년이 된 1세대 아이돌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일침을 가했습니다. 오랫동안 아이돌로, 배우로 연예계 생활을 해오며 봐왔던 스타들의 정신적인 고통에 대해 입을 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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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들이 인대 부상을 입는 경우 보존치료나 재활만으로 회복이 가능한 케이스라 해도 대부분 후유증을 감내하고 수술을 권유받습니다. 부상 뒤의 치료 기간 또한 계약 기간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_ 더 많은 매체들과 더 많은 연예인들이 생겨나면서 서로에게 강요받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편히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건강하고 밝은 미소를 보여주길 바라는 어른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섹시하되 섹스하지 않아야 하고, 터프하되 누구와도 싸우지 않아야 하는 존재가 되길 원하고 있죠. _ 많은 후배들이 돈과 이름이 주는 달콤함을 위해 얼마만큼의 마음의 병을 갖고 일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이 얼마나 ‘간편하고 빠른 일’인지, 얼마나 ‘많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갖고 있는지, 수많은 논문과 보고서가 말해 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원해서 혹은 빠른 해결을 위해 약물을 권유하는 일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대형 기획사들의 안일한 대처는 접촉 없이도 퍼지게 될 전염병의 숙주가 될 수 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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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 없고, 대중의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경쟁은 끝이 없는 연예계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음을 다치고 있을까요? 최근 들어 공황장애를 비롯해 불안장애, 우울증 등을 고백한 연예인이 많은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죠.

김동완은 과거 자신의 책에서 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신화 멤버들의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끝내고 발표한 11집이 인기를 얻고, 김동완이 주연인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도 잘되던 때였는데요.

당시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었던 김동완은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먹고 故 신해철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해요. 그때 신해철은 김동완의 힘든 마음을 눈치채고 곡 작업을 제안하는 등 선배로서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김동완은 연예인으로 살아온 긴 시간 동안 달콤한 인기와 허무함, 외로움 등을 직접 겪어봤기에 위로도, 쓴소리도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에 많은 이들이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동완의 말처럼 부작용은 간과한 채 손쉽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마음속 병이 곪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겠죠.

김동완이 책에 썼던 한마디가 지금 우리에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럴 수 있다’를 기억하자.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은 없다.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크게 저질러버린 잘못은 그 순간만큼은 본인에게 절대 거두어지지 않을 것 같은 어둠의 모습으로 찾아오지만, 이후의 행보로 어둠을 걷어내고 또 다른 빛을 만들어냈을 때 더욱 값지고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스스로에게만큼은 자주, 진심으로, ‘그럴 수 있다’라고 격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