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뉴스

디올과 린드버그

2019.11.07

by 손기호

    디올과 린드버그

    사진가 피터 린드버그가 기록한 디올의 여성을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지난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피터 린드버그(Peter Lindbergh). 40년 넘도록 다양한 여성을 기록해온 거장 사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작업에 몰두했다. 메건 마클과 함께 촬영한 영국 <보그> 9월호, 아라비아 <보그> 10월호 등이 그의 마지막 작업으로 기록될 것. 그리고 오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린드버그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그 이미지의 주인공은 바로 디올.

    지난해 10월 피터 린드버그는 사랑하는 모델인 앰버 발레타, 알렉 웩, 카렌 엘슨, 캐롤린 머피, 사샤 피보바로바 등과 함께 뉴욕 타임스 스퀘어로 향했다. 그곳은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인 앰버 발레타의 천사 시리즈를 촬영한 현장. 디올 하우스가 특별히 80벌이 넘는 아카이브 룩을 린드버그에게 재해석해달라고 부탁하자 이 분주한 거리를 다시 찾은 것. 행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배경 속에서 ‘린드버그의 모델’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거장이 모델에게 내린 지시는 단 한마디. “이제 하루를 시작해볼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다려보자.”

    이번 책 속엔 린드버그만의 마법이 가능하다. 여기에 디올까지 손을 잡았으니 그 이미지는 더욱 특별하다. 금속 기둥 뒤에 숨은 알렉 웩이 1947년 제작된 바 수트를 입고 있는 모습은 디올 하우스와 린드버그의 만남이기에 가능한 일. 그리고 이 인상적인 조합은 새로운 책 <디올/린드버그(Dior/Lindbergh)>에 모두 담겼다. 이번 책은 디올 아카이브와 피터 린드버그의 유산에 헌정하는 소중한 기념품이 될 예정. 여기에 지난 30년 동안 린드버그가 촬영한 다양한 디올의 이미지도 만날 수 있다. 미국, 파리, 이탈리아 <보그> 등에서 디올 드레스와 수트를 입은 아름다운 피사체를 포착한 100장의 이미지를 함께 담은 것.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번 책을 보면 린드버그가 그려오던 여성상과 디올이 꿈꾸던 여성이 만나는 그 꼭짓점을 어렴풋이 짐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에디터
      손기호
      포토그래퍼
      Courtesy of Peter Lindbergh /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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