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건강한 소셜 미디어 습관을 들여라

2022.11.03

by 송보라

    건강한 소셜 미디어 습관을 들여라

    인스타그램은 호주, 일본, 아일랜드와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 ‘좋아요’ 버튼을 숨기는 프로젝트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사용에서 정신 건강과 자존감에 관련된 행동을 조사하기 위해서죠. 2005년 비메오에서 처음 ‘좋아요’ 버튼을 소개한 후 페이스북은 2009년부터 일반적으로 이 버튼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최근 소셜 미디어 포스팅의 ‘좋아요’ 개수와 아동들의 자아 존중감이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돌볼 책임을 인지하고 실행하는 데 트위터, 페이스북과 그 외 여러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그래서 작가이자 에디터인 사라 라파엘과 모델 겸 작가, 운동가인 나오미 시마다가 이 주제에 대해 직접 다루었죠. 지난 9월, 이 두 사람은 <복잡한 감정들: 디지털 습관의 감정 영향에 대해(Mixed Feelings: Exploring the Emotional Impacy of our Digital Habits)>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여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에세이와 솔직한 대화를 모은 책입니다. 세계적인 디지털 전문가이자 활동가인 NHS 의사들도 참여했는데요. 이들 역시 소셜 미디어에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빠져나올 수 없다는 거죠.

    (왼쪽부터)책의 공동 저자인 사라 라파엘과 나오미 시마다.

    라파엘과 시마다는 소셜 미디어를 완전히 외면하지 않으면서 디지털 거품을 꺼트리고 해로운 온라인 습관을 재정비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보그>와 공유했습니다.

    비판하고 비판받아라

    “어머, 이 포스팅 좀 봐. 정말 꼴 보기 싫지 않아?”

    2010년 인스타그램이 처음 등장하던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예술과 음식, 멋진 곳에서 보낸 휴가 사진을 포스팅했습니다. 팔로워들은 그저 ‘좋아요’를 누르거나 누르지 않으면 됐죠. 9년이 지난 지금, 인스타그램은 개인을 브랜딩하는 플랫폼이 됐습니다. 이제 여기에는 사람들의 얼굴, 몸, 정치적인 의견과 직업적 성취가 포스팅되죠. 인플루언서 문화는 2014년 인스타 스타와 인스타 추종자 사이에 계급이 생기면서 탄생했고 서로를 비판하는 행태는 더 심해졌습니다. 포스팅된 온라인 콘텐츠를 보면서 내심 누군가를 나쁜 사람 혹은 축복받은 사람으로 판단해온 건 누구나 마찬가지잖아요?

    철학자 에크하르트 톨레는 오프라 윈프리의 팟캐스트 ‘슈퍼 소울 선데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타인에 대해서 가장 강하게 지탄하는 것은 대부분 우리도 가지고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이죠.” 톨레는 우리가 더 낫거나 혹은 못하다고 느낄 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우리의 자아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스크롤할 때 무엇이 당신의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당신은 실제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가까이 찍으면 코가 너무 크게 나오는데…”

    성형외과 의사들의 연구에 의하면 팔 길이 정도 떨어져서 찍은 사진은 당신의 코를 29% 정도 더 커 보이게 합니다. 2017년 애플의 최고 인기 앱이었던 ‘페이스튠(Facetune)’ 같은 사진 편집 툴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코를 줄일 수 있게 하죠. 당신의 셀피, 어쩌면 당신이 자신과 비교하는 타인의 셀피도 일그러진 거울만큼 그 사람에 대해 보여주는 겁니다.

    셀피를 찍는 행위가 어떤 기분이 들게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만약 당신의 경험이나 감정을 기록하는 긍정적인 도구라고 느낀다면 계속해도 좋아요. 하지만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거나 계속 다시 찍어야 한다고 자극한다면 꼭 찍을 필요는 없다는 걸 기억하세요. 평균적인 밀레니얼 세대는 평생 2만5,000장의 셀피를 찍고 셀피는 디지털 세대의 본능과도 같다는 건 사실입니다. 본능을 끊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살피는 걸 멈춰야만 자신감을 북돋울 수 있습니다.

    주의 깊게 여행하라

    “저기요, 사진 한 장 찍으려다 죽는 수가 있다고요.”

    인스타그램은 우리가 여행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더 이상 사람이 드문 해변가를 찾지 않고 그 대신 가장 핫한 호텔을 예약하려고 애쓰죠. 이러한 여행객의 유입이 그 지역 경제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잉 수용과 환경 파괴, 위험한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위험한 곳에서 셀피를 찍다가 실제로 죽은 경우도 많고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셀피를 찍기 위해 그곳에 길게 줄을 서 있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가 트레이 랫클리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감정과 자존심에 휘둘립니다. 그들은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죠.”

    라파엘과 시마다는 여행을 좀더 의식 있게 즐기라고 충고합니다. 그 장소에서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멈추세요. 그러면 좀더 현실 감각을 가질 수 있고 온라인에서 타인과 경쟁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덜하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여기서 사진을 찍을 수 없더라도 계속 있을 수 있을까?” 만약 대답이 ‘아니요’라면 그 여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실물은 데이팅 프로필보다 못할 것이며 당신 또한 그럴 것이다

    “저기… 사진에서 보던 거랑 많이 다르신 것 같은데…”

    21세기의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의 데이팅 앱 사용은 계속됩니다. 2016년 이후로 무려 400% 증가했고 2019년에 데이팅 앱 ‘범블(Bumble)의 가입자 수는 5,500만을 넘어섰습니다. 데이팅 앱을 사용하고 있다면 데이트 전이든 후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상대방을 검색하기 마련이죠. 분명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스토킹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몇 년 전에 업로드한 우리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으로 큐레이팅된 인스타그램 그리드를 현실이라고 착각하기 쉽죠. 디지털 만남을 통해 관계를 시작할 때는 꼭 기억하세요. 소셜 미디어 프로필에서 당신이 본 것은 가장 멋진 모습, 반쪽의 진실입니다. 당신이 사귀게 되는 것은 나머지 반이라는 것을요.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보다 부정적인 뉴스가 훨씬 더 많습니다. 많은 기사가 수면, 스트레스, 우울증과 건강에 대한 인스타그램의 부정적인 영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특히 자해 확산에 일조하는 위험한 해시태그 같은 것 말입니다. 하지만 치료와 자존감 회복, 긍정적인 정신 건강이 확산되는 인스타그램 커뮤니티도 많습니다.

    ‘빅 화이트 월’은 훈련된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비공개 온라인 지원 네트워크입니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라이브 QnA 세션부터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유익한 팁까지 규칙적으로 업로드되는 포스팅은 포용적이고 사려 깊죠. ‘더 블러트 파운데이션’은 우울증에 시달리는 이들을 24시간 멀티미디어로 지원합니다. ‘더 홀리스틱 사이콜로지스트’는 치료를 위한 따라 하기 쉽고 간단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Splash News
    Naomi Shimada, Sarah Rap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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