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오픈하우스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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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오픈하우스 서울

2019-10-23T23:40:14+00:00 2019.10.23|

매년 10월이면 열리는 반가운 도시 건축 행사 ‘오픈하우스’가 6회를 맞았어요. 이 축제가 반가운 건 평소 문턱이 높아 경험하기 어려운 건축 공간을 개방해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지요. 건축가의 스튜디오, 건축적 의미를 가진 누군가의 집, 근대건축물, 도심의 상징인 오피스 빌딩까지 프로그램 또한 다양해 관심 있는 공간을 택해 직접 경험할 수 있어요. 누구보다 발 빠르게 오픈 하우스를 신청해 찾아간 <보그>가 멋진 공간 다섯 군데를 소개합니다.

 

 

망원동 단단집

정제된 미적 감각은 도저히 없을 것 같은 동네의 다세대주택만 경험해왔다면 단단집은 원룸과 투룸이라는 주거 형태에 새로운 기능과 건축 어휘를 풀어낸 건물이랍니다. 빨간색과 흰색 타일로 덮인 외관은 흡사 레고 블록 같기도 하고 게임 마인크래프트에 나오는 건물처럼 보이기도 해요. 층마다 조금씩 다른 넓이로 세대 간 차이를 두고 주방과 방의 동일한 사이즈, 외부 발코니를 통해 현대 라이프스타일의 욕구를 맞춘 집이에요. 발랄한 내외부 디자인만으로도 이곳에서의 일상은 늘 유쾌할 것만 같아요.

 

 

원오원아키텍츠 스튜디오

대신동에 자리한 원오원아키텍츠 스튜디오에서 가장 강렬한 건 안산이 내다보이는 긴 가로 창과  넓고 단정한 공간감이에요. 유리, 철재,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한 사무실 곳곳에는 “디테일이란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절실함의 문제”라고 말하는 건축가 최욱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듯하고요. 직원들을 위한 세미나실과 디자인, 건축 서적으로 가득한 서가, 직원들이 사용하는 책상까지 대부분의 가구는 원오원아키텍츠에서 디자인한 것이라고 해요. 직원 수십 명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나직한 고요함마저 크리에이티브 사운드로 들리는 멋진 곳이에요.

 

 

한국씨티은행 뱅크하우스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근대건축가 김중업이 1967년에 지은 한국씨티은행 뱅크하우스는 성북동 산 중턱에 있는 주택이에요. 1950년대 초, 프랑스의 르 코르뷔지에 사무실에서 일하고 돌아온 김중업은 기둥으로 건물을 지탱하는 시스템을 통해 벽체나 지붕 등의 구조에 과감한 조형성을 시도합니다. 이 집의 날카로운 지붕 각도는 건축가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이기도 해요. 2000년대 초반까지 은행 대표가 거주했으며 지금은 은행 직원과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196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한 공법과 자연을 향한 개방감이 아직도 숨 쉬고 있는 건축물이에요.

 

 

쿼드(QUAD)

최근 건축가들이 가장 원하는 프로젝트가 다세대주택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신사동에 자리한 쿼드는 사용한 재료, 창을 내는 방식과 디테일을 서로 다르게 한 덩어리 네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다세대주택이에요. 세대마다 다른 면적, 외부와 연결된 테라스, 맨 위층 세대는 노출 콘크리트로 내부를 마감해 독특한 조형미를 느끼게 해요. 특히 경사진 외벽과 곡선의 내벽은 특유의 공간감을 만들어내며, 하얀 돌이 깔린 옥상의 중정은 트인 하늘을 만나게 하는 드라마틱한 장소가 된답니다. 단기 임대를 주로 한다는 쿼드에서 3개월쯤 살아보고 싶어지네요.

 

 

BCHO 파트너스

건축가 조병수는 그의 건축물을 통해 풍요로운 정서적 체험을 강조해왔어요. 그가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는 BCHO 파트너스는 일반적인 상가 건물 3층에 있어요. 건물 옥탑이라는 공간이지만 막상 올라가서 만난 스튜디오는 예상치 못한 건축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랍니다. 나무와 슬레이트, 유리, 얇은 H빔의 단순한 재료를 통해 공간을 구획한 그곳에서 바람과 햇빛, 그림자가 쉴 새 없이 흔적을 남겨요. 일하는 직원들의 움직임조차 슬로 영상처럼 시적으로 보이는 곳이었어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란 이런 곳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