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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도 사랑의 과정일까? <결혼 이야기>

2019.12.02

by 오기쁨

    이혼도 사랑의 과정일까? <결혼 이야기>

    이혼에는 전제가 붙습니다. 결혼 없는 이혼은 성립될 수 없죠. 그렇다면, 이혼도 어쩌면 (일부에게는) 결혼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요? 이혼은 사랑의 결말이니 그마저도 사랑의 한 부분이라고 봐도 되는 걸까요? 이런 의문을 던지는 영화가 있습니다.

    한 부부의 이혼 과정을 실감 나게, 한편으로는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결혼 이야기>.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두 배우의 섬세한 연기가 몰입감을 높입니다.

    천재적인 연극 연출가 ‘찰리(아담 드라이버)’, 그의 극에 출연하는 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 영화의 시작에서 이들은 서로에 대한 찬사를 쏟아냅니다. 둘 다 멋진 사람들이고, 훌륭한 부모이자, 멋진 파트너죠. 물론 둘 다 승리욕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귀여운 아들까지 둔 부부로 겉으로 보기에는 이혼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해본 이들이라면 모두 고개를 끄덕일 부분이 있습니다. 사랑에 푹 빠졌을 때, 연애할 때는 장점으로 보이던 부분이 부부가 되어 같이 살 때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심지어 사랑에 빠지게 만든 부분이 서로에게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말이죠.

    처음에는 영화를 보며 두 사람의 이혼 사유를 짐작할 수 없지만, 변호사를 통해 서서히 드러납니다. 두 사람이 속마음을 털어놓는 상대는 서로가 아닌 변호사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로의 진심을 들어주는 관계였다면 애초에 이혼까지 가지도 않았겠지만요.

    영화에서는 누구 하나 악한 사람이 없습니다. 결혼이든, 사랑이든 서로가 어떤 면에서는 희생자고, 어떤 면에서는 상처를 주는 입장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게 바로 사랑의 양면성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우리는 때론 니콜에게, 때론 찰리에게 공감하며 보게 될 거예요. 물론 두 사람은 이혼하려 하지만, 그게 사랑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영화의 제목이 왜 ‘이혼 이야기’가 아니라 ‘결혼 이야기’인지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혼자였다가, 함께였다가, 다시 혼자가 되려는 두 사람. 가족에서 개인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진짜 사랑’을 향해 있습니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이 작품을 “스릴러, 법정물, 로맨틱 코미디, 비극적 러브 스토리이면서 뮤지컬에 가까운 영화”라고 표현했습니다. 복합적인 우리 인생처럼, 영화도 마찬가지네요.

    베니스, 토론토,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평단의 극찬 세례를 받은 영화 <결혼 이야기>. 봉준호 감독도 “올해 가장 마음에 드는 영화”라고 극찬한 이 작품은 오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됩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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