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강소영의 웨딩드레스

2023.02.20

by VOGUE

    강소영의 웨딩드레스

    톱 모델 강소영에게 찾아온 어느 멋진 날.

    강소영이 입은 웨딩드레스는 잉크(EENK), 반지는 샤넬 화인 주얼리(Chanel Fine Jewelry), 베일은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스니커즈는 골든구스(Golden Goose).

    “웨딩드레스에 대한 로망은 없었어요.” 순백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강소영이 무신경하게 말했다. 그녀야말로 어느 여자들보다 많은 옷을 입어봤을 테고 그중엔 당연히 웨딩드레스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모델이라는 직업 때문인 것 같아요. 딱히 어떤 드레스를 입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제게 어울릴 드레스를 디자이너 친구들에게 부탁했어요.” 강소영이 선택한 디자이너는 브랜드 혜인 서(Hyein Seo)의 서혜인, 잉크(EENK)의 이혜미.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촬영일, 먼저 완성된 잉크 드레스를 그녀가 입었다.

    “8월쯤 처음 드레스 제작 의뢰를 받았어요. 결혼식 2부에 입을 드레스를 부탁했죠. 영감이 될 만한 사진을 소영에게 보여주며 클래식 스타일이 좋겠다고 제안했죠.” 공교롭게도 결혼식 하루 전, 잉크의 서울 패션 위크 2020 S/S 쇼가 열린다. “잉크의 새 시즌 컬렉션의 분위기를 드레스에 반영했어요. ‘P for Performance’가 주제인 데다 무용가와 함께하는 패션쇼인데, 움직임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담고자 했죠. 이번 시즌의 첫 작업이 소영의 드레스가 된 셈이죠.” 비스코스와 새틴이 섞인 옅은 아이보리색 드레스는 직접 입었을 때 아름다움이 배가되었다. “결혼식뿐 아니라 평소에도 입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예비 신부의 말을 참고했죠. 결혼식 후 길이만 수선해 입을 수 있도록.”

    강소영의 웨딩드레스와 이혜미가 입은 체크 수트, 이너로 입은 원피스는 잉크(EENK), 뱅글은 샤넬 화인 주얼리(Chanel Fine Jewelry), 보석 머리띠는 더퀸라운지(The Queen Lounge).

    베일에 싸인 신랑은 사진가이자 비주얼 디렉터 니콜라이 안이다(언젠가 <보그> 지면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적 있다!). 두 사람은 서로 교집합 친구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고 특히 대화가 잘 통해 교제한 지 2년쯤 되었다. “결혼 결정은 일찍 한 편이에요. 지난해 말, 만난 지 1년쯤 되었을 때였죠. 좋은 사람을 만났고 무엇보다 같이 지내는 게 아주 편했어요.”

    웨딩 사진은 러시아 교포인 신랑의 고향에서 촬영했다. 헤어 &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스타일리스트, 심지어 사진가도 없이. “축하해주며 도와주겠다는 지인들이 많았어요. 모델 일을 하면서 사진은 많이 찍어봤기에 양가 아버지들이 우리의 웨딩 사진을 찍어주시면 어떨까 생각했죠. 러시아에 계시는 남자 친구의 아버지가 초대해주셔서 얼마 전 러시아로 갔어요. 배낭만 메고 말이죠. 헤어와 메이크업도 제가 했고, 한국에서는 제 아버지가 찍어주셨어요.”

    두 시즌 연속 셀린 쇼에 선 강소영.

    두 시즌 연속 셀린 쇼에 선 강소영.

    최근 강소영은 에디 슬리먼의 셀린 쇼에 두 시즌 연속 캐스팅되었다. 동양 모델을 쓰지 않기로 유명한 그의 쇼에 말이다. 2004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8세로 1위가 되었고 수년 전 샤넬, 지방시, 마크 제이콥스 등의 패션쇼는 물론, 미국 <보그> 화보 촬영을 위해 세계를 누빈 그녀지만 여전히 감회가 새롭다. “점점 개성을 찾아간다는 것을 셀린 쇼를 통해 느꼈어요. 쇼에도 지금 제 머리 스타일과 똑같이 했어요. 예전부터 강소영이라는 분명한 색깔을 지닌 모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좀더 저다워지는 느낌이에요.”

    <보그> 5월호에서 한 차례 웨딩드레스 컨셉 화보를 진행한 적 있다.

    강소영은 자신에게 롤모델은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젠 자신이 한국 패션모델들의 우상이 되었다. 결혼해도 커리어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고공 행진할 것이다. 데뷔 15년 차 그녀에게 모델의 가장 중요한 자질에 대해 물었다. “배우와 달리, 사진과 런웨이에서 말없이 표현해야 해요. 그래서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전 세계인이 모이는 패션 위크에서 사람과 사람이 스치는 건 한순간입니다. 좋은 인상을 남기는 건 자신감. 그게 우리가 이야기하는 ‘모델 포스’예요.”

    패션 에디터
    남현지
    포토그래퍼
    윤송이
    헤어
    강현진
    메이크업
    원조연
    플로리스트
    식물상점(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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