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에서의 특별한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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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의 특별한 하룻밤

2019-12-06T11:50:09+00:00 2019.12.05|

멀리 갈 필요가 없다. 겨울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 즈음 가까운 서촌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휴식과 풍류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따뜻한 아랫목에 눕거나, 뜨끈한 욕조에 몸을 담글 수도 있는 매력적인 한옥 스테이 네 곳!

누와

신기한 일이다. 이 작은 10평 남짓한 기역자 한옥에서 이토록 다양한 감정과 경험이 가능할 수 있다니 말이다. 길고 좁은 골목을 따라가 만나는 나무 대문을 여는 순간부터 사뭇 기대감에 설렌다. 서촌 누와는 오롯이 혼자서 혹은 단둘이 하루를 묵으며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는 곳이다. 다도를 위한 정갈한 도구, 몸을 담그고 피로를 날려버릴 수 있는 오픈 욕조, 새하얗고 푹신한 침대는 온전히 당신의 것이 된다. 현대적으로 해석한 병풍과 호롱불을 모티브로 한 조명, 햇살을 담는 동그란 창 등 한옥에 가미된 디자인적 요소를 경험하는 것도 큰 묘미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은 내려놓고 누워 책이나 그림을 보며 유람하는 와유(臥遊)라는 풍류, 이것이야말로 현대의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근사하고 비일상적인 일탈이 아닐까. 이미 수개월 후 예약까지 꽉 차 있다고 하니 서두를 것!

누와 nuwa.co.kr

썸웨어

서촌, 수성동 계곡 근처 언덕배기에 자리한 썸웨어는 1950년대에 지어진 집으로 서까래를 올린 목구조와 근대 2층 양옥의 형태가 결합된 독특한 공간이다. 이곳에 머물다 보면 마치 강원도 깊은 산속의 산장을 찾은 듯한 시공간의 감각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오래된 나무 복도를 따라 마련된 널찍한 다이닝 룸에서는 마당과 바깥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볼 수 있다.

2층 계단 앞의 좌식 다실은 고즈넉하게 차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썸웨어만의 백미. 삐거덕거리는 나무 계단을 오르면 크고 작은 침실 두 개를 만나는데 창 너머로 아스라한 서촌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1층과 2층을 통틀어 여덟 명까지 투숙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품은 썸웨어, 은밀한 파티 공간으로도 제격일 것 같은 이곳에서라면 잊지 못할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썸웨어 stay-somewhere.com

서촌영락재

‘영원한 즐거움을 누리는 집’이라는 의미처럼 서촌영락재에는 구석구석 한옥만 펼쳐낼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 최근에 지은 한옥이지만, 대목장의 손길로 지어진 집답게 전통적이고 웅장한 한옥의 모티브를 갖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누각은 서촌영락재가 가진 가장 큰 아름다움이며 사방으로 다채로운 풍경을 펼쳐낸다.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면서 서촌의 중첩된 풍광을 느끼거나 잊을 수 없는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도 최적인 곳으로서 누각은 서촌영락재의 하이라이트다. 아슬한 계단을 내려가면 아담한 분위기를 만나는데 작은 주방과 아늑한 테이블, 욕실을 경험하다 보면 한옥에서의 삶도 현대적 생활이 충분하고 불편함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된다. 천장에서 자연광이 떨어지는 침실에서의 아침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서촌영락재 seochonyoungrakjae.com

일독일박(一讀一泊)

아담한 포도나무가 대문에서 맞는 누하동의 일독일박은 한 권의 책과 함께 느긋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한옥이다.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갈한 디귿자 한옥이 선사하는 다채로운 공간을 만날 수 있다. 폴 헤닝센의 조명이 달린 라운지에는 한권의 서점이 엄선한 책이 서가에 꽂혀 있고, 중정에서는 한 그루 자작나무를 바라보며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욕조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일독일박의 백미는 모든 나무 창문을 열어놓고 중첩된 반대쪽 공간을 눈으로 누리는 때이다. 식탁에서 내다보이는 라운지의 풍경, 비밀스러운 침실에 비치는 자작나무의 그림자 같은 것들. 욕실 옆 나무 사다리를 올라가면 포근한 이불이 깔려 있는 귀여운 다락도 만날 수 있다. 세상 밖 모든 일을 잊게 만드는 일독일박에서 모처럼 사각거리는 일기 한 편을 써보는 건 어떨까.

일독일박 of-onebookstay.com