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In The Two-Tone Shoes

2020.02.04

by 송보라

    In The Two-Tone Shoes

    토 부분만 검은색 페인트에 담근 듯한 베이지 슈즈, 샤넬의 클래식한 투톤 슈즈죠. 칼 라거펠트는 이 슈즈에 대해 “가장 동시대적인 슈즈이며 다리가 아름다워 보인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마드모아젤 샤넬은 이 슈즈를 펌프스라고 불렀습니다. “우아함을 완성하는 마지막 터치”라고 말하곤 했죠. 가브리엘 샤넬은 자신이 세상에 소개한 패션을 완성하기 위해서 어떤 룩에도 잘 어울릴 슈즈가 필요했습니다. 우아하면서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을 수 있고 여성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도 적합한 디자인으로요.

    1957년 마드모아젤 샤넬은 베이지와 블랙 컬러의 투톤 슬링백 슈즈를 디자인합니다. 베이지색은 다리가 길어 보이고 검은색은 발이 작아 보이는 시각적 효과가 있었죠. 사실 슈즈 디자인 자체는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의상 컬러에 맞춘 한 가지 색으로만 제작했는데요. 마드모아젤 샤넬은 베이지와 블랙 컬러의 투톤 슈즈를 모든 룩에 매치함으로써 다시 한번 당대 패션 코드를 전복시켰습니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아침에 베이지와 블랙 슈즈를 신고 외출하고, 베이지와 블랙 슈즈를 신고 점심을 먹고, 베이지와 블랙 슈즈를 신고 칵테일 파티에도 참석할 수 있어요. 하루 종일 신을 수 있죠!” 샤넬의 슬링백 슈즈는 선보이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곧은 굽, 가는 굽, 둥근 토, 네모난 토, 뾰족한 토 등 다양한 스타일로 변주해왔죠.

    그리고 2020 크루즈 컬렉션에서 투톤 슈즈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합니다. 비르지니 비아르는 샤넬의 아이콘을 새롭게 변주해 마드모아젤 샤넬이 그랬듯이 거의 대부분의 컬렉션 룩에 새로운 투톤 슈즈를 매치했습니다. 최초의 투톤 슈즈는 토 부분을 검은색 페인트에 담근 것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투톤 슈즈는 토 부분을 잡고 뒤꿈치 부분을 검은색 페인트에 푹 담근 것처럼 보인답니다. 기존의 베이지와 블랙 조합을 벗어나 레드와 핑크, 라일락에 가까운 연한 퍼플과 진한 블루 등 선명하고 발랄한 컬러 대비가 매력적이죠.

    착화감 역시 중요합니다. 7~9cm에 이르는 굽을 안정적인 콘 형태로 만들어 마드모아젤 샤넬이 의도한 것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신어도 편안합니다. 화이트 래커를 칠한 더블 C 로고 장식은 화룡점정.

    가브리엘 샤넬은 슈즈에 대해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죠.” 비르지니 비아르는 샤넬의 상징적인 투톤 슈즈를 재창조해 가브리엘 샤넬의 비전을 재확인시키고 있습니다.

    샤넬 2020 크루즈 쇼에서 투톤 슈즈를 신은 크리스틴 스튜어트.

    샤넬 2020 크루즈 쇼에서 투톤 슈즈를 신은 마리옹 꼬띠아르.

    샤넬 2020 크루즈 쇼에서 투톤 슈즈를 신은 에밀리 비챔.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ourtesy of Chanel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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